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별장 집단 성폭행' 사건의 전말... 피해자 변호인 김지은 변호사 일문일답
김학의 '별장 집단 성폭행' 사건의 전말... 피해자 변호인 김지은 변호사 일문일답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3.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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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의 전 법무차관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를 변호하고 있는 공동변호인단의 김지은 변호사를 법률방송이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 박태유 기자 taeyu-park@lawtv.kr
김학의 전 법무차관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를 변호하고 있는 공동변호인단의 김지은 변호사를 법률방송이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 박태유 기자 taeyu-park@lawtv.kr

[법률방송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조직의 명운을 걸고 진상 규명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에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1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 브리핑실에서 고 장자연씨 관련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버닝썬 관련 사건들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약속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학의 사건 등에 대한 진상조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학의 사건 피해자를 변호하고 있는 공동변호인단의 김지은 변호사를 만났다.

김 변호사는 "권력이 여성 폭력에 대해서 눈감아주는 모습이 항상 굉장히 동일하다"며 "과거 있었던 일부터 처벌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현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를 생각해서라도 김학의 사건은 처벌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인터뷰 전문]

- 지난 15일 김학의 전 차관이 대검 소환 통보에도 불출석했습니다. 심경이 어떠신가요.

"김학의 전 차관은 2013년 검찰 수사 당시에도 공식 소환되지 않았었고, 사실 진상조사단에서 이번에 강제수사권이 없기 때문에 저희도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예상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워낙 지금 이슈화가 많이 되는 상황에서 '본인이 조금 나와서 어떤 해명을 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는 있었기 때문에 심정적으로는 조금 아쉬움이 남긴 합니다."

 

- 그래도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김학의 사건을 조사하는 진상조사단 활동기한을 연장하게 됐습니다. 어떠신가요.

"이 사건이 제대로 검찰에서 수사되지 않았고, 왜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았는지를 파는 게 진상조사의 목적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을 무마한 어떤 구체적인 외압이 있었는지 당시에 검사들의 수사 과정이 어땠는지에 대한 부분이 당연히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별장 성 접대'라기보다 '집단 성폭행' 주장을 하고 계십니다.

"동영상을 찍고, 그것을 가지고 협박을 했었던 일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고요. 그것 관련해서 진상조사단 재조사 과정에서도 저희가 진술을 하긴 했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또 특수강간을 당했을 당시에 술을 마시고 정신을 못 차린 상태에서 준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요. 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 김학의 전 차관의 성폭행 피해자 진술이 있는데, 검찰은 2차례에 걸친 무혐의 결론이 내렸습니다. 어떤 의문점이 남나요.

"가장 큰 것은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전부 진술하고 본인이 강간을 당했다고 얘기를 한 다음에 가해자들에 대한 명확한 처벌을 원하는 의사도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이 강간 사건으로 맨 처음에 입건되지 않았다는 점이 조금 의문이고요. 

두 번째로는 핵심 피의자였던 김학의 전 차관이 공식 소환되지 않았고, 3명의 피해자가 강간당했다고 구체적인 진술을 하는 상황에서도 김학의 전 차관이 했던 발언은 "나는 그 사람들을 모르고, 강간한 적도 없다"는 굉장히 단순한 한 마디거든요. 이 사실 만으로 혐의가 벗겨지고, '증거불충분'이었다는 것이고, 그 점이 기존에 있었던 성폭력 수사 방식에 비추어서 조금 의문스럽다고 할 것 같습니다."

 

- 보통 성폭력 사건의 경우 피해자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면 증거로 사용되지 않나요.

"네, 맞습니다. 피해자께서는 이 일 자체가 굉장히 스트레스셨고, 피해자가 원해서 먼저 고소를 한 게 아닙니다. 피해자의 경우 이 사건이 문제가 되고, 피해 진술을 하길 원하는 경찰이 먼저 찾아와서 이 진술을 하게 된 것이거든요. 

본인은 사실 조용히 세상에서 묻혀서 지내고 싶으셨는데, 원치 않게 이슈가 되고 부각이 돼서요. 자기의 어떤 피해사실들을 제대로 진술하기만 하면 가해자들이 제대로 처벌될 것이라고 굳건히 믿고 계셨는지, 그렇지 못한 지금의 상황이 거의 5~6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이 일 자체에 대해서 지치신 것 같아요. 그래서 피해자분께서는 이 일이 어떻게든지 제대로 원칙대로 수사가 되고, 자기한테 피해를 가한 가해자들이 처벌됐으면 하는 그 상태만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피해자가 목소리를 내면서 이전 검찰 수사의 문제점은 속속들이 드러났습니다만 변호사님께서 보시기에 정말 이해가가 안 됐던 수사 과정이 있을까요.

"검찰 수사과정에서 문제점은 저희가 이 사건을 수사 받을 당시만 해도 이미 몇 년이 지난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시행됐는데, 거기에 비추어봤을 때는 성폭력 피해자들에게 인정해주는 일정한 권리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게 '신뢰 관계자의 동석'이라는 건데요. 성폭행 피해를 받은 사람은 그 사실을 진술할 때 굉장히 두렵고 수사기관에서 얘기하는 것이 떨리기 때문에 "내가 믿을만한 사람이 옆에 앉아서 진술할 때 있어 줬으면 좋겠다"하는 바람을 권리로 구체화한 것이거든요. 

그래서 우리 사건에서도 피해자가 "여동생과 동석하겠다"고 미리 얘기하고 허가까지 다 받았는데, 막상 당일에 조사할 때 거부를 당했습니다. 그래서 동생분이 함께하지 못했고요. 예를 들어서 휴대전화 같은 것도 "자기들한테 맡기라"고 해서 연락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되다 보니까 그 수사과정 자체에서 당연히 불안과 긴장, 두려움 속에서 진술하실 수밖에 없었고, 그런 부분 때문에 그 수사과정 자체가 트라우마로 남게 되신 것이죠."

