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방송뉴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증거를 인멸하라고 교사한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오늘(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렸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오늘 오전 10시 6분쯤 법원에 나온 김 대표는 “증거인멸을 직접 지시했나", "증거인멸 내용이 이재용 부회장 승계 작업과 관련이 있는가" 등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굳은 얼굴로 법정으로 들어갔습니다.
오늘 법원에선 같은 혐의를 받는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도 함께 진행됐습니다.
김 대표는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앞두고 관련 회계자료와 내부 보고서 등을 은폐·조작하는 과정을 총괄적으로 지시한 혐의입니다.
김모·박모 부사장은 앞서 증거인멸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된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TF 서모 상무를 지휘한 윗선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는 삼성 그룹 전체 컨트롤 타워였던 옛 미래전략실 후신 격으로 삼성바이오 회계조작과 은폐에 삼성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이와 관련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 임원급 실무자들은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이재용 부회장을 지칭하는 ‘JY'나 ’VIP‘, ’합병‘, ’미전실‘ 같은 키워드들을 검색해 관련 문건을 삭제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관련해서 검찰은 삼성바이오와 에피스가 회계 자료와 내부 의사소통 과정이 담긴 회사 공용서버 등을 공장 바닥을 뜯고 은폐한 정황을 잡고 해당 공장 등을 압수수색을 해 관련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검찰은 또 삼성에피스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삭제한 ‘부회장 통화결과’ 및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폴더 내 파일 2천 100여개 중 상당수를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해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JY’나 '합병‘, ’부회장‘ 이런 키워드가 가리키고 있는 지점은 ’이재용 부회장‘입니다.
전체 그림을 보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 가치 강화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가 이뤄졌고 이는 결국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 검찰 판단입니다.
그리고 이번 삼바 분식회계 사건 자체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묘하다면 묘한 게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를 맞아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방한 첫 일정이 이재용 부회장 면담이라는 것입니다.
삼성전자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부시 전 대통령은 격의 없는 사이를 과시라도 하듯 이 부회장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두 사람 다 밝게 웃고 있습니다.
방한 첫날 첫 일정이었던 만큼 당연히 사전에 조율된 일정이었을 겁니다.
삼성과 부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사실 20년도 넘었을 정도로 오래됐습니다. 삼성은 지난 1996년 부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텍사스 주도 오스틴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면서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 텍사스 주지사였던 부시 전 대통령은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섰고 삼성전자 공장 준공식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15년 10월 인천에서 열린 ‘미국팀’과 ‘세계팀’ 골프대회인 프레지덴츠컵 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부시 전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과 따로 골프회동을 가졌을 정도로 막역하다면 막역한 사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최순실 관련 뇌물 혐의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에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검찰 수사가 윗선으로 향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고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모 한국 방문과 이재용 부회장 면담.
문재인 정부 입장에선 이유를 막론하고 부시 전 대통령의 노 전 대통령 추모 방문이 여러모로 고마울 것입니다. 색안경을 끼고 볼 일은 아니지만 왜인지 세상에 우연히 그냥 일어나는 일은 없다는 말이 머릿속을 맴돕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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