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주 법률사무소 율도 변호사
이남주 법률사무소 율도 변호사

필자는 형사재판 변론 준비를 위해 구치소 접견을 종종 가는데 한 순간 잘못된 선택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수형생활을 하는 재소자들을 만날 때면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특히나 갓 성인이 된 20대 초반의 재소자들을 볼 때는 그 안타까운 마음이 커지곤 해서 그들에게 수형생활을 마치고 나서의 계획과 진로를 묻기도 한다.

최근 한 20대 초반의 청년 재소자에게 매우 인상적인 이야기를 들었다. 자신은 이미 수년 전부터 비트코인을 알고 있었는데 수형생활 때문에 당장 가상화폐 투자를 할 수 없는 게 가장 견디기 힘들다는 것이다.

수형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복귀했을 때에는 어떤 일을 하든지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기대해서일까.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가상화폐 투자가 범죄가 아닌 이상 말릴 수도 비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가상화폐 투자가 여전히 가장 핫한 이슈 중 하나인 만큼 '투기성 투자'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것이 비단 한 청년만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손쉽게 돈을 벌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였고 그로 인해 수형생활을 하게 된 것을 후회하면서도 또다시 일확천금을 꿈꾸는 모습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섰다.

동시에 도박에 비견될 만큼 위험하고 투기적인 투자를 하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일확천금이 인생의 성공이며 유일한 희망의 사다리로 인식되는 사회 그 자체가 더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로또와 불법 도박, 부동산 투기, 가상화폐까지. 유행하는 아이템은 변하지만 너나 할 것 없이 한탕주의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의 모습은 수년째 변하지 않고 있지 않은가.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괴테의 격언은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말인지도 모르겠다.

한 청년의 출소 후 선택에 대한 걱정이 소심한 필자의 기우이길 바라며 또한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고 성실함이 좀 더 대우받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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