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 입에 행주, 구역질 하는데도 강제로 음식 투입... 어린이집 학대, 내 아이였다면
우는 아이 입에 행주, 구역질 하는데도 강제로 음식 투입... 어린이집 학대, 내 아이였다면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06.02 15: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원, 1~3살 아이들 상습학대 어린이집 교사에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려는 의욕이 지나쳐 범행을 저지른 측면 등 고려"

 

[법률방송뉴스] 두 살짜리 아이의 입을 행주로 틀어막는 등 여러 명의 아이들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어린이집 교사에 대한 처벌은 어느 정도가 되어야 적당할까요.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하는데요. 어린이집에 다녀온 두 살배기 아이의 볼에서 시퍼런 멍자국을 발견한 학부모가 곧장 어린이집을 찾아가 폐쇄회로 CCTV 영상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CCTV를 본 학부모는 가슴에서 열불이 뻗쳤습니다. 보육교사 41A씨가 아이 볼을 손가락으로 튕겨 학대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것입니다.

이에 학부모는 곧장 경찰에 신고를 했고 학부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해당 어린이집에 설치된 CCTV에서 2개월 치 영상을 확보해 들여다봤더니 볼을 손가락으로 튕기는 건 그야말로 기본이고 훨씬 더 충격적인 장면들이 다수 나왔습니다.

밥을 빨리 먹지 않는다며 손가락을 튕겨 두 살짜리 여자아이의 뺨을 때리는가 하면 아이가 울면서 고개를 흔들며 거부하는데도 바닥에 떨어진 음식물을 주워서 강제로 입에 집어넣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도 뭐가 그렇게 화가 계속 나는지 A씨는 바닥을 닦던 행주로 아이의 입을 틀어막기도 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학대를 당한 아이는 한 명이 아닌 여럿이었습니다.

A씨는 1살 여자아이가 음식물을 뱉어내자 앉아 있던 의자를 세게 잡아당겨 뒤로 넘어지게 했습니다. 강제로 떠먹인 삶은 달걀을 제대로 삼키지 못해 구역질하던 또 다른 아이에겐 구역질을 하고 있는데도 입에 계속해서 음식물을 밀어 넣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A씨는 김치를 집어 자신의 입에 넣어 빨았다가 아이에게 먹였고, 다른 아이의 손을 잡고 친구 머리를 때리게 하는 등 아이들을 흡사 무슨 화풀이나 복수 상대로 여기는 듯한 영상이 다수 발견됐습니다.

결국 A씨는 지난해 73일부터 같은 해 828일까지 원아 8명을 상대로 58차례에 걸쳐 학대한 혐의로 A씨를 기소했다. 경찰이 확보한 두 달 치 CCTV를 통해 확인된 것만 이정도입니다. 어린이집 원장도 A씨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양우석 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오늘 밝혔습니다.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어린이집 원장에게는 벌금 500만원이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피고인은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신고할 의무가 있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임에도 본분을 망각하고 자신이 맡던 아동들을 학대했다. 죄질이 매우 좋지 않고 피해 아동들이 입었을 정신적 충격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A씨를 질타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법정에서 범행 일체를 자백하며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고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려는 의욕이 지나쳐 범행을 저지른 측면도 일부 있는 점 등은 고려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선 "학대행위를 저지하지 못해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어린이집을 폐원해 재범할 우려가 없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습니다.

재판부 판단처럼 의욕이 지나쳐 범행을 저지른 측면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의욕 과잉 여부를 떠나 부모와 똑같이 지극한 정성과 사랑으로 아이들을 돌보고 사랑하라고는 못해도 언필칭 어린이집 보육교사로서 최소한의 직업적 금도는 지켰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이들은 화풀이 대상도, 맞서 싸울 대상도 절대 아닙니다. 절대적으로 보호하고 품어야 할 존재들일 뿐입니다. 그게 내 자식이 아니어도 말입니다. 내 자식이라면 그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