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하라”... 법원노조, 양승태 대법원 진입 저지
양승태, 대법원 못 들어가고 바깥에서 기자회견
“사법농단 몸통 양승태 구속”... 진보단체 시위
“문재인 정권 하수인 검찰 규탄”... 보수단체 시위도
검찰 포토라인 패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

[법률방송뉴스] 헌정 사상 초유의 전직 대법원장의 피의자 신분 검찰 출석.

오늘(11일) 대법원과 검찰 주변엔 “사법 농단 몸통 양승태를 구속하라”라는 목소리와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검찰을 규탄한다”라는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습니다.
 
김정래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법원장으로 근무하는 6년 동안 경례를 받고 드나들었을 대법원 청사가 오늘은 바리케이드로 막혔습니다. 

바리케이드 너머 대법 청사 안쪽으론 “양승태를 구속하라”, “양승태는 사죄하라”라는 현수막과 피켓이 성난 무리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법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해 “꿈도 꾸지 마라”라며 법원노조가 양 전 대법원장을 막아선 겁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있다면 기자회견 당장 중단하고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십시오.”

양 전 대법원장은 무심한 얼굴로 바리케이드 넘어 대법원을 한번 쓱 쳐다보고는 대법원 문 바깥에서 기자회견을 이어나갔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 대법원 정문 앞 기자회견]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이 상황이 안타깝긴 하지마는...”

준비한 말을 마치자마자 곧바로 기자들의 까칠한 질문들이 날아듭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 대법원 정문 앞 기자회견]
(여기에서 기자회견하시는 게 후배 법관들에게 부담 줄 것이라는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시선으로서...”
 
편견이나 선입견이 아니라 증거가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 거래 의혹을 사실로 지목하고 있다는 질문엔 착잡한 얼굴로 다시 ‘선입견’을 얘기합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 대법원 정문 앞 기자회견]
(검찰 수사에서 관련 자료들이나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여전히 같은 입장을 고수하고 계신가요.)
“제가 누차 이야기했듯이 그런 선입견을 갖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검찰 출석 시간이 다가와서 부득이 이만 그치도록 하겠습니다.”

기자회견을 하는 양 전 대법원장 주위에선 “사법 농단 몸통 양승태를 구속 처벌하라”라는 날카로운 목소리들이 울려 퍼졌습니다.

“양승태를 구속하라.”

다른 한쪽에선 “문재인 정권의 하수인 검찰을 규탄한다”라는 현수막을 펼쳐 든 보수단체 회원들이 “양승태 대법원장님 힘내세요”를 외쳤습니다. 

[자유대한호국당, 자유연대 등 시민단체]
“사법부는 좌파정권 눈치 그만 보고 법치주의에 입각하여 공정 재판하라”

양 전 대법원장이 기자회견을 마치고 검찰로 향할 때는 양 전 대법원장에 접근하려는 사람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 등이 얽히며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양 전 대법원장을 태운 차는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고, 양 전 대법원장은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고 곧장 검찰청사로 들어갔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 서울중앙지검]
(강제징용 소송에 대한 재판 개입, 이것에 대해서 사법 불신이 생길 수 있다는 생각해보신 적 없으십니까)
“...”
(인사 불이익 조치가 결단코 없다고 하셨는데 지금도 그 생각 변함이 없으십니까)
“...”

대법원 앞 기자회견과 검찰 포토라인 패싱 등 오늘 벌어진 일련의 행보에 대해 법원 안팎에선 “누구의 코치를 받고 저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흘러나오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6월, 자신의 집 부근 놀이터에서 모든 혐의를 부인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오늘 역시 검찰 포토라인에 서지 않으려 대법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강행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꼼수는 계속됐습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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