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근무했는데 퇴직금 한푼도 못 준다는 운수회사... 못 받은 퇴직금 받아내는 법
10년 근무했는데 퇴직금 한푼도 못 준다는 운수회사... 못 받은 퇴직금 받아내는 법
  • 김태현 기자
  • 승인 2019.03.27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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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회사 "화물차 기사는 근로자 아닌 개인사업자"
법률구조공단 무료 법률구조 "회사가 업무 지휘"
1·2심 "고정급여 아니어도 임금... 퇴직금 지급해야"

[법률방송뉴스] 햇수로 10년간 운수회사 화물차 운전기사로 열심히 일하다 퇴직했는데 회사가 퇴직금을 주지 않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법률구조공단 사용 설명서’ 오늘(27일)은 못 받은 내 퇴직금 받아내는 법에 대해 알려드립니다. 김태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트럭 기사 심모씨는 경기도 여주의 한 운수회사에서 지난 2005년 6월부터 2014년 4월까지 화물차 운전기사로 일하다 퇴직했습니다.

대표이사가 주재한 야유회 행사에 참석했다가 사고로 어깨를 다쳐 할 수 없이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겁니다.

[심모씨 / 피해자]
“대표이사가 앞에서 바나나보트 끌고 가는데 제가 그 뒤에 탔다가 너무 과속해 가지고 물에다가 막 처박히는 식으로 해서 제가 다쳤어요. 그래서 이제 그때 수술하게 되니까 저는 이제 운전도 못 하고...”

운수회사는 지입차량을 포함해 화물차 230대 정도를 보유한 꽤 규모가 있는 회사였습니다. 

회사는 그러나 만 9년간 근로를 제공한 심씨에 대해 “근로자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퇴직금을 단 한 푼도 주지 않았습니다. 

심씨는 이에 노동청에 신고도 하고 이것저것 다 해봤지만 회사는 해볼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모씨 / 피해자]
“그리고 여기가 저 앞에서 그만둔 사람들도 있는데 이제 이렇게 저처럼 길게 끌다 보니까 중간에서 합의해주고 그러니까 거기에 이 회사가 재미를 붙였나 봐요.”

이에 심씨는 마지막으로 집 근처 법률구조공단 사무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심씨가 법률구조공단을 찾은 시점은 퇴직금청구채권 소멸시효 만료 3년을 불과 열흘 남겨둔 때였습니다.

이에 공단은 퇴직금 3천여만원을 지급하라는 긴급 소 제기를 통해 소멸시효 완성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강상용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북부지부]
“임금이나 퇴직금, 그러니까 근로의 대가를 지급받지 못한 근로자 같은 경우에는 월 평균 임금이 400만원 미만인 경우에 있어서는 무료로 구조대상자에 해당이 됩니다.”

재판은 심씨가 운수회사 소속 근로자인지 차량 임대 및 용역 계약을 체결한 개인사업자인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재판에서 공단은 심씨가 운수회사의 지휘와 감독을 받으며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운수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임을 집중 부각했습니다.

운수회사는 그러나 화물트럭 운전기사들을 근로자로 고용한 게 아니라 회사 소유 트럭을 임대해 주고 운송용역계약 체결했을 뿐이라고 맞섰습니다.

이른바 ‘근로자성’에 대한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는 “계약의 형식이 아니라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근로자성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운수회사 측은 트럭을 임대해 주고 운송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나누었을 뿐 화물차 기사들에 고정급여를 지급한 바 없다며 심씨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공단은 화물차 기사들이 실질적으로 회사 지휘를 받아 일을 했고 다른 운수 회사와 거래한 적이 없다며 심씨는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라고 변호했습니다.  

1심 법원은 공단 손을 들어줘 "심씨는 근로자가 맞다“며 원고 전부 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원고가 매월 지급받은 보수가 고정급이 아니라 운반 물량에 의해 정산한 성과급 형태이긴 하지만 이 점으로 근로의 대가인 임금의 성격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재판부 판단입니다.

즉 계약 형식은 화물차 임대 용역 계약이었지만 그 실질에 있어선 고용 계약임을 분명히 확인한 판결입니다.

[강상용 변호사 /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북부지부]
“근로자성이 충분히 인정될 수 있는데 인정되지 않고 편법으로 빠져나가는 부분을 조금씩 정리해 나가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운수회사는 심씨가 청구한 3천여만의 퇴직금과 지급 시까지 심씨가 퇴직한 2014년 5월부터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가산해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운수회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에서도 원고 승소 판결이 났고 대법원에서 최종 확정판결이 나게 되면 심씨는 지연손해금을 그만큼 더 받게 됩니다.  

퇴직금채권청구 소멸시효는 3년으로 퇴직하고 3년이 지나면 퇴직금을 아예 청구할 수가 없게 됩니다.  법률구조가 필요한 피해자에게 법률구조공단 문은 언제든 열려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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