 

- 수사과정에서 '포즈 똑같이 취하라'는 등 피해자가 불편한 행동과 말을 검사가 많이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게 일반적인 질문인가요.

"2014년 2차 고소를 했을 당시 피해자에게 있었던 일인 건데요. 당연히 성폭력 피해자에게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 피해자는 수사 과정에서는 어떤 마음이셨을까요.

"보통 성범죄는 진술이 가장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가해자는 그에 맞춰서 '자기도 이런 일이 정말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 진술을 하게 되죠. 

'원래 아는 사이였는데'라는지 '이 시간에 다른 곳에 갔기 때문에 이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라든지 '알리바이'라든지 '이럴 때 이 사람이 이렇게 했다고 하지만 사실을 술을 먹은 건 맞지만 이런 종류의 강간 행동을 하지 않았다든지' 등 구체적인 진술이 있고, 그게 만약에 서로 맞지 않으면 사실 대질까지도 요청을 하거나 하게 되는 것인데요. 

저희 사안에서는 피해자 3명이 굉장히 구체적인 진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인 김학의 전 차관은 그냥 '모른다', '안했다'는 진술 하나로만 이 사건이 무혐의가 됐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일반적이지 않다고 보는 겁니다."

 

- 검찰 수사과정의 문제가 있었고,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의 조사에서의 문제점도 있었죠.

"피해자는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이런 식으로 고압적인 수사 태도로 인해서 이미 트라우마가 생긴 사람이었는데, 재조사하는 과정에서도 '왜 굳이 그 사람을 따라갔냐느니'하는 해서는 안 될 수사 방식을 사용하셨고요.

'이 사건에 대해서 기대를 하지 말라'하는 언급을 하시는 바람에 피해자로서는 트라우마가 다시 한번 발현될 수밖에 없었고, 저희가 생각할 때 조사 자체가 굉장히 무성의하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무성의함이 그대로 연결이 돼서 저희가 제출한 의견서가 두 달 가까이 조사관에 전달되지 않은 문제도 있었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 부분을 명백하게 공식적으로 지적을 하고 재배당 요청까지 하게 됐던 겁니다."

 

- 왜 두달이 걸렸나요.

"그것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파악하시겠다고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얘기는 했지만 저희한테 전달된 것은 없고, 그 후에 진행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고요. 저희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저희가 공식 접수한 게 8월이었는데 10월에 중간보고를 할 때까지도 저희가 제출한 의견서를 당연히 봐야만 하는 조사단이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게 저희가 알고 있는 팩트입니다."

 

- 피해자와 변호사님께서는 진상조사단에 어떤 자료와 증거들을 제출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2달 동안 전달이 누락된 의견서에는 피해자가 이 사건으로 인해서 현재까지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계시거든요. 그런 진단서랑 우리가 갖고 있다고 한, 관련 자료들을 추가로 제출했었습니다."

 

- 앞으로의 조사와 수사, 어떤 방식으로 이뤄져야 할까요.

"이 사건은 명백하게 권력이 여성 폭력을 행한 사건이고, 권력이 결국은 여성 폭력이 행해진 것에 대해서 눈 감은 사건인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을 제대로 성폭행 사건으로 다뤄서 수사한다고 하면 저희가 바라는 바는 그게 전부가 될 것 같고, 네. 그렇게 수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권력과 폭력과 관련된 사건들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설치 등 법조계의 산적한 과제들,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 이슈에 대해서는 빗나가는 답변이 될 것 같은데요. 피해자 대리인으로서 제가 느끼는 점에 대해서 그냥 말씀을 드리자면 김학의 성폭행 사건이 마치 검경 수사권 조정이 필요한 이슈의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인 것처럼 언론이나 여론에서 지금 관심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게 저희가 바라보는 입장하고는 사실 조금 다를 수가 있거든요. 검경 수사권 조정, 공수처 신설하는 문제 자체는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서 피해자가 억울한 점이 없도록 가해자가 그에 맞는 처벌을 받도록 하기 위한 또 하나의 제도인 것이고, 결국 이런 것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제대로 된 수사와 제대로 된 처벌이거든요. 

사실 이 사건에서 제대로 된 수사나 처벌의 문제가 묻히고 검경 수사권 조정 같은 문제로 얘기가 되면 오히려 피해자의 피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피해자 대리인으로서는 제대로 피해자의 피해를 봐주고 가해자들을 법규에 나와 있는 대로 처벌해주는 것이 더 우선돼야 될 일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시간이 많이 흐르는 사이에 법조계 성범죄 패러다임 바뀌는 모양새이기도 합니다.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시나요.

"저희는 해결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얘기되고 있는 버닝썬이나 연예인의 사생활 문제, 그리고 이 사건은 계속 반복되는, 본질이 같은 사건이라고 여성 단체나 여성 인권을 신경 쓰는 변호사들은 보고 있거든요. 

그 이유가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권력'이 '여성 폭력'에 대해서 눈감아주는 모습이 항상 굉장히 동일합니다. 단속이 있을 때 미리 알려준다든지 처벌이 될 것 같을 때 무마해준다든지 하는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이것은 기존에 있었던 사건들이 제대로 처벌되지 않기 때문에 '누가 해도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케케묵은 사건이라고 생각할지라도, 케케묵었어도 아직 처벌할 수 있다고 한다면 제대로 처벌을 해야 되고요. '과거에서 있었던 일부터 처벌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현재 어떤 처벌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해서라도 이 김학의 사건은 처벌될 것 같은 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처벌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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