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뱉으면 가스분사기, 주먹 휘두르면 전기충격기"... '대림동 여경 사건'과 경찰 물리력
"침 뱉으면 가스분사기, 주먹 휘두르면 전기충격기"... '대림동 여경 사건'과 경찰 물리력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9.05.23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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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이 아닌 경찰을 뽑아달라"... 여경 혐오성 청와대 국민청원 폭주
"섣불리 썼다간 과잉진압 책임"… 경찰관직무집행법·기준 있어도 '주저'
경찰관 폭행 경우 테이저건… 경찰 물리력 행사 기준·방법 예규 마련

[법률방송뉴스] 취객 제압 과정 동영상이 공개되며 여경 혐오 논란으로까지 번진 ‘대림동 여경’ 논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찰의 적절한 물리력 사용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법률방송 ‘카드로 읽는 법조’ 신새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13일 서울 구로구 대림동.

경찰 뺨을 때린 만취한 취객 제압에 나선 여경이 황급한 목소리로 “남자분 나와 주세요. 빨리” 라고 도움을 요청합니다.

관련 동영상이 ‘대림동 여경’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퍼지며 일파만파 파문이 번집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여경이 아닌 경찰을 뽑아달라’는 식의 여경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폭주합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여경 불신 해소하려면 부실 체력검사 기준부터 바꿔야 한다“고 발언하는 등 정치권도 논란에 가세합니다.

경찰대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만약 힘만으로 경찰을 뽑는다면 격투기 선수나 운동선수만 경찰관으로 뽑으라는 거냐"며 여경 엄호에 나서지만 역부족입니다.

안: 안 돼요. 오또케!!! 오또케!!!

전: 전 여자라 수갑 못 채워요. 남자분 나오시라고요.

경찰청 페이스북 ‘폴인러브’에서 진행한 ‘안전’ 2행시 선물증정 이벤트엔 여경을 희화화하는 2행시가 넘쳐나는 등 급기야 여경은 조롱과 비하 대상으로까지 전락합니다.

번지는 ‘여경 혐오’ 논란에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나무랄 데 없이 침착하게 대처했다”며 상황을 정리하려 시도합니다.

민 청장은 그러면서 “적법 절차에 따라 비례원칙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강조합니다.

관련해서 경찰관직무집행법 제10조의2 경찰장구의 사용 조항은 공무집행에 저항할 경우 필요한 한도에서 경찰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수갑과 경찰봉부터 전자충격기 테이저건과 권총까지.

하지만 정작 필요한 한도와 필요한 장비, 해당 장비 사용이 필요한 경우는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일 ‘뺨 맞은 경찰’이, ‘여경’이 수갑이 아닌 테이저건으로 취객을 제압했다면 어땠을까요.

모르긴 몰라도 이번 같은 비하나 조롱 대신 ‘과잉진압, 과잉대응, 폭력경찰’ 논란이 일진 않았을까요.

세게 나가면 세게 나간다고 약하면 약하다고 이래도 비판, 저래도 비판을 듣는 ‘동네북’이 돼버린 ‘민중의 지팡이’ 경찰.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경찰 물리력 행사 기준·방법 경찰청 예규.

해당 예규는 상황을 순응과 소극적 저항, 적극적 저항, 폭력적 공격, 치명적 공격 다섯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물리력 행사 수단과 범위를 적시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론 움직이지 않고 버티면 잡아끌거나 비트는 등의 방법으로 체포하고 도주하거나 경찰관을 밀치거나 침을 뱉을 경우엔 관절을 꺽거나 몸을 누르는 등의 물리력을 행사해 제압하고 보충적으로 가스 분사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주먹이나 발을 이용해 공격할 경우엔 경찰봉을 이용해 가격하는 한편 전자충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흉기를 들고 저항하는 경우엔 권총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같은 경찰 물리력 행사 기준·방법 경찰청 예규는 오는 11월부터 시행됩니다.

“향후 교육훈련을 통해 모든 경찰관이 이 기준을 제대로 숙지하고 체화하도록 할 방침“이라는 것이 경찰청 관계자의 말입니다.

경찰이 무서운 존재가 돼서도 안 되지만 우스운 존재가 돼서는 더더욱 안 될 일입니다.

이번 ‘대림동 여경 사건’이 소모적인 여경 혐오 논란이 아닌 적절한 경찰 물리력 행사 기준과 근거 마련을 통한 적법하고 권위 있는 공권력 확립이라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계기가 되길 바라봅니다.

법률방송 ‘카드로 읽는 법조’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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