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테스트 결과 그대로 기재"... 의약품 오인 가능성 화장품 광고, 법원 위법 판단은
"실제 테스트 결과 그대로 기재"... 의약품 오인 가능성 화장품 광고, 법원 위법 판단은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4.22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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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업체 "실제 테스트 결과 그대로 기재, 과장 광고 아냐"
법원 "일반 소비자가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오인... 부당 광고"
"화장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제품 등 의약품 오인 광고 많아"
"적발돼도 대부분 벌금형, 솜방망이 처벌... 제도 개선 필요"

[법률방송뉴스] 요즘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이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화장품의 코스메틱(cosmetics)과 의약품의 파마슈티컬(pharmaceutical)을 합성한 신조어라고 합니다.

화장품에 이렇게 의약품의 안전한 이미지와 효능·효과를 강조하는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마케팅이 추세이자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법적으로는 이런 마케팅이 어떻게 될까요. 아무 문제 없는 걸까요.

오늘(22일) 서울행정법원에서 관련 판결이 나왔는데 '심층 리포트'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한 화장품 회사의 여성청결제 제품 광고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연구소에서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바이러스, 임질균을 99% 이상 항균 한다는 인증을 받았다. 항균 보호막이 상처로부터 1차 감염을 예방한다",

"칸디다균, 암모니아, 아세트산을 99% 항균 해 불쾌한 냄새의 원인균을 항균 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항균 등의 단어가 포함된 문구만 봐서는 언뜻 화장품 광고인지, 여성청결제 광고인지, 의약품 광고인지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이처럼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혼동할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광고는 현행법상 화장품법 위반 행위에 해당합니다.

[윤지상 주무관 / 식약처 대변인]
"그래서 안전하게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위해서는 관리하는 부분들은 저희가 조금 더 꼼꼼하고 철저하게 관리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에 서울지방식약청은 해당 광고에 대해 화장품을 의약품으로 인식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3개월의 광고업무 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화장품법 제13조 부당한 표시·광고 행위 등의 금지 조항은 “의약품으로 잘못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는 하지 못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화장품 회사는 서울지방식약청 결정에 불복해 “3개월 광고업무 정지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해당 광고는 제품에 대한 실제 테스트 결과를 그대로 기재한 것으로 허위 광고가 아니다", "항균 테스트 결과를 정당하게 홍보하는 것이므로 이를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화장품 회사의 주장입니다.

1심 판결이 오늘 나왔는데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화장품 업체 A싸가 낸 광고 업무 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통상의 주의력을 가진 일반 소비자가 화장품에 해당하는 제품을 '질병을 진단·치료·경감·처치 또는 예방할 목적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내용"이라는 것이 재판부 판단입니다.

일반 의약품으로 등록하려 했으나 서울지방식약청이 화장품 원료 중 하나인 '은'이 항균 원료로 등록돼 있지 않다는 이유로 등록을 거부했다는 화장품 업체 주장도 재판부는 타당한 이유가 아니라며 기각했습니다.

"제품이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으로 등록되지 않은 이상 제품을 의약품으로 오인하기에 충분한 광고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재판부는 강조했습니다.

의약품 허가를 받지 않은 이상 의약품과 비슷한 효과가 있어도 의약품으로 혼동할 수 있는 광고를 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신현호 의료 전문 변호사 / 법률사무소 해울]
"화장품과 의약품은 인허가 과정이 전혀 달라요. 의약품으로 효능은 광고를 하면서 실제적으로 임상시험은 아주 간편하게 거치는 편법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른바 기능성 화장품들이 대부분 그러한데요. 피부 노화를 방지한다거나 탈모를 방지한다는 그런..."

문제는 꼭 오늘 판결이 나온 여성청결제뿐만 아니라 상당수 이른바 기능성 화장품들이 이런저런 효능이나 효과를 강조하며 마치 의약품처럼 혼동할 수 있는 광고를 하고 있지만 이를 실효적으로 제제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데 있습니다.

화장품법 부당 표시 광고 행위 처벌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 자체가 솜방망이인 데다 그나마 징역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부당 광고라도 일단 하고 보자는 식이기 때문입니다.

[신현호 의료 전문 변호사 / 법률사무소 해울]
"이런 허위 과장 광고를 심하게 하는데, 우리나라 처벌이 솜방망이 처벌이에요. 이 때문에 현재와 같은 이런 처벌 규정만 가지고는 이런 화장품 허위 광고를 막을 방법이 별로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부당광고가 화장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등 다른 여러 제품에도 만연하다는 점입니다.

[신현호 의료 전문 변호사 / 법률사무소 해울]
"하다못해 세탁기 선전이나 공기청정이 같은 선전을 할 때도 미세균을 99.9% 제거해서 피부를 맑게 한다, 피부병을 없앴다, 이런 광고까지 하고요. 건강보조식품 광고를 보면 무좀에서부터 암까지 치료한다는 이런 과대 광고들 허위광고를 많이..."

전문가들은 이런 의약품처럼 오인할 수 있는 허위·과장 광고를 제재하려면 미국과 같은 징벌적 위자료 도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른바 기능성 화장품에서부터 건강보조식품까지 국민 생활이나 안전과 직결된 제품들에 대한 허위·과장 광고를 근절할 수 있는 법제도 정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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