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전 대법원장 보석 심문서 작심발언 "대한민국 검찰 대단"
"목표의식 불타는 수십 명의 검사 동원해 법원 이 잡듯이 뒤져"
“지금 이 사건으로 가장 아픈 건 나... 정의 실현 법정을 원할 뿐"

[법률방송뉴스] 오늘(26일) ‘앵커 브리핑’은 양승태 대법원장 보석 심문 얘기 더 해보겠습니다.

“피고인 본인의 보석 청구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앉아서 하겠다”며 “몇 일 전에 우리 구치소에 수용돼 있는 사람이 내가 수감돼 있는 방 앞을 지나가며 이렇게 이야기 했다”는 말로 말문을 이어 나갔습니다.

더하고 깎을 것도 없어 발언 원문을 전해드리면 이렇습니다.

"‘대한민국 검찰이 참 대단하다. 우리 검찰은 법원을 꼼짝 못하게 하고 전 대법원장을 이렇게 구속시켰으니 정말 대단하구나’ 이렇게 얘기했다“

“그 사람들 이야기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우리 검찰은 법원 자체 조사에도 불구하고 목표의식에 불타는 수십 명의 검사들을 동원해서 우리 법원을 이 잡듯이 샅샅이 뒤졌다”

"흡사 조물주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300여 페이지 되는 공소장을 만들어냈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는 것이 양 전 대법원장의 말입니다.

자신을 수사해서 구속한 검찰에 대한 못마땅함을 넘어선 원통함과 적개심이 단어 하나하나에서 고스란히 읽혀집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어 다시 강한 어조로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거래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어쨌든 이 공소장에 대해서 나는 대응을 해야 한다. 이 공소사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 것이 아니고 무에서 무일뿐이다.이걸 밝혀야 하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나는 무소불위의 검찰과 마주서야 한다. 그 무소불위 검찰에 대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호미자루 하나도 없다“,

"그렇게 영민한 그리고 사명감에 불타는 검사들이 법원을 샅샅이 뒤진 증거와 서류가 나한테 장벽처럼 다가온다“는 것이 양 전 대법원장의 말입니다.

그리고 이 모든 진술 위에 양 전 대법원장은 불구속 필요성과 보석 석방 당위성이라는 집을 짓습니다.

"내 임기 동안 내 모든 것을 샅샅이 뒤지고 내가 기억도 나지 않는 것을 따지고 들었기 때문에 사실 내가 무슨 자료인지 보지를 않으면 아예 생각도 기억도 나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 20여만 페이지 그것을 내가 지금 책 몇 권을 두기도 어려운 그런 좁은 공간에서 검토한다는 것은 아마 100분의 1도 검토 못하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 재판을 하는 것이 과연 형평과 공평에 맞는 것인지 또 우리가 재판에서 실체적 진실 구현에 합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는 것이 양 전 대법원장의 말입니다.

변호인이 검토하면 되지 않느냐는 반박에 대해서도 "지금 이 사건으로 가장 아픔을 겪고 가장 고통을 받는 것은 본인이다“,

“재직 기간 있었던 모든 일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 본인이 아니면 그 전후관계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본인도 잘 모르는 것을 변호인이 어떻게 알겠나”라고 재반박했습니다.

요약하면 검찰이 먼지털이식 싹쓸이 수사로 없는 것도 있는 것처럼 만들어서 기소했는데 본인은 구치소에 갇혀서 관련 자료를 검토할 수가 없으니 석방해 달라는 그런 내용입니다.

그러면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과 형평, 공평, 진실, 정의 이런 단어들을 중복해서 강조했습니다.

‘지금 이 사건으로 가장 고통을 받는’ 이가 양 전 대법원장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대법원장을 지낸 이가 검찰을 ‘무소불위’라고 부르는 건 보니 검찰이 세긴 센 모양입니다.

안 그래도 사법행정권 남용 관련 검찰 조사를 받은 전현직 판사들이 한 결 같이 하는 말도 “검찰이 이렇게 수사하는 줄 몰랐다” 였다고 합니다. 여러 생각이 듭니다.

“공평과 형평이 지배하는 그 안에서 실체적 진실이 발견되고 그럼으로서 정의가 실현되는 그런 법정이 되길 원할 뿐입니다.” 오늘 양 전 대법원장의 마지막 진술입니다.

꼭 양 전 대법원장 재판부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법원이 그런 법정이 되길 정말 간절히 기대합니다. ‘앵커 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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