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피·눈물 담긴 사건 재판거래"... 1년 전 오늘 '양승태 고발' 임지봉 교수 인터뷰 일문일답
"국민들 피·눈물 담긴 사건 재판거래"... 1년 전 오늘 '양승태 고발' 임지봉 교수 인터뷰 일문일답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9.01.29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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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봉 교수,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 지난해 1월 29일 검찰 고발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 넘어 재판 거래 의혹 드러나... 가히 충격적"
"양승태 구속... 청문회 증인으로서 '부적격' 의견 제출한 것 생각나"

[법률방송뉴스] 지난 24일 사상 초유 전직 대법원장 구속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신병을 확보해 두고 본격 소환조사에 나선 가운데, 법원은 내일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실무자'로 평가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1차 공판을 열고 본격 재판을 시작한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의 단초가 된 것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고발.

오늘(29일)로부터 정확히 1년 전인 2018년 1월 29일, 1천여명의 시민과 함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고발한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을 만나 지난 1년을 뒤돌아 봤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가 어제 서강대 하비에르관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가 어제 서강대 하비에르관 연구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 전문]

- 양승태 전 대법원장 고발 경위를 설명해주세요.

= 양승태 전 대법원장 하에 법원행정처가 법관들을 사찰하고 이를 블랙리스트 문건을 만들었다고 한다, 주로 거기에 초점을 두고 이것도 직권남용이다, 왜냐하면 그 문건을 작성한 법원행정처 심의관들에게는 부당한 문건을 작성할 의무가 없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의 법원행정처 최고위 라인이 지시했거나 적어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하여금 대법원장이라는 직권을 남용해서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기 때문에 직권남용죄에 해당한다, 라고 보고 직권남용죄 위반 등을 근거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검찰에 고발합니다. 그게 1월 29일입니다.

참여연대에서 인터넷에 고발인단 모집을 합니다. '천인공노 시민고발단'이라고 해서 왜 천인공노라고 하면 '1천명 이상을 모집하고 싶다', 3일 만에 1천 80분이 뜻을 같이해줍니다. 그래서 그분들의 지지에 힘입어서 1천 80분을 대표해서 제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으로서 검찰에 고발한 것이죠. 그게 1월 29일입니다.

 

- 작년 1월 29일 고발 이후, 고발인 조사 전까지 어떻게 지켜보셨는지요.

= 1월 29일 날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난 후에 검찰은 고발인을 불러서 조사를 한다든지 이런 행동을 취하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때 당시 사법농단에 관한 여러 가지 혐의 사실이라고 해봤자 법관 사찰 의혹,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 판결에 대한 각계 동향 분석 문건 정도였다는 말이죠.

그리고 김명수 현 대법원장이 ‘추가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이후에 검찰 수사를 위해서 고발할 수도 있다’라고 했다가 다시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조금 더 들어 보겠다’라고 하고 있었고, 그다음에는 ‘의견을 들어본 결과 고발 안 하고 만약에 검찰이 수사하면 협조 하겠다’라고 나온 거예요.

그러한 김명수 대법원장의 수사 협조에 대한 발언이 있고 나서 검찰이 본격적으로 이제 고발인 조사에 들어가게 된 것이고, 제가 첫 고발인으로 검찰에 가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 첫 고발인 조사 이후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법률방송이 전화통화 하기도 했던 게 기억이 나는데, 당시 검찰이 법원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해야 할까요.

= 눈치를 봤다기보다 사실은 검찰이 법원 판사에 대해서, 그것도 전 대법원장, 또 법원행정처의 고위 법관들에 대해서 고발이 들어와서 조사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그야말로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었기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는 법원을 수사해도 되는지, 아니면 김명수 대법원장이 법원 내외부의 지금 의견 청취 중이라고 하고 있으니까 결과가 어떠한지, 그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라고 볼 수 있겠죠.

