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된 혐오' 해법은... "혐오표현 개념부터 정립해야" 박미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일상화된 혐오' 해법은... "혐오표현 개념부터 정립해야" 박미숙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인터뷰
  • 김태현 기자
  • 승인 2019.02.07 1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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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살인사건' 등 혐오범죄와 혐오표현 만연
“혐오표현 무조건적 처벌, 표현의 자유와 충돌”
“혐오표현의 정의와 규제, 처벌 등 명문화 필요”

[법률방송뉴스] 강남역 살인사건이나 이수역 폭행사건의 예에서 보여지듯 막연한 증오나 혐오에서 비롯된 이른바 혐오범죄가 이제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만은 아닙니다.

인터넷 등에 넘쳐나는 일상적인 차별과 혐오 표현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혐오’ 문제에 천착해온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박미숙 선임연구위원을 만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LAW 투데이 인터뷰' 김태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혐오(嫌惡), 사전적으로는 ‘싫어하거나 미워함’ 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싫어하거나 미워함, 감정이나 생각을 처벌할 수 있냐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박미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사실 혐오표현이 무엇인가에 대한 통일적이고 합의된 정의는 없습니다. 막연한 개인의 감정이나 사상이나 생각을 규제할 수는 없는 것이고...”

혐오 감정이나 생각의 표현 자체를 무조건 규제하고 처벌하는 것에 대해서도 박미숙 선임연구위원은 의문을 나타냅니다. 

[박미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그러면 미워하고 싫어하는 과정을 단지 표현하는 행위 조차도 그럼 문제가 되느냐, 형사정책에서 문제 삼을 수 있느냐 내지는 규제를 받아야 되느냐, 금지시켜야 되느냐 그건 또 분명히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노’일 것입니다.”

중요한 건 혐오의 대상과 그 표현 방식. 

혐오가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방식으로 표현되느냐를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 박 선임연구위원의 말입니다. 

[박미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특히 사회적인 약자 내지는 소수자에 대한 그런 사람들에 대한 어떤 위협적이고 차별적인 적대적인, 선동적인 표현이 바로 우리가 문제 삼고 있는 오늘 이 주제로 삼고 있는 혐오표현이 되지 않을까...”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범죄에 준하는 일상적이고도 만연한 혐오표현.

혐오표현이라는 현상은 있지만 이를 규율한 법은 아직
없는 게 실정입니다.

[박미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우리나라는 공식적으로는 혐오금지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혐오표현을 규제하는 법률도 없습니다만.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의 처벌대상이 되기에는 그 구성요건이나 결과가 명확해야 된다라고 하는 측면에서 조금 적용상 어려움은 있고...”   

박미숙 선임연구위원은 대안으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해당 법률에 혐오표현의 정의와 규제, 처벌 등을 명문화할 것을 제시했습니다.  

[박미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현재 어떤 혐오표현의 심각성이나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집단을 대상으로 한 (혐오)표현을 통해서 헌법적 가치인 인간 존엄성이 침해된다 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고 규제가 필요하다 라는 인식이...”

박 선임위원은 그러면서 우리와 법체계가 유사하면서 혐오표현을 ‘선동죄’로 처벌하는 독일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박미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독일은 최근에 인터넷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했어요. 특히 이러한 소위 차별사유에 기반한 이런 선동적 표현을 담은 게시물을 올릴 때 사업자에 차단 조치를 하게 돼 있어요. 그래서 우리나라 돈으로 610억원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는 그런 아주 강력한 법을 통과시킨...”

혐오표현이야 말로 사회를 멍들고 병들게 하는 사회악이라는 게 박미숙 선임연구위원의 인식입니다.

그만큼 심각한 문제여서 역설적으로 형사처벌이 능사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박 선임연구위원은 강조합니다. 

[박미숙 선임연구위원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지금 사실 제가 혐오표현에 관련된 연구를 하면서 제일 뼈저리게 조금 심각하게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혐오표현을 형사적 제재로 하는 것은 결국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결국은 시민의식의 성숙입니다. 이것이 모두 함께 작동이 되지 않으면 혐오표현은 사실 근절되기 어렵다라는 생각을...”

“표현의 자유와 표현되어서는 안 될 의무 사이 혐오표현에 대한 법적 개념 정립과 규율이 필요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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