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호텔 6층 발코니에 나체로 서 있어... 다른 투숙객 목격, 공연음란죄 성립 하나
대낮에 호텔 6층 발코니에 나체로 서 있어... 다른 투숙객 목격, 공연음란죄 성립 하나
  • 유재광 기자
  • 승인 2019.02.24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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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목격자가 당황한 나머지 음란행위 했다고 오인" 무죄
2심 "나체로 서 있는 행위 자체가 성적 수치심 유발" 유죄

[법률방송뉴스] 대낮에 호텔 발코니에서 나체 상태로 3~4분간 서 있었다면 형법상 공연음란죄에 해당할까요. ‘판결로 보는 세상입니다.

부산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하는데요. 20179월 부산의 한 호텔에 부인과 함께 투숙한 30대 남성이 정오 가까이 돼서 퇴실을 앞두고 왜 인지는 몰라도 호텔 발코니에서 3~4분가량 아무 것도 안 입은 알몸 상태로 서 있었다고 합니다.

이 남성이 투숙한 호텔방은 6층에 위치한 곳으로 해당 호텔 발코니는 야외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야외수영장에서 이 모습을 본 30대 여성이 깜짝 놀라서 웬 남성이 발코니에 알몸으로 서있다며 경찰에 신고를 했고, 경찰은 이 남성을 공연음란죄로 입건했습니다.

형법 제245조의 공연음란죄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를 말합니다. 법적으로 공연음란죄는 음란한 행위 자체를 처벌하는 이른바 거동범으로 법 조항의 공연히는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검찰은 신고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호텔 발코니에서 벌거벗은 채 음란행위를 했다"며 이 남성을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1심에서는 이 남성이 음란한 행위를 했는지가 재판 쟁점이 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그냥 나체로 몇분 동안 서 있었을 뿐 별다른 음란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목격자가 당황한 나머지 음란행위를 했다고 오인했을 수 있고, 퇴실하려고 짐을 싸는 아내 바로 옆에서 음란행위를 하는 것이 경험칙상 이해되지 않는다"는 게 1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볼 수 있는 호텔 발코니에 나체 상태로 서 있는 것 자체가 음란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항소했습니다.

부산지법 형사항소3(문춘언 부장판사)는 공연음란 혐의로 기소된 이 남성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 50만원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24시간 이수를 선고했다고 오늘(24) 밝혔습니다.

"음란행위는 반드시 성행위를 묘사하거나 성적 의도를 표출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호텔 발코니에 나체로 서 있던 행위는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고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음란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재판부는 "발코니가 외부에서 관찰된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점, 나체 상태에서 중요 부위를 가리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타인에게 불쾌감과 수치심을 줄 수 있음을 인식한 고의도 인정된다"고 유죄 이유를 밝혔습니다.

이 남성이 누가 보라고 일부러 발코니에 서 있던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에게 성적인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목적이 아니었다 해도 본 사람이 불쾌했다면 공연음란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항소심 재판부 판단입니다.

형법상 공연음란죄가 보호하려는 법익은 이른바 선량한 성도덕또는 성풍속입니다. 알쏭달쏭 할 때는 그냥 상식선에서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안 그러면 전과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판결로 보는 세상이었습니다.

유재광 기자 jaegoang-yu@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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