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혐의 다툼 여지... 증거인멸 등 구속사유 인정 어려워"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성접대와 횡령 등 혐의로 영장이 청구된 빅뱅 승리에 대한 구속영장이 어젯밤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윤수경 변호사의 이슈 속 법과 생활'입니다. 윤 변호사님, 승리가 받는 혐의부터 다시 짚어볼까요.

[윤수경 변호사] 혐의가 여러개가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되면 승리하고 유인석 유리홀딩스 전 대표는 2015년 일본인 사업가 A회장 일행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A회장 일행 7명이 방한했을 때 유 전 대표가 성매매여성을 부르고 알선책의 게좌로 대금을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이들 가운데 일부가 성매수를 실제로 한 사실도 확인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런식으로 승리가 지난 2015~2017년까지 4차례 이상 성매매를 알선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015년에는 국내에서 승리 본인이 직접 성매매한 사실도 구속영장에는 적시가 돼 있고요.

승리와 유 전 대표는 변호사 비용 등 이런저런 명목으로해서 버닝썬 자금 5억 3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한 유흥주점인 몽키뮤지엄을 일반음식점으로 신고해서 식품위생법 위반을 한 혐의도 받고 있고요. 관련해서 법률을 보게 되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에 대한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상 횡령, 그리고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가 되겠습니다.

[앵커] 혐의가 참 가지가지인데 영장기각 사유는 어떻게 되나요.

[윤수경 변호사] 담당 판사가 서울중앙지방법원의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였는데요. 기각사유를 보게 되면 주요 혐의인 횡령 부분은 다툼의 여지가 있고, 나머지 혐의 부분도 증거인멸 등 구속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하면서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 유리홀딩스 및 버닝썬 법인의 법적 성격, 주주구성, 자금인출 경위, 자금 사용처 등에 비춰서 형사책임의 유무와 범위에 관해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나머지 혐의도 혐의 내용 및 소명 정도, 피의자의 관여 범위, 피의자 신문을 포함한 수사경과, 그 동안 수집된 증거자료 등에 비추어서 증거인멸과 같은 구속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 라고 했고요.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입니다. 승리와 함께 영장이 청구됐던 유 전 유리홀딩스 대표도 같은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습니다.

[앵커] 승리 반응은 나온 게 있나요.

[윤수경 변호사] 영장이 기각되면서 중랑경찰서 유치장에서 대기하던 승리는 밤 10시 50분 경에 경찰서를 나와서 대기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귀가를 했습니다. 영장 기각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없이 굳은 표정으로 승용차를 타고 떠났고요.

관련해서 이 영장 기각 후에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는 신종열 부장판사의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앵커] 무엇 때문에 이름이 오르내린 건가요.

[윤수경 변호사] 신종열 부장판사는 이제 지난 2월 법원 인사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부임을 했고요.

신 부장판사가 영장전담 부임 이후 마약투약 및 유통혐의를 받는 버닝썬 MD애나 그리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 관련되었던 건설업자 윤중천씨 등의 구속영장들을 모두 기각했는데요. 이런 점들이 다시 논란이 되면서 검색어 순위에 오르내린 건데요.

애나에 대해서는 마약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과 주거환경 등을 고려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라고 하면서 기각했고요.

윤중천씨의 경우에는 수사를 개시한 시기와 경위. 영장청구서에 기재된 범죄 혐의의 내용과 성격. 주요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정도에 비추어볼 때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라고 하면서 기각했습니다.

일부 네티즌들은 새로운 '기각천사'가 났다고 비꼬면서 승리의 영장 기각에 대해서 '돈이 좋긴 좋다'라는 식의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영장기각에 대해서 네티즌들 비판이 거센 모양인데 영장 기각 어떻게 보시나요. 

[윤수경 변호사] 경찰이 버닝썬과 관련해서 150여명을 투입해서 수사를 했고요. 1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조사를 진행해 왔는데 가장 큰 승부처로 여겨졌던 부분이 승리와 유 전 대표의 구속영장이 나오는지 여부였는데요.

그 부분에 대해서 법원이 기각한 만큼 그 혐의점을 제대로 소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경찰은 성매매와 알선 혐의 단독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안과 횡령 혐의를 더하는 안에 있어서 후자를 선택했는데요.

처벌수위가 높은 특가법, 특정경제가중처벌법을 적용해서 구속영장을 이끌어낸다 라고 하는 전략을 선택한 것인데 특가법의 경우에는 이득액이 5억원 이상일 경우에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처한다는 점에서 다른 혐의들보다 상대적으로 형량이 무겁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게 되면 승리와 유 전 대표를 경제공동체로 묶어서 버닝썬 자금 5억3천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영장에 적시했는데요. 

경찰은 이 둘이 2016년 7월에 강남에 차렸던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버닝썬 자금 2억 6천여만원을 빼돌렸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버닝썬이 유 전 대표가 설립했던 네모파트너즈에 컨설팅 비용으로 2억6천여만원을 지급한 것에 대해서도 횡령 혐의가 있다고 본 것인데요.

영장실질심사 전에 경찰 관계자는 이 횡령 혐의와 관련해서 돈의 사용처를 대부분 특정했다 라고 밝혔는데 이 횡령 혐의가 구속여부에 결정적으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처벌수위가 높은 특가법을 적용해서 영장을 이끌어내려고 했지만 그 전략이 조금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도주우려나 증거인멸 여지도 적다는 판단은 어떻게 보시나요.

[윤수경 변호사] 그 부분에 있어서는 객관적인 물증을 확보한 후에 마지막으로 당사자를 소환해서 조사하는 통상적인 수사방식과는 달리 경찰은 승리의 경우에는 피의자 소환만 12차례 총 18차례 소환해서 조사를 했는데요. 

승리가 18차례 모두 조사에 응하면서 구속영장 판단에 있어서 중요한 도주우려에 있어서 면죄부를 받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장실질심사도 도주우려 보다는 증거인멸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진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승리에 대한 조사와 증거수집이 충분하고 도주우려도 없는 상황에서 뭐 구속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판단한 것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경찰과 검찰의 완패로 보이는데 향후 수사전망 어떻게 보시나요.

[윤수경 변호사] 네 아무래도 경찰의 버닝썬 수사에 있어서 사실상 승부처였던 이 두 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핵심 피의자 신병확보가 어렵게 된 만큼 전담팀까지 있었던 경찰의 수사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의 원래 계획은 승리 구속을 계기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과 승리, 정준영 등 이른바 단톡방 멤버 등 간의 성범죄와 경찰 유착 의혹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는데 수사 계획 차질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경찰은 영장이 기각이 된 만큼 그 이유를 분석해서 보강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승리의 경우에는 지난 3월에 병무청으로부터 현역병 입영연기 허가를 받아서 3개월 연기가 됐는데요.

당시 병무청은 “본인이 수사에 임하기 위해서 연기를 원했고 수사기관에서도 철저하고 일관된 수사를 하기 위해서 연기요청을 했다”고 하면서 연기신청을 받아들였는데요.

이번에 영장이 기각되면서 승리가 입대할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경찰이 이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지켜봐야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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