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 영화' 시대의 그늘, 스크린 싹쓸이... 상영관 독과점과 '스크린 상한제' 법안
'천만 관객 영화' 시대의 그늘, 스크린 싹쓸이... 상영관 독과점과 '스크린 상한제' 법안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9.05.28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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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엔드게임’ 상영관 80% 점유, 스크린 싹쓸이 논란
“대형영화 위험 부담↓... 선택권 제한·영화 편식 등 단점"
우상호 의원 "특정 영화 상영비율 최대 50%로 제한해야”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스텝들과 표준계약서를 작성하고 주52시간 근무제를 지키며 만든 ‘근로기준법 영화’라는 사실이 새삼 화제인데요.

오늘(28일) '이슈 플러스'는 영화 관련한 얘기해 보겠습니다. 신새아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오늘 국회에서 스크린 독과점 관련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하는데 어떤 토론회였나요.

[기자] 네, 이른바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한 국회 문화체육위원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주체로 열린 토론회인데요.

주무부서인 문화체육부와 영화계 여러 관계자들이 참석해 스크린 독과점 해소 방안을 중심으로 한국 영화 발전을 토론하고 모색해보는 자리였습니다.

“많은 예산이 투자된 상업영화의 성공도 물론 중요하지만 국내 독립영화의 총 관객 수가 전체 영화 관객 수의 1% 수준도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 토론회를 주최한 우상호 의원의 말입니다.

[앵커] ‘스크린 독과점’이라고 하는데 이게 정립된 기준 같은 게 있나요.

[기자] 네, 공정거래법에선 상위 3개사가 전체 시장의 70% 이상 또는 업계 1위 회사가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경우 독과점으로 정의하는데요.

이 기준을 준용해서 특정 영화가 전체 상영관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를 통상 스크린 독과점으로 본다는 것이 오늘 주제 발표를 맡은 노철환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의 설명입니다.

[앵커] 우리나라에 영화 상영관이 못해도 수천개는 될 텐데 특정 영화가 이렇게 상영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실제 있나요.

[기자] 절반 정도가 아니라 그 수준을 훨씬 상회하는데요. 멀리 갈 것도 없이 1천4백만명 넘는 관객 수를 기록하며 역대 외화 흥행 1위 기록을 갈아치운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이 대표적입니다

국내 전체 스크린 3천58개 가운데 상영 횟수 기준으론 1만3천397회로 상영 점유율이 80%에 이르렀습니다. 좌석 수 기준으론 215만8천840석으로 점유율이 84%에 달했습니다.

전체 상영관 열 곳 가운데 8곳 이상은 어벤져스:엔드게임을 틀었다는 얘기인데요. 외화에 국한된 게 아니라 ‘신과함께 2’의 경우 개봉 첫 주말 프라임 타임 기준 역시 8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차지했습니다.

영화관이 흥행에 성공할 것 같은 영화, 사람들이 볼 것 같은 영화들을 대거 트는 것인데요. 발제를 맡은 노철환 교수는 이를 “대형영화 흥행의 위험 부담 감소를 위한 강자들의 ‘현명한’ 선택”이라고 묘사했습니다.

[앵커] 상영관 싹쓸이는 싹쓸이네요.

[기자] 네, ‘될 영화를 밀어주자’는 이런 경향은 큰 돈을 투자한 투자사나 제작사, 수익을 내야 하는 극장 입장에선 어떻게 보면 불가피한, 노철환 교수 표현을 빌자면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는데요. 문제는 반대 급부가 크다는 점입니다.

상영관 독식에 따른 관객 선택권 제한과 이로 인한 영화 편식 등이 대표적인 단점이자 부작용인데요.

실제 문체부 조사 결과 영화 주요 소비층이라고 할 수 있는 2~30대 여성의 50%가 ‘스크린 독과점 때문에 보고 싶은 영화를 보지 못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천만관객 영화 그 화려한 이면에는 상영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다양한 영화들이 있다. 지금껏 한국 영화를 이끌어 온 힘은 바로 이 새롭고 다양한 영화들에서 나왔다”는 것이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의 말입니다.

”적어도 제작이 완료된 영화가 상영관을 확보하지 못하고 관객들의 영화선택권이 침해받는 상황이 반복되는 건 문제가 있다“는 게 토론회를 주최한 우상호 의원의 지적입니다.

[앵커] 대안이 필요해 보이긴 하는데 어떤 말들이 나왔나요.

[기자] 네, 이와 관련 앞서 잠깐 말씀드렸는데 우상호 의원이 지난 4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게 있는데요. 

해당 법안은 스크린 6개 이상 복합상영관을 기준으로 주 영화관람 시간대인 프라임 타임에 전체 스크린의 50% 이상 특정 영화 상영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대박 영화라도 상영관 절반 이상은 넘지 못하게 해서 나머지 절반은 다른 영화들도 골고루 틀자는 취지의 법률안입니다. 참석자들은 일단 이 법안이라도 먼저 통과시켜야 한다는데 목소리를 같이 했습니다.

김혜준 영화진흥위원회 센터장 같은 경우는 프라임 타임에는 최대 40% 상한, 그 외 시간대엔 50% 상한을 두는 등 시간대 별로 상한제를 적용하자는 우 의원 안보다 강화된 의견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식의 스크린 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가 있나요.

[기자] 네, 문화강국 프랑스가 대표적입니다. 프랑스는 이른바 ‘문화적 예외’ 기조라고 해서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자국 문화 보호와 육성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는데요.

영화의 경우에도 예외 조항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크린 8개 이상 극장 기준 영화 1편의 일일 상영 횟수가 2~30%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편성약정을 시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상호 의원 안보다 2배 이상 강력한 상한제인데요. 토론 참석자들은 이런 해외사례 등을 언급하며 스크린 상한제 외에도 독립예술영화 상영 배급 지원 확대, 예술영화 전용관 도입 등 다양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논의했습니다.

[앵커] 네, 올해가 한국영화 100주년이라고 하는데 양적 성장이 질적 도약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들이 마련돼 시행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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