 

- 고발 이후에도 계속 법원 자체 특별조사단과 검찰의 조사, 언론 등을 통해 추가 의혹들이 더 드러났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의혹은 무엇이었나요.

= 그 이후에 다시 김명수 대법원장이 안철상 당시 대법관을 단장으로 임명해서 법원 내 3번째 조사단인 사법농단 특별조사단을 꾸려서 다시 법원행정처의 파일들 중에 일정한 검색을 넣어가지고 파일들을 조사하기 시작합니다.

2차 조사까지는 법원행정처 파일들에 대한 자유로운 조사는 이뤄지지 못했어요. 법원행정처가 일정한 파일들에 대해서 파일에 대한 열람을 거부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제 3차 조사라고 할 수 있는 특별조사단에서는 파일들을 비록 몇 개 검색을 넣어서 잡히는 것이었지만 그것들 열어봤단 말이죠. 800개 정도 되죠. 그러니까 법관 사찰 문건에 대해서 더 추가적인 문건들이 나오고, 그 이외 이번에는 재판 거래 의혹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그러한 문건들이 다수 나옵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 사건뿐만 아니라 일제 강제징용 사건이라든지 통상임금 사건이라든지 통합진보당 의원들 지위확인 소송에 관한 것이라든지 일제시대 위안부 사건이라든지, 이런 것들 관련해서 법원행정처 법관들이 청와대 인사들과 만나고, 그다음에 법원행정처가 재판을 담당하는 법관들의 재판에 간섭했다든지 이런 의혹들이 제기됐단 말이죠.

그래서 2차 조사까지는 법관 사찰을 통한 블랙리스트 작성이 주된 사법농단의 내용이었다면 그 3차 특별조사단의 결과 조사 발표 이후에는 재판 거래 의혹이라는 또 다른 아주 핵심적인 사법농단의 의혹이 전면에 부상한 것이죠. 가히 충격적이죠.

가히 충격적이었고, 어떻게 사법부가 그야말로 청와대로 대표되는 행정부의 권력이라든지 혹은 국회 입법권이라든지 이런 것들로부터 법관을 보호하고 독립된 재판을 할 수 있게 해줘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한 법원이란 데가 어떤 데입니까. 힘없는 국민들이 서민들이 기댈 수 있는 최후의 언덕이란 말이에요.

억울함을 말하고 국민들의 침해된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는 최후의 보루가 법원인데, 그러한 법원이 오히려 국민의 피와 눈물이 담긴 사건과 관련해서 국민의 행정권이라든지 입법권이라든지 권력의 남용으로부터 국민의 인권을 보호해줘야 되는데, 오히려 거꾸로 그러한 사건을 들고 가서 청와대 인사들을 만나서 재판 거래를 한 거잖아요.

상고법원이라는 것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행정부의 혹은 입법부의 협조를 얻기 위해서 국민들의 피와 눈물이 담긴 억울함이 담긴 사건들을 거래의 대상으로 삼는 것, 이것은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것은 사법부 존재이유가 국민의 인권보장, 그것을 위해서 공권력의 권한 남용 방지와 견제, 이런 것이라면 그 두 개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입니다.

 

- 사법부의 존재이유에 대해서 말씀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교수님께서 보시기에 대법원장의 역할과 사명, 존재이유는 무엇일까요.

= 청와대 등으로 대표되는 행정부라든지 입법부, 그로부터 어떤 법관의 재판에 대한 간섭을 대법원장이 중간에서 막아주고 법관들이 소신 있는 재판을 할 수 있게 법관의 기개를 살려주는 그러한 역할을 해야 되는 자리가 대법원장의 자리입니다.

그런데 거꾸로 법관들을 사찰하고 소위 말해서 물의 야기 법관들에 대해서 리스트를 만들고 그다음에 실제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주려 하고 이것은 그야말로 대법원장의 존재 이유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그러한 행동들이죠.

