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사 사옥.
H사 사옥.

[법률방송뉴스] 국내 인테리어 업계 1위로 꼽히는 H사가 '국회 프리패스' 논란을 빚은 박순자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의 아들 양모씨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2일 법률방송 취재 결과 H사는 박순자 의원의 아들 양씨가 국회 대관업무 경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채용공고 없이 지난해 3월 대외협력팀 대관업무 전담 경력직으로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의 국회 대관업무는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나 입법활동 등 의정활동과 관련해 기업 이익이나 사주 일가 등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 사전에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사후엔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협의하는 등 사실상의 국회 로비 활동 창구로 인식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사내 성폭력 등 각종 사건으로 사세가 위축된 H사가 안정적인 국회 협의 창구를 만들기 위해 현직 의원의 아들을 특혜 채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박순자 의원은 H사 본사가 소재한 경기 안산에 지역구를 두고 있고, 주택 리모델링 대기업인 H사와 무관하지 않은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관련 의혹이 더 커지고 있다.

양씨는 H사에 입사하자마자 국회 대관업무를 맡아 출입했고, 박순자 의원실을 통해 국회 프리패스가 가능한 입법보조원 등록을 한 뒤 출입기록 없이 24시간 자유롭게 국회를 드나들었다.

양씨의 국회 프리패스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박순자 의원에 대해 '이해충돌' 및 배임 논란이 불거지자 H사 측은 "양씨가 회사에 알리지 않고 개인적으로 투잡 행위를 한 것"이라며 회사 차원의 징계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논란의 당사자 양씨가 최근 퇴사한 것으로 법률방송 취재 결과 확인됐다. H사 측은 "양씨가 스스로 퇴사를 했고 자연스럽게 관련 징계 및 사실 확인은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H사 측의 '투잡' 해명은 박순자 의원실의 입장과 상반된다.

박순자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실 차원에서 양씨에게 H사 대관업무의 편의를 봐주기 위해 입법보조원 등록을 해준 것뿐이지 이해충돌이나 배임 등을 거론하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라고 H사 측의 '투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입법보조원은 인턴도 아닌 무보수 보조요원의 개념인데 어떻게 투잡이 될 수 있겠느냐"고 되물으며 "투잡 주장은 말도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양씨의 채용과 관련해서 H사는 또 양씨를 채용한 지난해 초 대외협력팀 직원 채용공고를 낸 적도 없는 것으로 법률방송 취재 결과 드러났다.

H사 측은 이에 대해 "인맥을 통해 소개로 양씨 면접을 보게 됐고, 전 회사에서 국회 대관업무를 맡았던 경력을 갖고 있어 채용하게 됐다"고 해명했지만 이마저도 사실과는 다르다. 법률방송 확인 결과 양씨는 전 직장에서 국회 대관업무 경력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씨가 H사 입사 전 근무했던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 10년간 국회 대관업무를 맡았던 직원 중 양씨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은 없다"며 "인사팀에 문의해본 결과 정부 정책과 관련된 업무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H사 측은 "양씨 채용 당시 공고를 내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면접자들과 경쟁을 거쳐 채용됐고, 면접 당시엔 박순자 의원의 아들이라는 점을 알지 못했다"며 "채용 후 현직 의원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특혜 채용된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다시 해명했다.

H사는 지난 2017년부터 여직원 성폭행, 대리점법 위반 혐의, 갑질 채용 논란 등에 휘말려 이미지가 추락하고 매출이 급감하는 등 악재에 시달리며 업계 1위로서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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