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막힘 고치려 수술했다가 코 연골 말려 '들창코'... 병원은 나 몰라라, 의료사고 대처법
코막힘 고치려 수술했다가 코 연골 말려 '들창코'... 병원은 나 몰라라, 의료사고 대처법
  • 신새아 기자
  • 승인 2019.02.27 1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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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지마비 1급 환자, 의료사고... 법률구조공단 도움 손배소송
"수술 동의서에 서명, 병원 과실 없다"... 1심, 원고 패소 판결
"수술 위험·부작용 충분히 설명 안 해"... 2심, 원고 일부 승소
공단 "동의서에 서명 받은 것으로 병원 의무 다 한 것 아냐"

[법률방송뉴스] ‘비주’라고 콧구멍과 콧구멍 사이 위치한 연골을 지칭하는 부위가 있다고 합니다.

코막힘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코수술을 받았는데 이 비주가 말려 올라가 보기에 굉장히 불편한 이른바 ‘들창코’가 되었다고 합니다.

병원은 "의료과실이 아니다. 책임이 없다"는 말만 합니다.

'법률구조공단 사용설명서', 오늘(27일)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의료사고 법률구조 사례 전해드립니다. 신새아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지마비 1급 장애인인 최모씨는 평소 양쪽 코가 심하게 막혀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찾았습니다.

최씨는 콧구멍 사이 칸막이 뼈가 휘어져 콧구멍이 좁아져 코막힘이 생기는 ‘비중격만곡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상담 끝에 최씨는 관련 코수술을 받기로 했고 입원 수속 직후 전공의로부터 관련 설명을 듣고 각종 동의서를 15분 만에 작성한 후 수술을 받았습니다.

수술에 앞서 최씨는 비주가 손상되면 코를 풀 수 없으니 필요하면 귀 연골을 사용해서라도 비주 손상을 막아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수술을 했음에도 코막힘은 별 차도가 없었고 오히려 비주를 절개한 부위가 말려 올라가 들창코가 되는 최씨가 걱정했던 최악의 사태가 초래됐습니다.

[최모씨 / 피해자] 

“귀 연골이든 자가 연골이 부족했을 경우에는 귀 연골이든 추가적으로 더 해달라고 했는데 자기 판단에는 이게 코 모양이 이쁘고 교과서적으로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얘길 하시는 거에요. 그런 부분이 너무 답답한 거에요”

이에 최씨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도움을 받아 병원을 상대로 1천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재판에선 병원의 의료과실과 설명의무 위반이 쟁점이 됐습니다.

“의사가 임의로 연골을 충분히 사용하지 않아 비주가 함몰됐기 때문에 명백한 병원 과실이다“는 게 최씨를 대리한 공단의 주장이었습니다.

1심은 그러나 병원 손을 들어줘 원고 전부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최씨가 주장하는 손해는 심미적인 영향으로 손해에 해당하지 않는다. 수술 동의서에 부작용에 대해 기재돼 있기 때문에 설명의무 위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1심 판단입니다.

억울함을 풀 길 없는 최씨는 다시 항소를 제기했고 공단은 의료 과실 보다는 설명 의무 위반에 집중하는 쪽으로 재판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김준호 공익법무관 /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중앙지부]

“병원의 입원 기록지·수술동의서 등에 ‘비주 교정은 한계가 있음’ 등의 추상적인 수술 부작용만 기재돼 있고 입원 당일 수술 직전 짧은 시간 내에 동의서를 작성해서 충실히 설명했다고 인정할 근거가 없다...”

2심 재판부 역시 1심과 같이 병원 의료과실을 인정하진 않았지만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1심과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담당의는 환자의 외모가 어느 정도 변하는지와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부작용 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도록 설명할 의무가 있다“,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시술을 받을 것인지 선택하도록 할 의무가 있으며 이 입증책임은 의사 측에 있다“는 것이 2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이에 항소심은 병원은 최씨에게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습니다.

최씨를 대리한 공단 서울중앙지부 김준호 공익법무관은 “수술 전 동의서에 서명을 한 것만으론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을 이끌어낸 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준호 공익법무관 / 대한법률구조공단 서울중앙지부]

“해당 수술에 대한 자세하고 충분한 설명 없이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수술 부작용을 기재한 것만으로는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판결로, 수술 절차에서 병원 측 설명의무에 관하여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의료사고 소송에서 피해자의 승소 비율은 5%정도 밖에는 안 됩니다. 말 그대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인 의료사고 소송.

공단 관계자는 그러나 지레 포기하지 말고 그래도 법률구조공단 도움을 받아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신새아 기자 saeah-shin@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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