재판 거래를 넘어서 법원행정처가 각급 법원에게 주어지는 홍보비를 줬다가 다시 받아서 그것으로 수억원에 이르는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까지도 나오잖아요. 비자금 조성이라는 것은 어디서 많이 합니까. 주로 악덕 재벌 기업들에서 하는 일이 비자금 조성이에요.

그러한 비자금 조성을 오히려 판결로써 엄단해야 할 법원이 그런 법원 스스로가 홍보비를 다시 받아가지고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었던 것, 비자금을 왜 조성했을까요. 어디에 쓰려고. 그것도 상고법원을 관철시키기 위해서 혹시 쓰인 것 아닐까요.

그러한 의혹이라든지 또 여러 상고법원에 반대하는 민변 변호사들이라든지 사찰을 하고, 이것은 민간인 사찰이거든요. 그야말로 상고법원제 도입이라는 그 목적을 위해서 법원이 넘어서는 안 되는 한계를 너무도 저는 멀리 넘었다고 생각을 해요.

 

- 임 교수님께서는 헌법 전공이신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중대한 헌법적 가치 위반’이라고 말했다고 전해집니다. 어떻게 위반했다고 보시나요.

= 이것이 헌법적으로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하에 법원행정처가 법관을 사찰함으로써 법관의 독립을 침해했죠. 헌법상의 법관의 독립 이러한 중요한 원칙을 위반했습니다.

재판 거래를 통해서 또한 저는 헌법 1조 위반이라고 생각해요. 헌법 1조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을 때 ‘모든 권력’에는 ‘사법권’도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대법원장이 행사하는 사법행정권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그러한 권력인데, 그 권력을 남용하고 오히려 행정부 등과 거래를 하려 했다고요. 그래서 1조 위반이고요.

재판 거래 의혹이 있는 사건의 당사자들, 만약에 그게 의혹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재판 거래가 사실이라면 그분들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또한 침해한 것이죠.

 

- 결국 영장심사를 마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됐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구속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7년 전인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후보 인사청문회 장면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그때 저는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냐’고 묻는 인사청문회 위원들의 질문에 대해서 ‘부적격’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분은 체제순응적인 재판을 했고, 법원행정처의 여러 요직들을 거쳤기 때문에 약자의 권리보다는 체제순응적으로 사법부를 이끌 확률이 높고, 또한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거쳤기 때문에 사법부 관료화를 계속 유지하거나 심화시킬 분이지 사법부 관료화를 줄여나갈 분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반대했었거든요.

반대했었는데 그러고 나서 이분이 대법원장이 되잖아요. 그래서 이분이 대법원장이 됐을 때 제 마음에는 우려가 물론 있었죠. 우려했었는데 그 우려보다도 훨씬 더 비극적인 일이 벌어졌구나, 라는 생각을 했어요.

 

- 법원이 임종헌 전 차장 구속을 마지막으로 ‘꼬리 자르기’ 할 것이다, 라는 시각도 있었는데, 구속 예측하셨나요.

= 작년 1월 29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을 고발할 때는 사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법관 사찰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했다거나 이런 데 대한 증거는 없었어요. 그렇지만 대법원장이기 때문에 적어도 보고는 받았을 것이다, 혹은 더 나아가서 지시했을 수도 있죠. 지시했다면 더 큰 문제지만 보고는 받았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행정처 심의관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것이라서 직권남용과 관련해서 지금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같이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라고 봐서 고발했던 것이고요.

그래서 저희들은 만약에 법관 블랙리스트 문건 작성이 실제로 물증도 확보되고 이렇게 사실로 확인된다면 저는 법원행정처 차장 선에서 꼬리 자르기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라고 고발할 때부터 판단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고발인으로 물론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양승태 전 대법원장도 포함을 시켰던 것이죠. 왜냐하면 대법원장의 자리에 있는데, 법관들을 사찰하고 그것을 문건화한 것에 대해서 대법원장이 모르게 법원행정처 차장이 했다, 라는 것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것은 대법원장이 ‘지시는 안 했다’ 하더라도 보고는 받을 수밖에 없는 사항인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임종헌 행정처 차장까지 책임을 이렇게 지게하고 그 윗선은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꼬리 자르기 식으로 어떤 관련자들이 진술을 맞춘다, 저는 그것 불가능하다고 봤습니다.

