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갑·수인번호 배지 없이 입정... 박근혜·이명박과 대비
"대한민국 검찰 대단, 무소불위"... 강한 어조 검찰 성토
법조계 “양 전 대법원장, 보석 어려울 것” 전망 우세

[법률방송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거래 의혹 사건으로 구속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오늘(26일) 보석 심문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구속 34일 만에 처음으로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건데, 양 전 대법원장은 “대한민국 검찰 대단하다”며 혐의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 심문 현장을 신새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법부 수장이었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오늘은 구치소 호송차를 타고 법원에 나왔습니다.

오후 1시 25분쯤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양 전 대법원장은 흰 셔츠에 검은 양복 차림이었습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소 피곤하고 초췌해 보였지만 건강에 큰 이상은 없어 보였습니다.

포승줄이나 수갑은 하지 않았고 가슴에 수인번호도 달지 않았습니다.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이 가슴에 수감된 구치소와 수인번호 등이 찍힌 배지를 달고 법원에 출석했던 것과 묘하게 대비되는 장면입니다.

수인번호 1222번을 받은 양 전 대법원장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취재진을 한 번 쳐다본 뒤 이내 재판정으로 향했습니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 측은 지난 19일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14쪽 분량의 보석 청구서를 재판부에 제출한 바 있습니다.

보석 청구서엔 아내와 아내의 정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은 미국 ‘O.J 심슨 사건’까지 언급하며 불구속 당위성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보석 심문은 양 전 대법원장 사법연수원 24기 후배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 사법연수원 26기 박남천 부장판사가 맡았습니다.

양 전 대법원은 검찰 공소사실에 대해 “대한민국 검찰 대단하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냈다”며 모두 부인했습니다.

강제징용 소송을 대리한 김앤장 변호사가 대법원장 집무실에 온 건 맞지만 재판거래 같은 공소사실과는 아무 상관없는 연유라는 것이 양 전 대법원장의 주장입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공평과 형평,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라는 형사소송 이념이 구현되는 정의가 실현되는 그런 법정이 되길 원할 뿐“이라며 직접 보석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검찰은 그러나 “직접 증거를 검토해야 해서 보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다른 수감자들도 비슷한 어려움 있는데 그런 사정을 들어 보석을 허가한 사례가 없다”며 보석 필요성을 일축했습니다.

재판부는 “자료와 심문 의견들을 신중하게 검토해서 적절한 결정을 하겠다”며 보석 심문을 마쳤습니다.

일단 법원 안팎에선 구속 당시와 사정 변경이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양 전 대법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김준우 변호사 / 민변 사무차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 보석이) 받아들여지기란 사실 일반적으론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법부에서는 일괄성 있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보석 신청 자체에 대해서는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마땅하지 않나..."

재판부는 일단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다음 달 25일로 잡았습니다.

사법연수원 24기 후배 판사를 상대로 한 전직 대법원장의 보석 석방 요청.

전직 대법원장이라는 신분. ’양승태’여서 보석을 안 해주는 것도 안 되지만 ‘양승태’여서 보석을 해주는 것은 더더욱 안 될 일입니다.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신새아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