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연합뉴스

[법률방송뉴스] KB국민카드의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업계 3위 자리 수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평균 가맹점수수료율 감소, 업계 경쟁 가열 등으로 마케팅비 지출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저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B국민카드의 2018년 당기순이익은 IFRS9 도입에 따른 대손비용 확대와 세무조사 이후 법인세 비용 증가로 전년 대비 6.4% 감소한 2천828억원에 그쳤고, 총자산수익률도 2016년 2.0%에서 지난해 1.5%로 하락했다.

또 IFRS9 도입의 영향으로 인한 회계변경효과와 배당금 지급 등으로 지난해 말 KB국민카드의 자기자본은 전년 말 대비 약 800억원 줄어든 3조9천618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정자기자본비율이 2016년 26.4%에서 지난해 20.3%로 급락해 업계 평균보다 낮아진데다, 레버리지 비율은 2016년 4배에서 지난해 말 5.2배로 30%나 상승해 규제비율에 근접했다.

경쟁사들의 호재, 카드업계의 지각변동 움직임도 KB국민카드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현대카드는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서비스를 개시했고,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인수됐다.

현대카드는 지난달부터 연간 카드사용액 4조원인 코스트코와 가맹점 제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수익성 제고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MBK의 롯데카드 지분을 인수해 우리카드와 합쳐지면 업계 3위 도약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어느때보다 실적 관리가 중요해졌지만 KB국민카드는 지난해 최다 민원발생 카드사로 이름을 올렸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년도 금융민원 및 금융상담 동향'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지난해 총 민원건수는 1천90건으로 8개 카드사 중 가장 많았다. 소비자 민원이 전년 대비 12.4% 증가해 카드사 중 민원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이에 대해 KB국민카드는 “지난해 투명치과 할부금 대란 당시 공정위의 항변권 해석 여부와 관련된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유독 KB국민카드 이용률이 집중돼 민원이 늘어난 것이지 민원 관리나 서비스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라며 “회원 수가 많아 민원도 늘어난 것이고, 올해 1분기 자료공시에서도 민원이 줄어든 상태”라고 해명했다.

KB국민카드가 이처럼 수익성과 자본건전성은 물론 서비스 운영 방식에까지 논란이 일면서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을 강조하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KB금융그룹 12개 계열사 가운데 윤종규 회장이 ‘똑똑한 3형제’로 꼽았던 KB국민카드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지난 주총에서 "KB국민은행을 제외하면 (12개 계열사 중에) 1등 계열사가 없다는 말이 있다"며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 등 똑똑한 3형제는 확실하게 2등권을 확보하고 1위에 근접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윤종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는 “앞으로 추구해 나가야 할 최우선 핵심가치는 고객중심”이라며 “고객의 입장과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고객중심적인 판단과 의사결정을 통해 고객의 행복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말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를 둘러싼 여러 현안이 내년 연임 여부를 앞둔 윤종규 회장의 거취에 어떤 식으로 작용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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