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폐지, 폐지가 능사 아냐... 장애인 돌봄 서비스 사각지대 소외 차단이 관건
'장애등급제' 폐지, 폐지가 능사 아냐... 장애인 돌봄 서비스 사각지대 소외 차단이 관건
  • 이현무 기자
  • 승인 2019.01.10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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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등급제로 활동지원 서비스 제한... 송국현·오지석 사건으로 '폐지' 공론화
정부 지난해 국무회의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 의결... 중증·경증으로 단순화
장애계 "맞춤형 서비스도 예산 확보 없이는 중증 장애인 취사선택 방식일 것"

[법률방송뉴스] 올해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장애등급제 폐지'가 등급제의 문제로 제기되어 왔던 '장애인별 활동 지원 서비스 제한'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련해서 등급으로 소외되고 희생되는 장애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의 지원대상과 시간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는 일상생활의 불편을 겪는 중증 장애인을 위해 도우미가 지원되는 정책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4일 국무회의에서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을 의결해 올 7월부터 1~6급까지 있던 장애인 등급제를 폐지하고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장애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장애등급제는 지금까지 각종 장애 지원 서비스의 절대적 기준으로 활용돼 왔다. 이로 인해 서비스가 필요해도 등급에 가로막혀 서비스를 받지 못하거나, 충분한 시간의 서비스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부지기수였다.

혼자 거동하기 힘든 장애 3급의 송국현씨가 집안에 혼자 있을 때 화재가 나는 바람에 숨진 사건, 뇌병변 장애 1급인 오지석씨가 활동보조인이 없던 시간 인공호흡기가 분리돼 사망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정부는 서비스 지원 기준으로 쓰였던 장애등급제를 폐지하고 ‘서비스 지원 종합검사’를 도입해 장애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장애인의 일상생활 수행능력, 인지특성, 주거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롯한 장애계에서는 서비스의 확대 없이 단순히 장애등급만 없애는 것은 ‘가짜 폐지’라고 주장한다.

등급이 아닌 종합검사를 통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해도 이는 또 다른 서비스 선정기준을 만드는 것일뿐 여전히 사각지대가 발생하는 ‘반쪽 법안’이라는 것이다.

장애등급제의 근본적 문제인 활동지원 서비스의 지원대상과 시간의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장애계의 주장이다.

전장연의 정다운 정책국장은 “기존에 서비스를 못 받았던 사람들이 받을 수 있게 된다는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면, 그 기준따라 예측 되는 신규 인원이 추가돼 예산이 증액되는 게 맞는 루틴”이라며 “예산 확보가 되지 않으면 어떤 기준이 나와도 그 예산만큼만 지급할 수 있는 기준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의 2019 장애인활동지원사업 예산 확보 현황을 보면 작년 예산인 약 6천906억원보다 3천127억이 증가한 1조 3억원이 지원된다. 하지만 이번 증액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서비스 단가가 1만760원에서 1만2960원으로 늘어나고, 보건복지부가 예상한 서비스 이용 대상자가 7만1천명에서 8만1천명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것에 대한 ‘자연증가분’이라는 것이 장애계의 주장이다.

정 국장은 "올해부터 서비스 이용 대상자가 1만명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서비스 이용자는 2016년 12월 기준으로 이미 7만 9천명이었다"며 "2018년이든 2019년이든 현재 서비스를 받고 있는 인원보다 적은 인원수로 예산이 책정되어 있어 매년 연말마다 돈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비스 시간도 109.8시간으로 4년 넘게 동결 중"이라며 "우리나라 장애 복지 예산이 OECD 국가의 평균도 못 미치고 있기에 평균이라도 맞추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장연의 또 다른 관계자는 “자연증가분의 예산으로는 아무리 맞춤형 서비스라고 해도 결국은 중증 장애인을 선별해 더 많이 제공하는 방식의 취사선택 방식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애인권법센터의 김예원 변호사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의 향후 방향에 대해 “서비스 지원을 위한 종합 검사 조사표가 장애유형을 골고루 반영해 신체장애와 발달장애 외에도 언어장애라든지 현재 반영돼있지 않은 장애인도 고려가 돼 소외되는 장애인을 줄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장연은 이번 달부터 중증 장애인 삶의 현실을 설명하고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이낙연 국무총리와 홍남기 기획재정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과 만남을 추진한다.

아울러 3월 26∼27일에는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1박 2일간 농성하고, 하반기에는 2020년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예산 반영을 촉구하는 대정부·국회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이현무 기자 hyunmu-lee@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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