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부킹'이 관행이라고... 그럼 법적으로 따져보자
'오버 부킹'이 관행이라고... 그럼 법적으로 따져보자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7.04.17 2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 유나이티드 항공, 오버 부킹 이유로 승객 끌어내 세계적 '공분' "오버 부킹 자체는 불법 아니다"... "그렇다고 강제로 끌어내나" 보상금, 손해배상 청구 가능... 근본적으로 '승객'을 배려하라

 

 

[앵커 멘트]

얼마 전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초과 예약’, 이른바 ‘오버 부킹’을 이유로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을 무자비하다 싶게 강제로 끌어내려 물의를 빚은 적이 있죠.

이 항공사는 여론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거짓 해명까지 했다가 들통나면서 엄청난 비난과 질타를 받고 있는데요.

항공사의 오래된 ‘관행’이라는 오버 부킹, 법적으로 문제는 없는지, 피해 승객들은 따로 보상을 받을 순 없는지, 장한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비행기 안에서 공항 경찰관들이 한 승객에게 다가가 뭐라고 말을 건넵니다.

그러더니 경찰이 갑자기 이 승객을 좌석에서 강제로 끌어내려 하고, 승객은 소리를 지르며 저항합니다.

저항도 잠시, 이 승객은 비행기 통로에 그대로 내동댕이 쳐지고 이내 질질 끌려 나갑니다.

끌려가며 상의는 벗겨저 배가 훤히 드러나고 입술에 피까지 흐릅니다.

느닷없이 벌어진 황당한 상황에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놀라 항의합니다.

[탑승 승객]

“이러면 안돼요! 오, 마이 갓! 승객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거예요”

지난 9일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기에서, 좌석보다 더 많은 예약을 받는 이른바 ‘오버 부킹’이 발단이 돼 벌어진 사건입니다.

애초 유나이티드 측은 ‘절차에 따른 대응’이라고 해명했지만, 자사 소속 직원들을 태우기 위해 승객을 강제로 끌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엄청난 비난과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그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이번엔 코스타리카로 결혼식을 하러 가는 예비 부부를 항공기에서 공항 경찰을 동원해 강제로 내리게 해 또 구설에 올랐습니다.

이번엔 지정석이 아닌 다른 좌석에 앉은 게 발단이 됐습니다.

강제로 쫒겨난 이들 부부는 자신들의 좌석에 다른 사람이 누워있어 다른 자리에 앉은 것 뿐인데 항공사가 자신들을 강제로 쫓아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스탠드업]

“비행기 좌석보다 더 많은 표를 예매하는 이른바 오버 부킹이 항공 업계에서 어제 오늘 일은 아닌데요, 오버 부킹 자체는 일단 불법은 아닙니다.“

미국의 경우 ‘연방 운송법 규정’에 승객이 탑승을 거절당할 수 있는 근거들을 두고 있는데, 여기에 ‘오버 부킹’도 포함돼 있습니다. 

오버 부킹을 사유로 탑승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한만큼 오버 부킹 자체는 불법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일단 탑승한 승객을 물리력을 행사해 강제로 끌어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입니다.

오버 부킹을 받았다 하더라도 좌석 발권이 다 됐다면 이후 승객들은 탑승 전에 대체 항공편을 마련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지, 한번 태운 승객을 비행기에서 끌어내리는 건 말이 안된다는 겁니다.

[항공사 관계자]

"국내에서는 오버 부킹이 되면 승객이 공항 카운터에서 탑승수속을 할 때부터 이미 정리가 되기 때문에 기내에서 승객을 강제로 끌어 내리는 경우는 없습니다."

유나이티드 항공의 경우 해당 승객은 코뼈가 부러지는 등의 상해까지 입었고, 현재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김연호 미국변호사 / 김연호 국제법률사무소]

“끌어내는 과정에서 코뼈도 부러지고 피도 흘리고 도저히 받아 들일 수 없는 그런 방식으로 내쫓았기 때문에 소송을 하면 원고가 손해배상 액수는 모르겠지만 승소는 100%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오버 부킹 자체가 불법은 아닙니다.

예약을 하고 말도 없이 안 나타나는 이른바 ‘노 쇼’나, 당일 예약을 취소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항공사가 입는 피해를 보존할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항공사들이 관행적으로 오버 부킹을 받으면서도 영업 편의 등을 이유로 관련 사실을 이용객들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피해 승객들이 ‘국토교통부 항공교통 이용자 보호 기준’에 따라 별도의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그 액수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습니다.

대체 항공편을 제공받았을 경우 국내선은 1백 달러, 국제선은 4백 달러의 보상금을, 대체 항공편을 안 받을 경우 항공권 값에 보상금을 더해 받습니다.

하지만 액수가 적어 오버 부킹 남발을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보호 방안은 아니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신현호 변호사 / 법률사무소 해울]

“그런데 실제로 피해자가 입는 피해액은 훨씬 더 큽니다. 예를 들어서 해외에 사업을 하러 가거나 아니면 가족끼리 모처럼 휴가를 가야 하는데 그 기간 동안 비행기를 타지 못하면서 발생되는 불이익은 상당히 큽니다. 만약에 내가 아주 큰 계약을 하기 위해서 해외로 나간다, 그 계약으로 얻을 수 있는 금액이 100만불 된다, 이런 점을 여행사가 알고 있었다고 하면 그 부분까지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합니다.”

무작정 예약만 하고 안나오는 ‘노 쇼’와 그럴 경우를 대비해 일단 무조건 예약을 더 많이 받아 놓고 보는 ‘오버 부킹’, 노 쇼와 오버 부킹 사이, 항공사보다는 승객을 더 생각하는 적절한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밥률방송뉴스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