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김경수 측 "성창호는 '양승태 키즈'... 사법농단 적폐 세력의 보복"
법조계 "여당이 김경수 보호 위해 재판을 정치쟁점화, 사법부 독립 침해"

[법률방송뉴스] '댓글조작 공모' 등 혐의 1심 징역 2년 실형 판결에 불복해 김경수 경남지사가 오늘(31일) 항소장을 제출했습니다.

관련해서 김 지사를 법정구속한 성창호 부장판사를 두고 '양승태 키즈'라는 등 논란이 뜨겁습니다.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은 "법원 적폐세력의 정치재판"이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논란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심층 리포트'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입니다.

김경수 경남지사에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 성창호 부장판사 재판부를 성토하는 글입니다.

"신빙성 없이 오락가락하는 드루킹 증언에만 의존해 막가파 식 유죄 판결을 내렸다. 사법부 존재가치를 부정했다"며 "스스로 법복을 벗어라"고 날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 청원은 게시 하루 만인 오늘 오후 5시를 기준으로 18만명 넘게 동참했습니다.

그만큼 이번 법원 판결을 곱지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이 어쨌든 많이 있다는 방증입니다.

앞서 민주당은 어제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법원 판결을 격한 어조로 성토했습니다.

"사법농단 세력의 보복성 재판"이라는 것이 이번 판결을 바라보는 민주당 최고위의 인식입니다.

민주당은 오늘도 "사법농단 실체가 드러나자 여전히 사법부 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양승태 적폐 사단이 조직적 저항을 벌이고 있다. 김 지사 1심 판결도 그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성창호 부장판사를 겨냥했습니다.

어제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회를 긴급하게 꾸린 민주당은 오늘 오후 1차 회의를 열고 사법농단 연루 법관 탄핵 추진 등 추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박주민 의원 / 더불어민주당 사법농단세력 및 적폐 청산 대책위원장]
"사법농단이 가능했던 제도의 개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사법농단과 관련되어 있지만 여전히 지금 법원에서 판결을 하고 있는 분들이 계신 거잖아요. 그분들에 대한 문제제기 이런 것들을 계속..."

민주당의 이런 인식과 행동은 김경수 지사에 징역 2년을 선고한 성창호 부장판사의 경력에서 연유한 바가 큽니다.

법원행정처 인사관리심의관을 지낸 성창호 부장판사는 2012년부터 2년간 양승태 대법원장 비서실에서 근무한 양 전 대법원장의 최측근 판사 가운데 한 명입니다. 

이런 이력이나 경향이 아니라면 대법원 양형기준을 상회한 징역 실형이 선고돼 극히 이례적인 이번 판결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게 김 지사 변호인의 주장입니다.

[오영중 변호사 / 김경수 경남지사 변호인단]
"재판장이 양승태 대법원장과 특수관계라는 점이 이번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주변의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 우려는 재판 결과를 통해 현실로 드러났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런 프레임에 동의하는 시각이 엄연히 존재합니다.

[서기호 변호사 / 민변 사법농단TF 탄핵분과장]
"프레임 자체는 맞죠. 왜냐하면 사법농단 관여된 사람이거든요, 성창호 판사는. 사법농단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자기도 나중에 수사 기소될 수도 있고 이러한 상황이다 보니 연결점이 있죠."

반론도 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고법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김 지사가 아무리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해도 집권여당이 김 지사를 보호하기 위해 재판을 정치쟁점화하고 있다고 민주당을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이는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또 다른 측면의 사법부 독립 침해라는 겁니다.

[김현 / 대한변호사협회장]
"판결에 대한 불복은 항소에 의해서 법리다툼으로 해야 되지, 판사의 경력을 이유로 비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자칫하면 권력분립의 원칙과 사법부 독립을 해할 수 있어서..."

특정 재판 결과를 두고 집권여당이 나서서 법원 적폐세력의 보복 재판이라고 반발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거래 파문에 갇힌 우리 법원이 자초한 또 다른 씁쓸한 현실입니다.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까지 갈 길어 멀고 험해 보입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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