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원위, 초중 교과서 삽화 등 인권 침해 요소 모니터링
"여성은 수동적 객체, 남성은 능동적 주체... 남녀 성 편견"
"인종, 장애인, 노인 등에 대한 인권 차별적 요소 곳곳 산재"
"검정교과서보다 국정교과서가 인권 차별적 요소 더 많아"

[법률방송뉴스] 인권위가 우리 아이들이 보는 교과서에 실려 있는 삽화 등의 인권 차별적 요소들을 모니터링한 조사 결과를 오늘(28일) 오후 발표했습니다. 법률방송 '카드로 읽는 법조' 장한지 기자가 발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먼저 "여성은 애나 키우고 집안일이나 하라"는 식의 남녀 차별적 표현이 인권위 도마에 올랐습니다. 여성은 생산하지는 않으면서 소비하는 존재, 남성은 가장으로서 사회를 굴려나가는 존재로 그려지고 있다는 것이 인권위 지적입니다.

남녀,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이나 편견도 지적됐습니다. 아직도 여성은 약하고 수동적 존재로 그려진 반면 남성은 강하면서도 능동적인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이 인권위 모니터링 결과입니다.

흑인과 백인, 인종 차별적 표현도 여전합니다. 아프리카는 못 살고 낙후된 곳이라는 식의 표현이 대표적입니다. 아이들이 어울려 노는 단체 활동 삽화에 나오는 ‘외국인’은 거의 대부분 유럽계 백인, 흑인과 동남아시아 친구들은 다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가정에 대한 틀에 박힌 표현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엄연히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싱글맘 싱글대디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 가정, 다문화 가정은 우리 교과서엔 존재하지 않습니다.

교과서에서 감춰지고 배제당하는 또 다른 대표적인 존재는 장애인입니다. 그나마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묘사될 때도 대개 도움이 필요한 주변인으로 그려질 뿐입니다.

마찬가지로 노인 또한 대부분 '돌봄'이 필요한 돌봄을 받는 피동적 대상으로만 묘사될 뿐입니다. ‘지혜로운 노인’은 우리 교과서엔 없고 전래동화에나 존재합니다. 

그밖에 우리 교과서에 없는 존재들, 왼손잡이, 뚱뚱한 사람, 키 작은 사람 등. 이들은 다 어디 있는 걸까요. 지적이고 자애로움을 묘사하는 소품인 안경은 남성만 쓰고 나옵니다. 안경 쓴 여성들은 다 어디에 있는 걸까요.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는데 검정 교과서보다 국정 교과서에 인권적으로 문제 있는 표현들이 더 많다는 것이 인권위 모니터링 결과입니다. 우리 교육부는 ‘인권감수성’이 떨어지는 걸까요.

“어린이들은 유치원 때부터 존중과 평등, 정의라는 인권의 기본 가치를 배우고 체험해야 한다“ 제이드 라드 알 후세인 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의 말인데 교육부를 포함해 새겨들어야 할 어른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법률방송 '카드로 읽는 법조'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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