왜냐하면 상식적으로 그러한 법관 사찰 의혹 문건 작성이라든지 혹은 재판 거래, 이런 것 관련해서 대법원장이 모르는 상황에서 그런 일들은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거죠. 대법원장이 왜 대법원장입니까. 사법행정권의 총괄권자고, 제일 정점에 있는 분이란 말이죠.

그 대법원장이 모르는 상황에서 어떤 법관들에 대해서 사찰해서 블랙리스트를 만든다든가 재판 거래를 한다든가 혹은 민간인 사찰을 한다든가 혹은 홍보비를 다시 받아서 비자금을 만든다든가, 이런 것들은 일어날 수 없는 거죠.

그리고 하나만 더 말씀드리면 꼬리 자르기가 저는 더 될 수 없다고 본 것이 직권남용죄도 그렇고, 비자금 조성으로 일어난 국고손실죄도 그렇고, 또 법원 정보 재판 정보에 관한 그런 공무상 비밀누설죄도 그렇고, 이러한 것들이 하나하나가 그렇게 가벼운 죄들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지금 그러한 죄들과 관련해서 조사를 받고 수사를 받는 법관들 입장에서 윗선에서 지시가 내려와서 한 것인데, 만약에 그 위보다 더 위에서 지시 없는데도 자신들이 했다고 하게 되면 그 법적 책임을 그 심의관들이나 법원행정처의 하급 판사들이 다 부담을 해야 돼요.

그렇게 하지는 않겠죠. 왜냐하면 지시가 있어서 한 일이면 죄가 굉장히 줄어드는 거예요. 지시가 있어서 한 일인데, 지시가 없어서 한 일이라는 식으로 꼬리 자르기가 된다면 자신이 무거운 법적 책임을 부담해야 되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위법한 지시가 대법원장이라든지 혹은 법원행정처 처장이라든지 이런 분들로부터 있었다면 있었다고 진술해야 자기가 법적 책임을 가볍게 받거나 면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진술은 시간이 지나면 저는 터져 나오리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 그 이후에 법원이 검찰이 청구한 법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잇달아 기각하기도 해서 구속영장 역시 발부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었습니다.

= 제가 법원 외부의 관찰자로서 봤을 때는 법원 내부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 직전 대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죠. 그게 굉장히 중요한 분수령이 됐다고 봅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대법원 정문 기자회견 전과 그 후는 법원 내 많은 법관들이 양승태 대법원장 보는 눈이 저는 많이 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왜냐. 많은 법관들도 사실은 기가 찼을 겁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검찰이 소환하니까 검찰청 앞에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대법원부터 거치고 가겠다고 했단 말이죠. 

그때 양승태 대법원장이 본인이 기자회견 시작할 때는 ‘부덕의 소치다’ 그리고 ‘그러한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 라고 했는데 그런데 법적인 책임과 관련해서는 자기는 여전히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한다고요. 그리고 심지어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부하 법관들이 알아서 한 일이다, 라고 했다고 하고요.

검찰 수사 받기 직전에 기자회견을 통해서도 ‘자신은 아무 법적 책임이 없다’라고 얘기했고, 법원행정처에 부하 판사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했단 말이에요. 앞에 모든 책임은 자신이 안고 가겠다, 부덕의 소치다, 그 책임 위에는 법적 책임이 포함 안 된 거예요. 왜냐. 자신은 법적으로 잘못이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법적으로 잘못이 있는 것은 법원행정처의 부하 판사들인 거죠.

