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아이돌보미의 '14개월 영아 학대' 사건... "아이돌봄 지원법 개정" 목소리
정부 아이돌보미의 '14개월 영아 학대' 사건... "아이돌봄 지원법 개정" 목소리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4.09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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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이돌보미의 영아 학대 사건을 계기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법률방송
정부 아이돌보미의 영아 학대 사건을 계기로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법률방송

[법률방송뉴스] “따귀와 딱밤을 때리고 아이가 아파서 울면 우는 입에 밥을 밀어넣기도 하고, 밥 먹다 재채기를 하면 밥풀이 튀었다는 이유로 때리고 소리 지르며 꼬집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가 자는 방에서 뒤통수를 때리고 머리채를 잡고 발로 차고 따귀를 때리는 등 갖가지 폭언과 폭행들이 확인됐습니다.”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부 아이돌보미 아동학대 사건 내 아이는 안전합니까?’ 주제 토론회.

14개월 영아 학대 사건의 부모는 “저희 부부와 같은 일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개인의 노력으론 막을 수 없다”며 “정부에서 꼭 도와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국민들은 지금보다 더 아이를 키우려 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아이돌봄 지원법' 개선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홍수아 변호사(법무법인 정의)는 “아이돌보미의 자격은 쉽게 취득할 수 있는 반면, 그 자격의 취소는 실제 형사처벌이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2013~2018년 폭행, 유기, 절도, 영리행위 알선, 보육교수 미이수 등으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아이돌보미는 58명. 이들 중 19명(32%)이 폭행으로 인해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지만, 자격이 취소된 도우미는 단 1명이다. 아이를 폭행하거나 유기해도 6개월, 길어야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고 다시 현장에 복귀한다.

아이돌보미 자격 취득은 아이돌보미 지원법 제7조 등에 따라 80시간의 교과학습, 10시간의 실습만 이수하면 인정된다. 그 중 아동학대 예방교육에 주어진 시간은 2시간이다. 아이돌보미가 아이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등 아동학대를 하면 같은 법 32조에 따라 최장 6개월까지 자격정지 처분된다. 하지만 이 기간 이후에는 아이돌보미로 재활동할 수 있다.

자격 취소 규정도 있다. 아이돌보미 지원법 33조는 아이돌보미가 아동학대 등 행위로 인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아동복지법상 금지 행위로 처벌을 받은 경우, 그리고 자격 정지 처분을 3회 이상 받은 경우 자격을 취소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홍수아 변호사는 이에 대해 “아이돌보미가 아동학대를 한 경우에도 6개월의 자격 정지 기간만 지나면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돼있는 등 법 규정이 미흡하다”며 "자격 취소도 제한적으로 매우 좁게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이같은 법 규정에 대해 ▲아이돌보미 자격 취득 시 인성검사와 아동학대 예방교육 등 심사 강화 ▲자격 정지 사유를 세분화, 재정비하고 정지 기간을 최장 1년까지로 연장 ▲아동학대가 명백히 인정되는 경우에는 형사처벌과 별개로 행정청의 판단으로 자격 취소를 할 수 있도록 개정할 것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한국의 아이돌보미와 비슷한 영국의 ‘차일드 마인더’ 제도를 소개했다. 차일드 마인더는 아이의 집이 아닌 돌보미 자신의 집에서 8세 미만의 아동에 대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아동교육법 규정에 따라 일정한 자격을 갖추고 공공기관에 등록해야 하며, 주기적으로 기관에 의한 평가를 받고 그 결과가 웹사이트에 공개된다.

허 조사관은 “양국 아이돌보미 서비스의 가장 큰 유사점은 정부가 돌보미의 자격을 관리하고 활동을 감독한다는 것에 있다”며 “그 점에 주목한다면 영국에 비해 우리나라의 아이돌보미 관리 체계는 보완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란 녹십자 심리케어센터 원장은 폭력과 학대를 당한 충격으로 인한 상처, 트라우마, 상실감을 갖게 된 영유아와 아동, 그리고 가족 구성원들에게도 정서적인 치료와 심리상담이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6월 30일까지 ‘아이돌봄 아동학대 실태점검 특별신고’ 창구를 개설해 아이돌보미의 아동학대 의심 신고 접수를 받는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최한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재발 방지를 위해 사건 경위를 엄중히 파악하고 전면적 제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14개월 영아를 발로 차고 뺨을 때리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는 정부 지원 아이돌보미 김모(58)씨는 지난 8일 아동복지법 위반(영아 학대)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아이의 따귀를 때리고 우는 아이의 입에 음식을 밀어넣는 등 지난 2월27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34건의 학대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의 행동을 이상하게 여긴 부모는 CCTV를 확인해 학대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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