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한국콜마 사장.
윤상현 한국콜마 사장.

[법률방송뉴스]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고 있는 국민연금이 3월 한국콜마 주주총회에서 윤상현 회장의 과도한 겸임에 이어 이사 보수 한도 과다 등의 문제를 놓고 주주권 행사에 나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도입한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자들이 고객과 수탁자가 맡긴 돈을 책임지고 주주 활동 등 수탁자 책임을 충실하게 이행해야 한다는 행동지침이자 규범이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투자자로서 배당을 받거나 주식평가액이 높아졌지만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아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아왔었다.

그러나 스튜어드십 코드가 도입되면서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한 만큼 국민연금의 다른 기업들에 대한 입김은 한층 더 강화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16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과 주력계열사 대한항공에 대한 주주권 행사를 예고한데 이어 지난 1일 한진칼에 대해 경영참여형 주주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한국콜마그룹이 한진그룹과 비슷한 전철을 밟고 있기 때문에 국민연금이 3월 주주총회부터 본격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콜마의 경우 국민연금은 지난해 주총에서 요시이 요시히로 감사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2015년 주총에서도 국민연금은 같은 의견을 냈지만 요시이 요시히로 감사 선임안은 2015년, 2018년에 그대로 가결됐다.

당시 국민연금은 윤상현 한국콜마 대표이사 사장 역시 과도한 겸임을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사장은 당시 한국콜마 대표이사, 한국콜마홀딩스 이사, 콜마파마 이사, 한국크라시애약품 기타비상무이사, 파마사이언스코리아 대표이사, 씨케이엠 대표이사, 콜마 코스테틱스 베이징 이사, 콜마 코스메틱스 우시 이사, 콜마스크 대표이사, 내츄럴스토리 이사, 석오 프레지던트, 프로세스 테크놀러지스&패키징 디렉터, 석오 캐나다 프레지던트, CSR 코스메틱 솔루션스 디렉터 등 14개 사의 임원을 겸임 중이었다.

국민연금의 이같은 지적에도 윤상현 사장은 지난해 4월 인수한 CJ헬스케어 대표이사까지 맡으면서 오히려 과다 겸직 계열사가 15개로 늘어났다.

총수 일가의 과도한 겸직은 통상적으로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기 어렵고 개별 기업 이사회의 독립성을 저해하기 쉽다는 지적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은 과도한 겸직에 대해 반대 의결을 행사하도록 의결권 행사지침에 규정하고 있다. 

이사 보수 한도에 대한 국민연금의 반대 의결권 행사 역시 한국콜마의 발목을 잡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한국콜마의 이사 보수 한도가 과다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윤상현 사장은 2017년 한국콜마에서 17억8천758만원, 한국콜마홀딩스에서 15억1천58만원 등 32억9천816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다음으로 급여를 많이 받은 화장품 CEO이며, 윤상현 사장은 3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한국콜마와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을 각각 12.47%, 4.86% 보유 중이다.

한국콜마는 '10% 룰' 때문에 제외될 가능성이 있지만 지분율이 5% 미만인 한국콜마홀딩스는 타깃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지적이 반복돼 온 한국콜마그룹 측의 임원 겸직으로 인한 동시 보수 취득 의혹, 회장 일가 지배 논란 등도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콜마 측은 “지난해 3월 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이사 선임 건을 반대했던 것은 윤 사장이 아니라 모든 이사의 선임 건을 안건으로 묶어 상정한 건”이라며 “윤 사장을 포함해 2명의 이사 임기가 만료되면서 국민연금에서 의사 개진을 했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콜마 측은 이어 “최근 한국콜마가 인수한 곳은 대부분 해외법인으로 직접 인수하면 리스크가 있을 수 있어 투자목적회사를 설립해 해외법인을 인수하는 구조”라며 “한국콜마의 자회사들이기 때문에 대표이사가 목적법인에 들어가는 것은 책임경영차원에서 당연히 이어져야 하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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