그러니까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많은 법관들 앞에 보인 모습은 ‘나는 죄가 없다’라는 것이고 ‘오히려 죄가 있다면 부하 법관들이다. 자신들이 알아서 한 일이다. 자신들이 법원행정처 판사를 거치면서 법관으로서 출세하려고 알아서 한 것이지 나는 일체 모른다. 따라서 책임이 없다. 법적 책임이 없다’라고 강변하는 그러한 모습을 보면서 과연 판사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판사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때부터는 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법원, 사법부는 이제 그전에는 중첩돼 있었는데 그 후부터는 판사들의 눈에는 별개의 것이 된 것이죠. 법원이라는 조직 보호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보호는 별개의 사안이 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그러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법적 책임에 대한 꼬리 자르기 식 그러한 기자회견이나 혹은 검찰 수사에서의 진술들이 오히려 자충수가 됐다고 봅니다.

 

- 법원행정처 폐지, 특별재판부 설치, 법관 탄핵 등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이후 법원개혁을 둘러싼 제도적 변화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추가적으로 필요한 게 있다면요.

= 법원개혁과 관련해서 저는 조금 기다릴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사법농단에 관한 진상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진상조사가 끝나고 사법농단 관련한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어야 우리 법원이 뭐가 문제인지 밝혀지는 것이고 그 문제점이 밝혀져야 그러한 문제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어떤 제도적 개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저는 사법농단과 관련해서는 본격적인 진상규명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이 그야말로 사법농단의 최고의 정점에 있었기 때문에 이분에 대해서 구속 상태에서 제대로 된 수사가 이루어져야 그야말로 지금까지 주어지지 않았던 또 다른 의혹들 또 다른 문제들이 발견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렇게 해서 사법농단에 관한 진상조사가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고, 이것이 신속하게 어떤 조사가 결실을 본다면 그 후에 저는 진상규명을 통해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들에 대해서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적 방지책을 그때 가서 논의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고 봅니다.

그런데 현재까지 드러난 그러한 사법농단의 진상만으로 놓고 봤을 때도 법원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헌법 개정의 필적하는 그러한 대대적인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사법부는 지금 국민들의 상식과 국민들의 기대와 너무 멀어져 있어요.

그동안 사법부가 관료화되면서 특히 양승태 대법원 하에서 더더욱 관료화되면서 국민들의 어떤 기대라든지 국민들이 사법부에 대해서 가지는 여러 가지 희망들과는 반대되는 방향으로 많이 가 있다, 그래서 이번 진상규명을 통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조금 더 드러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지금 현재로서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첫째 대법원장에게 사법행정권이 집중되는 것은 막아야 된다, 현재 헌법 조항에 의해서도 대법원장이 가지는 사법행정권은 사실은 전국의 법관에 대한 임명권밖에 없어요. 근무지 지정권이라든지 보직부여권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헌법에 대법원장에게 부여한다, 이런 조항이 없단 말이에요.

그러한 것들은 법원조직법이라든지 이런 법 개정을 통해서 헌법 개정 이전에라도 얼마든지 대법원장이 아닌 다른 민주적인 기구나 위원회 이런 쪽에 분산시킬 수 있게 그러한 법 개정들이 저는 이루어져야 된다고 봅니다. 1차적으로 이뤄져야 된다고 봅니다. 대법원장이 갖고 있는 지금 사법행정과 관련한 제왕적 권력 이것은 반드시 분산이 돼야 합니다.

그 제왕적 권력을 분산 받을 수 있는 기구로 사실은 지난번 헌법 개정에서도 많이 주장된 것이지만 유럽의 몇몇 나라들처럼 사법행정위원회, 이런 기구를 만들어서 일종의 합의제 기구죠. 거기에 위원들 중에는 법관들도 있지만 과반 이상은 어떤 국민을 대표하는 분들을 위원으로 해서 사법권 독립도 살리면서 어떤 사법행정에 대한 국민의 뜻이 반영되는 민주적 통제도 가능한 그런 위원회를 만드는 것, 그런 것들이 저는 한 방안으로 지금 이 시점에서도 제시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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