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자체 과실기준표 법적인 효력 없어
사고 회피 가능성 등 감안해 과실비율 정해

[법률방송뉴스] 오른 차선으로 변경할 때는 당연히 오른쪽 깜빡이를 켜야 합니다. 블랙박스차가 3차로로 가고 있었고, 상대 차는 2차로로 가고 있습니다. 2차로 앞에서 가던 차가 왼쪽 깜빡이를 켭니다.

‘아 저 차는 좌회전할 건가 보다.’ 싶어서 블박차 쭉 가는데 갑자기 오른쪽으로 들어옵니다. 왼쪽 깜빡이 켰던 차가, 어떤 사고인지 영상 보시겠습니다.

블박차 잘 가고 있죠. 3차로로 잘 가고 있습니다. 저 앞에 흰색차 앞에 바로 이 차입니다. 왼쪽 깜빡이를 켜고 있죠. 왼쪽 깜빡이, 깜빡깜빡. 차 앞에 차를 지나서 저 앞에 정지선에 멈추려고 하는데 바로 여기서 갑자기 쑥, 어이쿠. 부딪히고 말았습니다.

이번 사고는 블박차 앞에 아무런 차가 없었습니다. 신호는 빨간 불.

블박차가 저 앞에 가서 정지선에 멈추려고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브레이크 위에 발을 살짝 대놓고 저 앞에 가면 꾹 눌러서 설려고, 액셀을 밟지 않은 상태에서 차가 쭉 가는 것을 타력주행이라고 합니다. 쭉 가다가 브레이크만 밟으면 서는 겁니다.

앞에 자가 없으니까 쭉 가다가 정지선에 맞춰서 멈추려고 그러는데, 그 차, 왼쪽 깜빡이 켜고 가던 차가 블박차랑 나란히 됐을 때 갑자기 들어오는 겁니다. 실선구간에서, 실선구간은 진로 변경하면 안됩니다.

실선에서 들어온 것뿐만 아니라 왼쪽 깜빡이 켰던 차가, 그리고 블박차가 그 옆을 막 나란히 됐을 때 갑자기 들어오면 피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번 사고에 대해 양 쪽 보험사가 똑같다고 합니다. 같은 보험사입니다. 보험사에서는 “아, 이거 100:0은 없습니다. 90:10입니다.”

블박차 운전자는 “내가 뭘 잘못했죠? 아니 그 차가 왼쪽 깜빡이 켜고 가다가 실선구간에서 갑자기 들어오면 나는 못 피하잖아요. 내가 뭘 잘못했나요.”,

“어허, 같은 방향으로 가던 차들끼리 사고는 100:0은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70:30에서 시작합니다. 상대차가 실선구간에서 들어왔죠. 그래서 10% 더 주고, 또 상대차가 왼쪽 깜빡이 켰던 차가 오른쪽으로 쑥 들어왔으니까 10% 더 주겠습니다. 그래서 90:10이에요.”

이렇게 설명을 하는데, 과연 이번 사고 과실 비율은 몇 대 몇일까요.

보험사에서 얘기하는 데로 90:10이라면 블박차가 10% 잘못했다는 겁니다. 10% 잘못이라는 것은 똑같은 상황 10번 중의 1번은 피할 수 있었어야 한다는 얘깁니다. 또는 10명 중의 1명은 피할 수 있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블박차 운전자라면 서서히 가는데 그때 갑자기 쑥 들어오면 피할 수 있을까요? 보험사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있었으니 얼른 브레이크를 잡았으면 멈출 수 있었을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할는지 모르겠습니다.

과연 블박차가 더 빨리 브레이크 잡았으면 멈출 수 있었을까요.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앞차가 왼쪽 깜빡이 켜고 가고 있습니다. 저 앞에 정지선에 멈추려고 하는데 그 차랑 거의 나란히 되어 있죠. 이때 들어옵니다. 이때. 거의 나란히 됐을 때 실선에서 들어옵니다.

