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이 간호사들 바짝 태워"... 끊이지 않는 간호사 '태움' 논란, 재발 방지책 마련은
"병원이 간호사들 바짝 태워"... 끊이지 않는 간호사 '태움' 논란, 재발 방지책 마련은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9.05.15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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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선욱 간호사, 1년 만에 ‘산재’ 인정... 병원 측 사과 없어
“대형병원일수록 간호사 자살 쉬쉬... 사건 은폐에만 급급해”
“직장 내 괴롭힘 신고하세요”... 7월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스승의 날’인 오늘(15일)은 국제적으론 ‘간호사의 날’이기도 합니다. 관련해서 국회에선 오늘 이른바 ‘태움’이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슈 플러스’, 신새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오늘 국회 토론회는 어떤 토론회 인가요.

[기자] 네. 오늘 토론회는 ‘연이은 간호사의 죽음이 가져온 변화와 향후 과제’ 라는 제목의 토론회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와 김상희·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주최로 열렸습니다.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정부부처 관계자와 의료기관, 법조계 전문가들이 모여 간호사들의 노동환경 처우를 개선하자는 취지의 논의가 이뤄졌습니다.

[앵커] ‘연이은 간호사의 죽음’ 이라고 했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저희 법률방송은 지난 2017년 10월 ‘서울대병원의 갑질’ 이라는 제목의 일련의 단독보도로 ‘태움’이라는 단어로 상징되는 간호사들의 열악한 업무환경과 병원 갑질을 고발한 바 있는데요.

지난해 2월 서울 아산병원 중환자실에서 근무했던 박선욱 간호사가 입사 3개월 만에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간호사들의 태움 문화와 열악한 환경이 큰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청와대 홈페이지엔 '간호사도 사람이다', '간호사를 좀 더 돌봐주세요' 같은 청원글이 빗발치기도 했는데요. 그때만 반짝 하고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해결책은 마련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1월에도 서울의료원의 한 간호사와 전북 익산의 간호조무사 실습생이 연이어 목숨을 끊는 등 간호사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앵커] 고 박선욱 간호사 경우는 당시 산재 인정 여부가 논란이 됐던 것 같은데 어떻게 됐나요.

[기자] 일단 박선욱 간호사는 최근 산업재해 피해자로 인정을 받긴 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정확히 1년하고 19일 만입니다. 오늘 발제를 맡은 권동희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노무사가 해당 산재 판정문을 공개했는데요.

“긴박한 업무수행이 고인에게 상당한 심리적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여 지고 간호사 교육의 구조적인 문제로 적절한 교육이나 지원 등이 없는 채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한 점 등을 미루어 고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타당한 인과관계가 인정 된다”는 것이 산재 판정문 내용입니다.

한 마디로 업무는 과도한데 제도적 지원이나 뒷받침은 없는 후진적이고 열악한 병원 시스템으로 인한 참사라는 게 권동희 노무사의 말입니다.

[앵커] 병원이나 정부 차원의 재발 방지책이나 개선책 마련 같은 건 잘 안 되고 있는 모양이죠.

[기자] 일단 의료인 자살률은 OECD같은 선진국에선 주요 사회적 이슈인데요.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지만 간호사 자살율이 얼마나 되는지 체계적인 조사도, 자료도 없다는 것이 오늘 토론자로 참석한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최민 직업환경의학전문의의 지적입니다.

여기에 병원들은, 특히 대형병원일수록 병원 이미지 때문에 간호사 자살을 쉬쉬하며 사건 은폐에만 급급하다는 것이 오늘 발표자로 나선 김경희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장의 주장입니다.

정부도 박선욱 간호사처럼 산재로 인한 사망이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을 통해 진상파악과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런 조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 토론회 참가자들의 성토입니다.

[앵커] 국회에서 뭘 할 수 있는 건 없나요.

[기자] 일단 국회에선 오늘 토론회를 주최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가 발의한 병원 내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보건의료인력지원법’이 지난 달 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불행한 곳에 행복이 깃들 순 없다”는 것이 윤소하 의원의 말인데요.

법안은 안전하고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보건의료기관 종사자들의 노동 실태를 국가가 책임지고 정기적으로 파악해서 종합계획을 세우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또 ‘직장 내 괴롭힘’ 신고와 피해자에 대한 유급휴가 등 조치와 가해자에 대한 징계 등의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오는 7월부터 시행될 예정이기도 합니다.

[앵커] 법적인 토대는 어느 정도 갖춘 것처럼 보이는데 어떤가요.

[기자] 네. 법적인 토대는 어느 정도 갖췄는데, 문제는 정부와 일선 병원들의 개선 노력과 의지입니다.

관련해서 지난 2월 보건복지부에 간호 인력의 수급관리와 업무범위, 배치기준, 양성체계, 근무환경 개선 등 간호정책 전반을 전담할 ‘간호정책 TF'조직이 신설됐는데요.

이 TF를 기반으로 체계적인 실태 파악과 이를 통한 실효적인 대책 마련이 수립되어야 한다는 것이 오늘 토론회를 공동주최한 김상희 의원의 제언입니다.

더불어 이게 기본적으로 인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인력 확충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에서 운영 중인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교육전담간호사 등 무엇보다도 당사자인 병원 차원의 태움 문화 개선 방안 마련과 시행이 시급하다고 참가자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앵커]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직업인데 윤소하 의원 말처럼 일하는 사람이 불행하지 않도록 환경이 개선됐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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