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권 침해, 사회 전체 부담... 산업 기반 흔들 수도”

[법률방송뉴스] 저희 법률방송에서 지난 16일 ‘대법 판결 나오면 정규직 시켜준다더니... 엄동설한에 공장폐쇄, 길거리 나앉은 미소페 제화공들’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해 드린 바 있는데요.

사흘 전 미소페 사측과 제화공들 사이 문제 해결을 위한 일차 협상안이 나왔다고 합니다.   

관련해서 오늘(28일) 국회에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산자위, 정무위, 법사위, 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공동주최한 노동권 침해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색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고 합니다.  

김태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미소페 공장 폐쇄 문제를 다룬 지난 16일 법률방송 LAW투데이 리포트입니다.

[16일 LAW투데이 방영 내용]

대법원은 지난 해 11월 29일 소다 제화공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며 퇴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미소페 제화공들은 대법원 판결이 나온 만큼 자신들도 노동자로 인정해 달라며 근로계약을 체결해 달라고 미소페 측에 요구했지만, 미소페 측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덜컥 공장 폐쇄와 중국 이전이라는 제화공들 입장에선 날벼락 같은 결정을 내린 겁니다.

[황규철 제화공 / 미소페1공장 해고자] 
“최소한도 우리가 엄동설한에 굶어 죽지 않게는 해줘야 되지 않냐 이거에요. 자기네들 돈이 없다 하면서도 그러면 무역하는 사람이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후 미소페 측과 제화공들은 세 차례 협상을 벌여 지난 25일 합의안을 내놨습니다.  

일단 미소페1공장 17명의 제화공 중 11명은 미소페 다른 4개 하청업체에 분산고용하고 고용되지 못한 6명에게는 고용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한 것입니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근로계약서 미작성과 언제든 도급계약이 해지될 수 있다는 불안함 등 근본적인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정기만 지부장 / 민주노총 제화지부] 
“그러면 이분들이 지금까지 일을 해오면서 미소페 브랜드의 일을 한 거지 딴 브랜드에서 일을 한 것이 아닙니다.”

관련해서 오늘 국회에선 더불어민주당과 민변 노동위원회, 참여연대 등 주최로 ‘노동권 침해 문제 진단 및 기업의 사회적 책임 모색’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미소페 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갑과 을로 대변되는 극도로 불안정한 신분과 이로 인한 노동권 침해는 결국 사회 전체의 부담이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게 단순히 구두 공장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기반을 흔드는 심대한 사태가 될 수도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는 겁니다.    

[김경율 소장 /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미소페, 소다 이렇게 중국으로 이전해버린다고 하는 게 그럼 우리 이제 산업의 경쟁력이 어디로 가느냐는 거죠. 이와 같은 기술의 단절이 이루어지는 것을 과연 두고만 보는 게 맞는 것인지...”

인수합병이나 구조조정, 해외 공장이전과 직장 폐쇄, 도산 절차 등이 노동자에 대한 해고나 탄압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법제도를 총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아 강조했습니다. 

[박주민 의원 / 더불어민주당]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여겨왔거든요, 이미 제출된 법안도 있지만 추가로 법안을 내거나 입법을 위해 필요한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할 각오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구호만큼 이제는 ‘노동하기 좋은 나라’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말입니다.     

집권여당 의원들이 토론회를 주최한 만큼 실제 법제도 정비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법률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