그리고 여기서 들어오고 멈출 때까지, 여기서 멈추는 데요. 블박차 움직인 거리 얼마나 될까요? 한 5m 될까요? 5m 조금 넘을까요? 5m 전후입니다.

블박차 운전자가 액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고 저 앞에 정지선에 가면 멈추려고 브레이크에 발을 얹고 있었기 때문에 꾹 눌렀으니까 멈출 수 있었지, 만약 액셀러레이터에 발이 있었던 것이 브레이크로 옮겨 왔다고 한다면 더 많이 가서 멈추게 되겠죠.

블박차로서는 최대한 빨리 멈춘 겁니다. 이보다 더 빨리 멈출 수 없습니다.

두 번째, 피할 수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그 차가 혹시 진로변경 해 들어올 것에 대비해 그 차를 잘 보면서 조심해서 운전했어야지 왜 그에 대비하지 못했느냐, 이렇게 주장하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상대 차는 어떻게 진행하고 있었죠? 블박차는 정상적으로 3차로를 가다가 저 앞 정지선에서 차를 멈추려고 속도를 멈추던 중이었습니다. 상대 차는 2차로에서 왼쪽 깜빡이를 켜고 갑니다. 2차로는 직진 차로입니다.

눈치를 봐서 1차로 쪽으로 들어가려고 하는 거죠. 그런데 1차로에 틈이 없습니다. 그리고 블박차가 2차로 차를 막 이렇게 거의 맞닿을 무렵, 그때는 깜빡이가 안 보입니다.

마지막에는 왼쪽 깜빡이를 끈 채로 갑자기 들어왔는데, 블박차 입장에서는 ‘아 저 차가 왼쪽 깜빡이를 켜고 1차로 들어가서 좌회전하려나 보다, 아 쭉 가다가 안 되면 틈을 보고 1차로 들어가려나 보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갑자기 거꾸로 들어왔습니다. 그것을 예상할 수 있나요?

그런 것까지 예상하면 절대 운전 못 합니다. 깜빡이는 약속입니다. 신호입니다. 나 왼쪽으로 가겠다, 왼쪽으로 가겠다는 차는 왼쪽으로 가는 겁니다. 왼쪽으로 갈 것으로 생각하는 겁니다. 근데 왼쪽 깜빡이 켰다가 갑자기 오른쪽으로. 예상할 수 없었습니다.

예상도 못 했고 그 차가 들어올 때는 블박차랑 나란한 상태입니다. 나란한 상태에서 갑자기 치고 들어오면 도저히 피할 수가 없습니다. 블박차는 최대한 빨리 멈췄습니다. 이번 사건에 있어서 블박차에게 잘못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보험사는 90:10을 계속 주장합니다. 보험사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과실기준표에 100:0은 없다, 같은 방향끼리 100:0은 없고 70:30에서 거기에 깜빡이 거꾸로 켰고, 실선구간에서 들어왔기 때문에 그래서 90:10까지는 해줄 수 있다는 것은 보험사의 기준일 뿐입니다.

법원에서는 보험사 직원들이 가지고 다니는 과실기준표, 법원에서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판사들은 여태까지 법원에서 판결로 내려왔던 판결들이 쭉 모여 있는 기준, 그리고 블랙박스가 있다면 블랙박스를 보고 과연 저 상황에서 예상할 수 있었느냐, 피할 수 있었느냐, 이 두 가지를 놓고 보는 겁니다. 예상 못 했죠? 그러고도 피할 수 없습니다.

그 누구도 예상도 못 했고,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다면 그게 바로 100:0입니다.

이번 사고는 블박차 보험사와 상대편 보험사가 똑같습니다. 블박차 운전자가 “나를 위해 싸워주세요. 100:0이잖아요.” 그런데 보험사 직원은 100:0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90:10이라고 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보험사가 같으면 분쟁심의위원회도 못 갑니다. A라는 보험사가 A라는 보험사를 상대로 싸울 수가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보험사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사고니까 100:0이라고 인정해주면 다행인데요. 그렇지 않다면, 어쩌면 이 사건 법원에 소송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이번 사고는 블박차의 잘못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번 사고 과실 비율은 1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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