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차기 검찰총장 지명 '파격'...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윤석열 차기 검찰총장 지명 '파격'...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 김태현 기자
  • 승인 2019.06.17 1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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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연수원 기수 선배들, 고검장들 제치고 '서열 파괴' 인사
국정원 사건 수사로 '좌천'됐다 국정농단 수사팀장으로 복귀
청와대 "적폐청산 수사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개혁 완수해야"
차기 검찰총장으로 17일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법률방송
차기 검찰총장으로 17일 지명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법률방송

차기 검찰총장에 윤석열(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17일 지명됐다.

윤 지검장의 검찰총장 지명은 조직 내 서열과 기수를 무엇보다 중시하는 검찰조직으로 볼 때 이례적인 파격 인사다. 서울중앙지검장 발탁 2년 만에 사법연수원 선배 기수들과 고검장들을 제치고 검찰 수장에 오른 것이다.

사법연수원 23기인 윤 지검장은 문무일 현 검찰총장과는 사법연수원 기수로 5기수나 차이가 난다. 이번에 함께 4명의 검찰총장 후보자로 추천됐던 봉욱(54) 대검 차장은 사법연수원 19기, 김오수(56) 법무부 차관과 이금로(54) 수원고검장은 사법연수원 20기로 모두 윤 지검장보다 선배 기수다.

이같은 파격 인사에 따라, 검찰 관례로 볼 때 윤 지검장의 선배 기수인 검찰 간부들이 적잖이 조직을 떠날 것으로 관측된다. 사법연수원 19기부터 윤 지검장의 동기인 23기까지 검사장급 이상 간부는 30여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찰총장 임명 제청 건을 보고받은 뒤 문무일 검찰총장 후임으로 윤석열 지검장을 지명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발표했다. 문무일 총장의 임기는 7월 24일까지다.

윤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된 지난 1988년 이후 31년 만에 고검장을 안 거치고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첫 사례가 된다.

윤 후보자는 이날 오전 차기 검찰총장 지명을 받은 후 기자들의 질문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검찰개혁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과제에 대해서는 "차차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지검장은 소위 '강골 검사'의 대명사다. 박근혜 정권 초기이던 지난 2013년 4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아 국정원 직원을 체포하는 등 정권 눈치를 보지 않는 수사를 벌이다 이른바 '항명 파동'을 일으켰다. 그 해 10월 국정감사장에서 "수사에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그는 일선에서 배제돼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검사로 좌천성 발령을 받았다. 당시 국감에서 "(검찰)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한 발언은 그의 기질을 드러내는 말로 회자된다.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1994년 비교적 '늦깎이'로 검사가 된 그는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대검 중수부 1·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 요직을 거치며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변양균·신정아 사건, 부산저축은행 사건 등 대형사건 수사를 맡았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노 대통령의 후원자 강금원씨를 구속하기도 했다.

국정원 사건 수사 항명 파동으로 지방 고검 검사로 한직을 떠돌던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1호 영입 검사'로 세간의 이목을 받으며 수사 일선에 복귀했다. 특검팀 수사팀장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수사와 사법처리를 거침없이 이어갔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농단 수사 성과에 기반해 차장검사급이던 그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이후 이어진 이른바 '적폐 수사'는 윤석열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의 몫이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다스 비리 수사로 구속시켰고, 헌정 사상 최초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사법농단 수사로 구속시켰다.

윤 지검장의 검찰총장 전격 발탁은 따라서 문재인 정부가 이같은 적폐청산 수사의 공로를 인정하는 것인 동시에, 검찰개혁의 기조를 이어가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후보자는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부정부패를 척결했고 권력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강직함을 보였다"며 "특히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탁월한 지도력과 개혁 의지로 국정농단과 적폐청산 수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검찰 내부뿐 아니라 국민의 신망을 받았다"고 발탁 배경을 설명해 그 의미를 뒷받침했다. 고 대변인은 이어 "아직 우리 사회에 남은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의 뿌리를 뽑고 시대의 사명인 검찰개혁과 조직쇄신 과제도 훌륭하게 완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약력
▲서울 출생·59세 ▲충암고, 서울대 법대 ▲사법시험 33회 ▲서울지검 검사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대구지검 특수부장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 ▲대검 중앙수사2과장 ▲대검 중앙수사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대구고검 검사 ▲대전고검 검사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팀장 ▲서울중앙지검장

김태현 기자 ta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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