검찰 '시신 없는 살인' 고유정 기소... 계획범행 입증할 수 있을까
검찰 '시신 없는 살인' 고유정 기소... 계획범행 입증할 수 있을까
  • 김태현 기자
  • 승인 2019.07.01 1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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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체손괴·사체은닉 3가지 혐의 적용... 사체유기 혐의는 제외
법조계 "시신 못 찾았고 살해 동기도 못 밝혀... 재판 난항 예상"
검찰 "계획범행 입증 문제 없다"... 고유정 "우발 살인" 주장 일축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일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된 고유정. /연합뉴스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일 검찰에 의해 구속 기소된 고유정.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제주지검이 1일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고유정(36)을 살인 및 사체손괴·사체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경찰은 앞서 고유정을 살인과 사체손괴, 사체은닉, 사체유기 등 4개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은 사체유기 혐의를 제외한 3개 혐의만 적용했다. 검찰은 이날 언론브리핑에서 "일반적으로 사체 발견이 곤란하거나 불가능할 때 사체은닉 혐의를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쯤부터 9시 50분 사이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강모(36)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고유정이 미리 구입한 수면제 졸피뎀을 음식물에 희석해 피해자가 먹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은 이후 고유정이 5월 26~31일 이 펜션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제주 인근 해상에 버리고, 자신의 가족이 별도로 소유한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에서 시신을 추가로 훼손해 쓰레기 분리시설에 버린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 강씨의 시신은 현재까지도 발견되지 않아 결국 시신을 찾지 못한 채 기소가 이뤄지게 됐다.

경찰은 인천시와 김포시 소각장, 아파트 배관 등에서 나온 뼛조각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지만 모두 동물 뼈라는 감정 결과가 나왔고, 결정적 증거를 찾지 못한 채 수사는 제자리를 맴돌았다.

고유정이 범행 동기에 대해 진술을 거부하면서 검찰 기소 단계에서도 명확한 범행 동기는 드러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고유정 사건은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이 되면서 향후 재판 과정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신이 없기 때문에 '살인' 사실부터 입증을 해야 하지만 고유정은 마트에서 구입한 표백제 등으로 범행현장을 청소하는 등 증거를 인멸했다. 경찰은 이 때문에 현장에서 루미놀(혈액 중 헤모글로빈에 반응해 형광색으로 빛을 내는 물질) 반응으로 혈흔을 찾는 데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더구나 고유정은 줄곧 "전 남편이 성폭행하려고 해 대항하는 과정에서 살해하게 된 것"이라며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범행 과정에서 다친 것으로 보이는 오른손의 상처에 대해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까지 했다.

검찰은 이날 브리핑에서 고유정이 지난달 12일 송치 직후부터 경찰 수사사항 언론 노출 등을 문제삼으며 계속 진술을 거부했으며, 후반에는 "기억이 파편화돼 일체의 진술을 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유정이 강씨를 살해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데도 강씨의 시신 등 직접 증거가 없는 상황 때문에, 재판에서 검찰이 고유정의 살인이 계획된 범행이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신업 변호사(법무법인 하나)는 "(검찰이) 계획적이라는 것을 완전히 증명할 수 있느냐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며 "사체를 찾아야만 확실하게 죽었다, 사체를 훼손했다가 증명되고, 사체를 확인해야 도구를 계획적으로 준비했다는 것이 증명된다"고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또 "(고유정이) 우발적인 것을 넘어서 (전 남편의 성폭행을 막기 위한) 정당방위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며 "(고유정이) 사체 손괴나 사체 은닉에 대해서도 발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브리핑에서 "경찰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고유정의 휴대폰 등 검색 내역과 흉기, 청소도구 등 구입 내역, 그리고 범행 이후 고유정이 평정심을 유지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볼 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조사한 바로는 피해자에 대한 적개심, 전 남편과의 자식을 현 남편의 자식으로 만들려는 의도, 현재의 결혼생활 유지 등 복합적인 동기가 혼재한 것으로 보인다"며 우발적 살인 가능성에 대해서 일축했다.

검찰은 "10차례에 걸쳐 고유정을 소환해 '진술하는 것이 피해자에 대한 도리를 다하는 것'이라고 설득했지만 계속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그러면서도 "피해자의 DNA가 발견된 흉기 등 증거물이 총 89점에 달하고, 경찰 수사과정에서 확인된 고유정의 휴대폰 등 계획적 범행임을 증명할 수 있는 여러 정황상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CCTV에 찍힌 장면 등 그동안의 여러가지 정황증거들을 반영해보면 살인죄를 입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이) 법정에서 어떻게 입증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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