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의원 "윤석열과 문무일 사이에 끼어 있는 기수 나가라는 뜻이냐"
박상기 장관 "전혀 그런 뜻 아니다... 조직 쇄신 차원서 기수 문화 깰 필요"
"사법연수원 23기 윤석열 차기 총장 21~22기 선배 일부 검찰에 남을 듯"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의 검찰총장 지명을 두고 오늘(19일) 국회에서 열린 사개특위에선 이른바 검찰 기수문화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LAW 인사이드' 장한지 기자와 얘기해보겠습니다.

여야가 정쟁을 겪으며 국회가 파행하고 있는데 어떻게 사개특위는 열리긴 열렸네요.

[장한지 기자] 네, 열리긴 열렸는데 반쪽짜리로 진행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검·경 개혁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취소와 사과를 요구하며 사개특위에 불참했고요.

바른미래당은 자당 소속 권은희 의원의 검경 소위원장 선출 안건이 빠졌다며 이걸 안건으로 올려야 참석하겠다면 역시 회의에 불참했습니다.

그래서 회의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박상기 법무부장관, 민갑룡 경찰청장이 출석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앵커] 국회는 정말 하루도 뭐 하나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사개특위에서 검찰 기수문화가 도마에 올랐다는 건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판사 출신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포문을 열었는데요.

박 의원은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이 기수파괴라고 표현하는 언론도 있는데, 가운데 껴 있는 기수들 옷 벗으라는 뜻이냐"라고 물었습니다.

따지는 뉘앙스는 아니었고 말 그대로 '윤석열 지명이 어떤 뜻이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는데 이에 박상기 장관은 정색을 하고 "(검찰을 떠나라는) 그런 의미는 아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박 의원은 다시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제도 개혁뿐만 아니라 정말 중요한 것은 검찰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것"이라며 "검찰 조직 문화 중 '기수 문화', 심하게 말하면 '패거리 문화'라고도 하는데 이런 일사분란한 조직 문화 극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앵커] 박 장관이 뭐라고 답변을 했나요.

[기자] 박 장관도 박범계 의원 질의 취지에 공감하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검찰 기수 문화가 여러 가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조직문화 쇄신 차원에서도 그런 기수문화를 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박 장관의 답변입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기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검사로서의 자세, 능력 등이 중요하다고 본다. 검찰 인사에서 그런 것들이 중점적으로 중시되고 기수에 따라 배치되는 문화는 앞으로 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새 총장이 취임하면 사법연수원 동기나 선배들이 검사 옷을 벗고 검찰을 떠나는 검찰 관례가 이번엔 깨지는 건가요, 어떤가요.

[기자] 일단 지금까지 상황 전개를 보면 검찰 관례가 깨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윤석열 차기 총장의 연수원 기수는 23기인데요. 19기에서 22기 선배가 21명, 23기 동기가 9명 등 모두 30명입니다.

고검장급으론 19기에서는 봉욱 대검차장, 조은석 법무연수원장, 황철규 부산고검장이 있고요. 20기는 김오수 법무부차관, 박정식 서울고검장, 이금로 수원고검장, 김호철 대구고검장, 21기에서는 박균택 광주고검장이 있습니다. 고검장이 8명이고 22기와 23기 지검장이 22명인데요.

이와 관련 박 장관은 오늘 사개특위에서 "19기에서 23기 중 아직까지 동요하는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박 장관이 검찰 지휘권자이긴 하지만 윤석열 차기 총장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거 같은데, 알려진 내용이 있나요.  

[기자] 네, 윤 후보자는 주변에 "고검장급 연수원 19, 20기의 용퇴는 어쩔 수 없더라도 고검장 또는 고검장으로 승진이 예상되는 21, 22기는 검찰을 떠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련해서 서울대 법대를 나온 윤 차기 총장은 사법시험 9수만에 사시에 합격한 늦깎이 검사입니다. 만으로 올해 59살인데요.

자신이 연수원 기수가 늦긴 하지만 21기나 22기 선배 대부분이 대학 후배거나 동기여서 이들을 지휘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렇더라도 고검장 자리가 제한돼 있다 보니 일단 물리적으로 동기나 선배 30명 가운데 최소 절반 이상 사퇴는 불가피한 게 현실이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검찰총장의 연수원 선배 기수가 검찰에 남아 윤석열 총장의 지휘를 받는다면 기수에 따라 상명하복해온 기존 검찰 조직문화와 관례를 깨는 시발점이 될 거라는 데에는 검찰 안팎에 이견이 없습니다.

[앵커] 파격적인 기수 파괴 인사가 검찰 관례 파괴로 이어지는 건데 검찰 조직문화에 변화가 있을지 궁금하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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