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통' 여환섭 수사단장 "물 샐 틈 없이 수사"
지금은 '원칙대로'... 두 번의 검찰 수사, 그때는?
임은정 부장검사 "불행한 결말 예상... 참혹"

[법률방송뉴스] 김학의 사건 검찰 특별수사단 여환섭 단장이 오늘(1일) 수사단에 첫 출근을 하며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수사 착수 일성을 밝혔습니다. ‘앵커 브리핑’입니다.

여환섭 단장은 오늘 오전 8시 50분쯤 수사단이 위치한 서울동부지검에 출근했습니다.

소회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 단장은 건조한 표정으로 "원칙대로 수사하고 그 결과를 국민에 소상히 밝혀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학의 전 차관과의 춘천지검 근무연 등 수사 공정성 우려에 대해선 “현재로서는 원칙대로 수사하겠다고 말씀드리겠다”고 ‘원칙’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수사 범위과 관련해선 “기록 검토 중이라서 기록을 파악한 뒤에 수사 범위나 대상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뇌물 수수 등 기존 의혹 외에도 수사 과정에서 다른 범죄 혐의가 더 드러나면 수사 범위를 확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특수강간이나 성접대 뇌물 등 일부 혐의가 공소시효가 지나 수사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법리 검토를 좀 해야 할 부분”이라며 “법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는 걸 알고 있다.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문무일 검찰총장은 사흘 전인 지난 금요일 "검찰이 1·2차에 걸쳐 수사를 했으나 의혹을 다 불식시키지 못했던 이력이 있다“며 김학의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강조했습니다.

문무일 총장이 고르고 골라 특별수사단 단장으로 임명한 여환섭 검사장은 자타공인 검찰 내 특수통으로 손꼽힙니다.

이력을 잠깐 들춰보면 연수원 24기인 여환섭 단장은 대구지검 부부장검사이던 2007년 2월 당시 대검 중수부 파견을 시작으로 특수 수사의 길로 접어듭니다.

이후 서울동부지검에서 특수 수사를 전담하는 형사6부장을 거쳐 대검 중수2과장과 중수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을 내리 역임했습니다.

이후 검찰의 입인 대검 대변인과 대검 반부패부 선임연구관을 거쳐 지난해 6월 검찰의 꽃인 검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검찰 특수 수사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여환섭 단장이 끈도 줄도 다 떨어진 검찰의 골칫덩이가 되버린 김학의 전 차관을 위하여 봐주기 부실 수사를 할리 만무해 보이지만 다르게 보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검찰 입장에선 목구멍의 가시처럼 걸려있는 임은정 충주지청 부장검사도 그 중 한 명입니다.

임은정 부장은 여환섭 단장 임명 당일인 지난 달 29일 자신의 SNS에 ‘여환섭 특별수사단장이라~~~’ 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기사들을 보니 호평이 많이 보입니다만, 김학의가 법무부 차관으로 내정되었을 때도 평소 온화하고 다정다감한 성품으로 유명, 통솔력과 추진력 등 리더십 우수 운운의 기사가 많았었지요“라는 내용입니다.

김학의 전 차관과 묶어 여환섭 단장과 여 단장을 임명한 문무일 총장까지 한 데 완전 비꼬는 글입니다.

임 부장은 그러면서 여 단장의 과거 이력들을 언급하며 “검찰의 면죄부 수사 또는 꼬리 자르기 수사로 치닫는 불행한 결말이 예상되어 참혹합니다”고 적었습니다.

“누구에게 수사를 맡기는지를 보면 수사를 맡긴 자의 의중이 엿보이고 수사 결과까지 다소간 예상할 수 있지요. 어이없고 황당함을 넘어서는 참혹함에 할 말을 잃습니다”라는 게 임 부장의 말입니다.

임은정 부장검사의 글을 보면 기술적으로 김학의 전 차관에 최종적인 면죄부를 주기 위해 검찰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특수수사통 여환섭 검사장을 특수단 단장으로 앉힌 것에 불과하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한마디로 보여주기식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의심입니다.

‘설마. 그렇게까지’ 하는 생각이지만, “원칙대로 수사하겠다”는 여환섭 단장의 출근 일성.

두 번의 김학의 수사. 그때도 검찰이 ‘원칙대로’ 수사했다면 지금 같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믿지 못하는 불신에 빠졌을까요.

이제 김학의에 죄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그때는 뭐 한 거냐는 비판이, 죄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임은정 부장 말대로 ‘면죄부 수사’라는 거센 비난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 안타깝습니다.

무신불립(無信不立). 믿음이 없으면 설 수 없다 했습니다. 검찰도 예외는 아닙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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