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구연맹 관계자 "치마 착용했다고 성상품화 한다고 생난리"
“입기 싫은 사람 입지말라 해. 안 입으면 부심만 하다 가야지"
피해 여성심판 "치마 착용 거부하면 다른 핑계거리 만들어 제재"

[법률방송뉴스] 이번 달 프로화리그 출범을 앞두고 있는 대한당구연맹에서 여성 심판에 대한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연맹이 여성심판은 “치마만 착용하라”고 ‘권고’를 했다는 건데 법률방송이 관련 ‘권고 문자’를 단독 입수했습니다.

관련 기자회견이 열렸다고 하는데 현장을 취재한 김태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대한당구연맹 관계자가 소속 여성심판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입니다. 

“예선도 녹화할 텐데 녹화는 여성 스커트 필수”라는 문자와 함께 “이미 입었기에 거부감은 조금 덜 할 거야”라는 문자가 눈에 띕니다.

단체 카톡방에는 “이번 대회기간 중 늘 그랬듯 스커트 착용 계획 있습니다. 개별로 준비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문자가 찍혀 있습니다.

이에 한 여성심판이 처음 듣는 얘기라는 듯 “네? 무슨 스커트요?” 하고 반문하는 문자를 바로 보냅니다.

또 다른 여성심판은 “월드컵은 이벤트 대회도 아닌데 스커트 입어야 하나요? 월드컵 때 치마 입었던 때가 있었나? 기억이... ”라며 “선택사항인가요. 강제사항인가요”라고 묻습니다.

이에 연맹 관계자는 “별로 대답하고 싶은 말이 없네. 제가 본인 기억까지 되새겨 드려요?”라고 쏘아붙입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작년에도 입었고 작년 아시아선수권 때도 착용했는데 누군가 여성심판 상품화 한다고 생난리 쳤었고”라고 비꼬듯 응수합니다.

또 다른 카톡엔 “입기 싫은 사람 입지말라 해. 안 입으면 부심만 하다 가야지. 그것도 5일만”이라고 찍혀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 국회 정론관에선 대한당구연맹의 성차별적 태도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치마 착용 ‘권고’에 불응하는 여성심판에게 카톡 대화처럼 실제 불이익을 줬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류지원 심판 / 대한당구연맹]
“치마 착용을 지시했고, 이 지시에 불응하거나 거부의사를 밝힌 여성심판들에 대해 다른 핑계거리로 제재를 가하는 등 불이익을 주었습니다. 본선 심판을 배제하는 등 심판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고...” 

이들은 “권력을 이용한 성범죄는 이런 일상화된 성차별에서부터 시작된다”며 피해자들의 업무 복귀와 진상조사, 관련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류지원 심판 / 대한당구연맹]
“피해자들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와 실질적인 업무 복귀를 요구합니다. 과오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 없이 적폐청산은 근절되지 않을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검찰의 조속한 수사와 엄한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이 당구계 성차별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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