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세 인상하면 미세먼지 잡을 수 있을까... "금연효과 전무 담뱃세 인상 재판될 것"
경유세 인상하면 미세먼지 잡을 수 있을까... "금연효과 전무 담뱃세 인상 재판될 것"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3.21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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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015년 경유 사용량 21% 증가, 미세먼지 발생 26% 감소
"정책 효과 없는 걸로 판명돼도 세수 증대, 오른 경유세 계속 유지"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오늘(21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해결 범사회적 기구 위원장으로 내정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관련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선 ‘미세먼지 해소, 경유세 인상이 해법인가’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슈 플러스’ 장한지 기자와 관련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경유세 인상, 이게 어디서 나온 얘기인가요.

[장한지 기자] 네,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소스인데요. 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미세먼지 저감과 환경 보호를 위한 친환경적인 세제 구축이 필요하다"며 그 일환의 하나로 경유세 인상 방침을 밝혔습니다.

바로 이어서 기재부는 지난 6일 이호승 1차관이 경유세 인상은 미세먼지와 관련해서 검토해야 할 대상이라며 현재 100:85 정도인 휘발유 대비 경유 가격을 100:93 정도로 맞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환경부도 강력한 경유차 감축 로드맵을 확정하고 부처 간 협의에 들어간 상태입니다.

[앵커] 경유차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런데 애초에 왜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더 저렴하게 된 건가요.

[기자] 사실 국제시장에서는 경유 가격이 휘발유보다 같거나 더 비싼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유 가격이 싸다기보다는 휘발유가 비싼 거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한데요.

원래도 가격 차이가 있었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 ‘저탄소 녹색성장’ 기조를 내세우면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의 하나로 휘발유에 이런저런 세금을 붙이면서 가격 차가 더 크게 더 벌어진 겁니다.

여기에 ‘클린 디젤’ 정책이라며 경유차에 각종 감면 혜택을 주면서 경유차가 크게 늘며 경유 소비가 증가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를 휘발유 가격을 내리는 게 아니라 경유세을 올리는 방식으로 기름값을 상향평준화 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 발표 내용입니다.

[앵커] 환경을 생각하면 오일 소비를 줄이는 게 맞는 방향이긴 한데 썩 개운하진 않네요. 그런데 경유차가 미세먼지 주범이긴 맞기는 맞는 건가요.

[기자] 일반적으로 그렇게 인식되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 오늘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갑순 교수의 발표입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지난 2011년 1억 184만 배럴이었던 경유 소비량은 2015년엔 1억 2천 170만 배럴로 21%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1년 1만여톤에서 2015년엔 8천여톤으로 오히려 26%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경유 소비와 미세먼지 배출은 상관관계가 없거나, 있어도 그 영향이 공장이나 비산 먼지 등 다른 요인에 비하면 미비하다는 것이 동국대 김갑순 교수 발표 내용입니다.

한마디로 미세먼지가 심각하고도 시급한 사회문제로 대두하자 정부가 엄한 경유차에 화살을 돌려 슬그머니 세금이나 올리려 하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입니다.

[앵커] 그래도 어쨌든 경유세를 올려 경유 사용을 줄이면 미세먼지가 주는 건 사실 아닌가요. 

[기자] 그것도 그렇지 않다는 것이 김갑순 교수의 말입니다. 2017년 4대 국책연구기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의 90%로 올려도 국내 미세먼지 저감은 0.2%로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럼 경유세 올리는 것과 미세먼지 저감은 별 상관이 없다는 거네요. 

[기자] 토론회 발표 내용이 그렇습니다. 미세먼지 해소 방안으로서 ‘경유세 인상’은 하책 중의 하책이라는 것이 오늘 발표를 맡은 김갑순 교수의 말입니다.

김 교수는 미세먼지 해소 명분으로 경유세에 대한 급격한 인상은 금연 효과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난 2015년 담뱃세 인상의 재연이 될 것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 번 올라간 세금은 정부 입장에서 정책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도 어쨌든 세수 증대로 이어진 만큼 정책을 철회하지 않고 인상된 세금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게 김 교수의 지적입니다.

[앵커] 미세먼지를 핑계로 정부가 은근슬쩍 국민들 주머니 털려는 거라는 말로 들리는데 다른 말들은 또 어떤 게 나왔나요.

[기자] 네, 경유차가 그렇게 문제라면 경유세 인상 같은 방식이 아니라 현재 993만대인 경유차 가운데 노후 경유차 266만대에 정책과 예산을 집중해야 한다는 건데요.

세금을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신차 교체 및 저감장치 장착 비용을 지원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노후 경유차 문제를 해결하고, 또 일반 승용차가 아닌 경유차 미세먼지 배출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화물차에 정부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입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정책과 예산의 우선순위를 합리적이고 효과적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세먼지 1톤을 줄이는데 공장 배출과 불법 소각 단속은 15만원이 들어가는데, 전기차 지원에는 1억원이 소요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지적입니다. 김

교수는 수년간 초미세먼지 발생량의 10%를 차지하는 선박·항만 예산은 전체 미세먼지 예산의 1.5%에 불과할 정도로 정책과 예산 배분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앵커] 경유차 산 게 죄도 아니고 정부가 좀 제대로 된 미세먼지 대책을 내놨으면 좋겠네요. 오늘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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