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팅, 이제는 바꾸자 ①] 짙을수록 자외선·태양열 차단 잘 된다?... 선팅, 오해와 진실
[선팅, 이제는 바꾸자 ①] 짙을수록 자외선·태양열 차단 잘 된다?... 선팅, 오해와 진실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6.18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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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광선 투과율과 자외선·적외선 차단은 별개"
"짙은 선팅, 되레 차량 내부 더 뜨겁게 만들 수도"
"짙은 불법 선팅, 시야 방해 교통사고 등 부작용"

[법률방송뉴스] 태양의 계절, 여름입니다. 대다수 운전자들이 자외선이나 뜨거운 태양열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에 짙은 선팅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과연 짙은 선팅이 자외선이나 적외선을 차단하는데 생각하는 것만큼 효과가 있을까요. 

저희 법률방송에선 오늘(18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선팅 실태와 선팅에 대한 오해와 진실, 개선 방안 등을 집중 보도해 드립니다.

'선팅, 이제는 바꾸자' 오늘은 그 첫 번째로 선팅의 자외선 차단 효과에 대해 알려 드립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금요일, 서울 강남역 사거리입니다.

도로 위를 지나가는 수많은 차들이 약속이나 한 듯 짙은 선팅이 돼 있습니다.

운전석이나 조수석, 뒷좌석은 물론 앞 유리마저 짙은 선팅이 돼 있어 자동차 내부가 들여다보이지 않습니다.

외제차나 국산차, 소형차, 중대형차를 가릴 것 없이 경쟁적으로 거의 예외 없이 짙은 선팅으로 차량 내부를 가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전자들은 대부분 이처럼 짙은 선팅을 하는 주된 이유로 자외선이나 뜨거운 태양열 차단을 들고 있습니다.

[박기옥 / 경기 부천시]
"자외선을 방지해줄 것 같기도 하고 또 특히 여름에 겨울에도 마찬가지지만 햇빛이 많이 비치거나 할 때 불편하잖아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이진우 / 서울 강남구] 
"(선팅이) 옅은 것은 에어컨 틀어도 시원하지가 않고 열 차단이 그만큼 안 돼요. 진한 것으로 해서, 그래야 여름에 더 좋죠. 열 차단이 잘 돼서 에어컨도 시원하고..."

한 국제 의학 저널에 실린 28년간 트럭을 운전한 운전자의 얼굴 사진입니다.

수십 년 간 매일 장시간 트럭 운전을 하며 운전석 창문을 통해 노출된 얼굴 왼쪽이 오른쪽에 비해 같은 사람의 얼굴인가 싶을 정도로 심하게 노화돼 있습니다.

일단 자외선이 노화 등 피부에 해로운 것은 검증된 과학적 사실입니다.

자외선이 피부에 매우 해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짙은 선팅이 과연 자외선이나 뜨거운 태양열 차단에 효과가 있을 거라는 운전자들의 믿음은 과연 사실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이 취재 결과입니다. 

자동차 선팅 필름을 포함한 각종 필름을 생산하는 유명 업체의 적외선 필름 투과 실험 영상입니다.

왼쪽은 뒷면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짙게 코팅된 필름, 오른쪽은 상대적으로 가시광선 투과율이 양호한 필름입니다.

해당 필름들 앞에 초콜릿을 세워 놓고 필름 뒤쪽에서 적외선을 투사해 보았습니다.

3분쯤 지나자 짙은 필름 앞에 세워둔 초콜릿이 녹기 시작하더니 2분이 더 지나자 초콜릿이 완전히 녹아 무너져 내립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투명한 오른쪽 필름 앞에 세워둔 초콜릿은 별다른 변화 없이 처음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조경근 연구원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통상적으로 아예 안 보이게 해버리면 사람들이 ‘자외선도 투과 못할 것이고 적외선도 투과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꼭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다고 해서 적외선 차단율이 높은 것은 아니에요."

적외선뿐 아니라 자외선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외선이나 적외선은 별도의 차단 효과가 있는 필름을 설치해야지, 무조건 시커멓게 안이 안 보이게 선팅을 한다고 자외선이나 적외선이 차단되는 것이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오히려 짙은 선팅이 일종의 '비닐 하우스' 효과를 가져와 차량 내부를 더 뜨겁게 하는 정반대 효과만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조경근 연구원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쉽게 말씀 드리면 어떤 거냐면 검정색 비닐봉지로 비닐하우스를 만들면 비닐하우스 안쪽은 햇빛이 안 들어오니까 깜깜하지만 그 안은 굉장히 덥죠. 뜨겁죠. 그것은 뭐냐 그러면 가시광선은 투과하지 못하지만 적외선은 다 투과하기 때문에..."

우리 도로교통법이 자외선이나 적외선 차단 관련해선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차량 앞 유리 가시광선 투과율 70% 미만, 옆 유리 투과율 40% 미만은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와 상관있습니다.

가시광선 투과율을 지키고도 얼마든지 자외선이나 적외선 차단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입니다.

오히려 규정을 넘어서는 너무 짙은 불법 선팅은 시야를 방해해 안전사고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강수철 처장 / 도로교통공단 미래전략연구처]
"너무 짙은 선팅을 하는 경우에는 교통안전에 위험할 수도 있고요. 특히 야간 같은 경우에는 더욱 더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규정에 맞는 선팅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기에 지난해 강진 여고생 살인사건 등 안이 전혀 안 보일 정도로 짙은 선팅은 범죄에 이용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13년에 유명 가수의 여자친구가 강남 한 복판에 세워둔 차량 안에서 숨진 채 일주일이나 방치돼 있다가 발견된 적도 있습니다.

안이 전혀 보이지 않는 선팅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터져 자오는 어린이집 통학버스 아이 방치 사망 사고도 차량 내부가 보였다면 참극으로 이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선팅을 시커멓게 짙게 바를수록 피부에 유해한 자외선 차단이 잘 될 거라는 생각은 편견이자 오해에 불과합니다. 시야만 침침하게 가릴 뿐입니다.

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목적과 용도에 맞는 선팅이 가능한 만큼 차량 운전자의 현명한 선택이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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