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호스트로 등록... 휴대폰 번호 등 개인정보 도용”
에어비앤비 측 “에어비앤비 써보긴 써봤냐" 적반하장 반응
예약 화면 등 보여주자 "다른 곳에서 유출된 아이디로 접속"
피해자 "이번이 처음 아냐... 항의했는데도 재발, 너무 불안"

[법률방송뉴스] 다음 달부터 서울 등 도시에서도 내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숙박공유업, 에어비앤비 이용이 가능해지는데요.

누가 내 개인정보를 도용해 허위로 숙박시설을 올리고 중간에서 돈을 가로챈다면 어떨까요.

'설마 그런 일이 있겠어' 의심하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에어비앤비에서 개인정보가 도용된 정황이 법률방송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김태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수도권에 거주하는 김모씨는 지난 13일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당황스러운 휴대폰 문자를 받습니다.

“안녕하세요. 에어비앤비로 2월 16~17일 예약했는데요. 바로 예약 확정이 돼서요. 집 비밀번호랑 호수는 당일에 알려주시나요”라는 문자가 그것입니다.

김씨가 당황한 건 내놓지도 않은 방을 예약했다고 문자가 왔기 때문입니다.

이에 김씨는 곧바로 “네? 저 에어비앤비 호스트 아닌데요. 잘못 아신 것 같아요”라는 답문자를 보냅니다.

이에 상대방은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알았나봐요. 죄송합니다”라는 문자를 보냅니다. 

그러나 이 상대방은 곧 다시 “진짜 죄송한데 유진님이 아니신 건가요?” 되물으면서 김씨가 호스트로 돼 있는 휴대폰 번호를 찍어 보냅니다.

[김모씨 / ‘에어비앤비 개인정보 도용’ 피해자]
“너무 이상해서 계정에 로그인을 해서 들어가봤더니 제가 호스트인 거예요. 그리고 등록하지도 않은 숙소도 떡하니 등록이 돼 있는 거예요.”

에어비앤비 측은 사실관계를 묻는 질문에 “에어비앤비를 써본 적이 있기는 있냐”고 비꼬는 식으로 “핸드폰이 아닌 앱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딱 잘라 말합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
“그러니까 저희는 핸드폰 전화번호로 통화하지 않아요. 저희 앱 상에서 연락을 해요. 메시지를. 에어비앤비를 혹시 한 번이라도 써 보셨어요?”

“해당 숙박 시설 호스트가 아닌데 호스트로 등록돼 있다”는 김씨 주장에 대해서도 에어비앤비 측은 말이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
“자기도 모르게 호스트가 존재한다고 지금 가정을 하는 거잖아요. 그럼 더더욱 저는 말이 안 되는 것 같은데. 왜냐면 에어비앤비 써보셨으면... 

김씨에게 문자를 보낸 예약자가 캡처한 에어비앤비 예약 화면입니다.

"호스트는 유진님입니다. 유진님에게 연락하여 도착 시간과 체크인 방법에 대해 문의하세요“라는 안내와 함께 바로 옆에 ”호스트에게 메시지 보내기“라며 휴대폰 번호가 찍혀 있습니다.

“휴대폰으로 연락하지 않는다”는 에어비앤비 해명과는 사뭇 다릅니다. 

관련 화면을 보여주자 에어비앤비 측은 그제서야 “확인해 보겠다”며 기세등등하던 애초 반응과 달리 말을 흐립니다.

[에어비앤비 관계자]
“확인해 볼게요. 저도 아직 확인 못하고 있어요. 저도 딱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해당 팀에 여쭤봐야 되는 상황이라서...”

에어비앤비 관계자는 이후 "다른 곳에서의 데이터 유출사고 또는 피싱 등에 의해 노출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에어비앤비에 접속하면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김씨는 아이디와 휴대폰 번호가 도용 당한 경우가 처음이 아니라며 그 전에도 이런 일이 있어서 항의를 했는데 왜 같은 일이 반복되는지 모르겠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김모씨 / ‘에어비앤비 개인정보 도용’ 피해자]
“제가 직접 그것도 해당 부서에 지금 (항의) 메일을 써놓은 상태이고요. 일단 지금 너무너무 화가 나고 그리고 너무 불쾌하고 불안해서...”

숙박업소 특성상 가입자 개인정보는 특히 민감할 수밖에 없고, 온라인 거래는 신뢰와 안전이 생명입니다. 

그럼에도 연초부터 국내 최대규모 숙박업소 앱에서 개인정보가 무더기로 유출돼 큰 논란을 빚은 바 있습니다. 

이번 에어비앤비 경우도 다른 개인정보 도용이나 유출은 더 없는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등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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