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2', 본격 사이비 스릴러 표방 드라마... 최근 방영 시작
한기총 "개신교가 사이비 종교로 오인... 종교활동 자유 침해"
법원 "합리적 시청자라면 허구의 드라마임을 충분히 인식"
전광훈 한기총 회장 "내년 총선에서 빨갱이 의원 다 쳐내야"

[법률방송뉴스] ‘구해줘’라는 케이블 채널 OCN 드라마가 있다고 합니다. 사이비 종교를 소재로 한 드라마라고 하는데 OCN이 최근 '구해줘2' 방영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법원에 ‘구해줘2’ 방영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기각됐다고 합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구해줘’는 지난 2017년 OCN을 통해 방영돼 호평을 받았고 지난 9일부터 시즌 2를 방영하고 있는데요. 드라마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니 ‘본격 사이비 스릴러’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종교의 이름을 빌어 사기를 치는 사람들, ‘사이비’에 어떻게 빠져들어 가는지 리얼하게 그려내며 무엇이 그리고 누가 진짜고 가짜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나아가 모두가 진짜라고 믿는 ‘헛된 믿음’을 홀로 알아보고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을 통해 사기꾼들에 의해 종교가 어떻게 이용되는지, 이 시대를 고발하는 가짜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프로그램 소개입니다.

‘구원’을 담보로 사람들을 현혹하는 ‘목사’ 역은 배우 천호진이 맡았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가 무척 불편한 단체가 있나 봅니다. 바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기총입니다. '구해줘2'의 방송사 OCN을 소유한 CJ ENM과 제작사인 히든시퀀스를 상대로 법원에 방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겁니다.

개신교의 상징인 십자가나 '믿음'이라는 가치를 사이비 종교의 상징물이나 가치로 활용하는 등 개신교가 사이비 종교로 오인되게 해 한기총의 명예를 훼손하고 종교 활동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것이 한기총의 가처분 신청 사유입니다.

이에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 50부 이승련 수석부장판사는 “이유 없다”며 한기총이 낸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먼저 "드라마의 방영 등 표현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건 표현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제한하는 것이고,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억제는 검열을 금지하는 헌법 취지에 비춰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구해줘2'의 경우 "합리적인 시청자라면 드라마 내용을 진실로 받아들이기보다 사이비 종교에 관한 허구 드라마임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고 판시했습니다.

재판부는 허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점, 매회 드라마 시작 부분에 '드라마 내용이 픽션이며 등장인물이나 기관, 종교가 실제와는 어떤 관련도 없다'는 자막을 삽입한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가처분 신청을 낸 한기총 회장인 서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는 설교 시간에 “내년 4월 15일 총선에는 빨갱이 국회의원들 다 쳐내버려야 돼. 다 쳐내버려야 돼 이 자식들. 지금 국회가 다 빨갱이 자식들이 다 차지해서 말이야”라는 등의 발언이 최근 방송에서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해당 교회 관계자들은 관련 내용을 취재하던 MBC 취재진을 폭행하고 카메라를 부순 혐의 등으로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한기총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공산주의로 가는 반기독교언론 MBC가 황교안 대표와 전광훈 목사의 퇴출을 위하여 악마의 편집으로 1천2백만 기독교인과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애국 국민들을 공산주의 인민재판하고 있다”는 성명서를 홈피 대문에 걸어놓고 있습니다.

프랑스 철학자 보드리야르가 정립한 개념인데 '하이퍼 리얼리티'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실재보다 더 실재 같은 어떤 복제품이나 현상 등을 지칭하는 개념입니다. 영화 매트릭스에서 컴퓨터가 만든 가상세계를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구해줘2'를 둘러싼 가처분 신청을 보면서 문득 허구와 실재, 가짜와 진짜, 사이비와 사이비 아닌 것, 그 경계가 무엇인지 순간 헷갈리면서 문득 '하이퍼 리얼리티'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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