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죄 객체로서 사람, '분만을 시작한 때' 이후"
[홍종선 기자] '영화 속 이런 법', '사라진 밤'. 이조로 변호사님 살인죄는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고 얘기하셨어요. 우리가 사람이란 말 참 쉽게 하지만, 기본 개념이 필요합니다. 언제부터 사람일까요. 제가 아이를 낳아본 엄마로서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사람이죠.
[이조로 변호사] 태아도 '사람'이기는 하지만 법적으로는 조금 다른데요. 태아 때 같은 경우는 사망케 하면 낙태죄로 처벌됩니다. 태아 이후의 사람이 됐을 때 사망케 하면 살인죄로 처벌됩니다.
그러면 태아하고 사람하고 언제부터 사람이냐. 생각이 달라질 수가 있는데 판례 입장은 '분만을 개시할 때'로 봅니다. 진통이 올 때, 분만이 개시된 때로부터 사람으로 봅니다. 그래서 제왕절개 수술하는 경우는 자궁을 절개하잖아요. 자궁을 절개하는 순간부터 사람으로 봅니다.
[홍종선 기자] 법적으로 그렇게 사람으로 본다면, 뱃속에 있을 때는 낙태죄, 세상으로 나와야 살인죄라면, 낙태죄와 살인죄가 동시에 적용되는 경우는 없겠네요.
[이조로 변호사] 보통 생각은 그럴 수 있지만 낙태죄의 정의를 알아야 하는 게 자연분만기 이전에 모체, 엄마 뱃속에서 배출시키거나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를 사망케 하는 경우가 낙태죄입니다.
그래서 자연분만기 전에 배출시켜서 그건 낙태죄잖아요. 그런데 자연분만기 전에 배출시켜서 그다음에 죽이면 살인죄가 될 수 있습니다.
판례가 있는데, 산부인과 의사가 엄마 뱃속에 있는 태아를 자연분만기 이전에 배출시켜서 염화칼슘을 주입해서 그 아이를 사망케 하는 경우는 낙태죄하고 살인죄가 같이 적용돼서 낙태죄 살인죄 두 가지가 다 성립됩니다.
[홍종선 기자] 낙태를 하면 보통 사망하여 세상에 나오는데, 그 아이는 어떻게 보면 끈질긴 생명으로 나왔는데 염화칼슘으로 또 한 번...
[이조로 변호사] 생존 능력이 있냐 없냐, 자살할 사람이여도 먼저 죽이면 살인죄가 됩니다. 태어난 아이가 계속 생존할 능력이 있냐 없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살아있으니까.
[홍종선 기자] 낙태를 해서 살아갈 능력이 조금 적다하더라도 살아 있으니까.
[이조로 변호사] 예. 그러면 살인죄가 됩니다.
[홍종선 기자] 태아는 사람이 아니라서 조금 법에 빈정 상하려고 했는데 지금 말씀 들으니까 마음이 조금 풀리네요. 역시 법은 좀 똑똑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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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선 기자, 이조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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