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이긴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성격 차이'를 사유로 한 황혼이혼, 어떤 경우 인정되나
"알아야 이긴다"... 생각보다 쉽지 않은 '성격 차이'를 사유로 한 황혼이혼, 어떤 경우 인정되나
  • 주창훈 변호사
  • 승인 2018.12.23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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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방송뉴스] 안녕하세요. '법률정보 SHOW' 주창훈 변호사입니다. 이번 주제는 '성격차이로 인한 황혼이혼'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혼인 및 이혼 통계에 따르면, 2017년도 전체 이혼부부 중 30% 이상이 혼인기간 20년이 넘는 소위 황혼이혼에 해당하였습니다. 이처럼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미국만 하여도 50세가 넘은 부부의 이혼이 1990년도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하였습니다.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노후라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의식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과거에는 가정불화가 있어도 ‘참고 살자’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자신의 행복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퍼져 노인이 돼서도 이혼을 결심한다고 진단하였습니다. 또한 사회 전체적으로 이혼이 증가해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사라진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하였습니다.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황혼이혼이 급격히 증가하고는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불륜이나 폭행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이혼하기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민법 제840조에서는 이혼 사유를 6가지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황혼이혼을 결심하는 대부분의 경우는 ‘성격차이’입니다. 즉, 그동안 배우자의 권위적이고 무시하는 태도, 잔소리 등을 참고 지내왔으나 자녀들까지 모두 큰 상태에서 더 이상 참고 지낼 수 없다는 것인데요.

하지만 민법 제840조에서는 ‘성격차이’를 이혼사유로 규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황혼이혼을 결심하였다고 하여도 당사자가 거부하는 한 실제 이혼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늘은 제가 진행한 이혼소송을 각색하여 황혼이혼에서 실무상 겪는 어려움에 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진행했던 사건의 남편 A씨와 아내 B씨는 40년 넘게 혼인생활을 유지하였습니다. 혼인기간 동안 독선적이고 봉건적인 권위의식을 가진 남편 A씨는 경제권을 독점하고, 아내 B씨를 무시하기 일쑤였습니다.

하지만 아내 B씨는 자식들을 생각하며 남편 A씨 비위를 맞추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다 칠순이 넘어 자녀들까지 모두 결혼을 하게 되자 아내 B씨는 남편 A씨에게 이혼을 요구하였습니다. 남편 A씨는 처음엔 이혼을 해줄 것처럼 나오다가 재산분할이 문제되자 이혼을 완강히 거부하였습니다.

이에 아내 B씨는 하는 수 없이 법원에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였습니다. 재판이 시작되자 남편 A씨는 법정에 나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가장의 역할을 다해왔다. 아내는 내가 권위적이라고 주장하나 가장으로서 그 정도는 당연한 것이 아니냐”면서 당당한 태도로 일관하였습니다.

남편 A씨의 주장도 딱히 틀린 부분은 없었습니다. 남편 A씨도 남편 나름대로 가장으로써, 지난 시간 열심히 일을 해왔고, 불륜을 하거나 폭행을 가한 적은 없었습니다. 자식들에게도 나름대로 헌신하며 살아왔습니다.

그 점은 아내 B씨도 인정하는 바였습니다. 하지만 아내로서는 더 이상 남편의 무시를 견디며 혼인생활을 지속할 의사가 전혀 없었습니다.

이 사건에서 재판상 이혼이 되는지 여부는 민법 제840조에서 규정한 재판상 이혼사유가 인정되는가에 있었는데, 그 중 특히 문제가 된 부분은 민법 제6호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에 해당하는가에 있었습니다.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대핸 대법원은 ‘혼인의 본질인 원만한 부부공동생활 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라고 판시해 왔는데, 이 사건의 경우 여기에 해당이 될까요.

1심 재판부는 해당이 안 된다고 보고 아내 B씨의 이혼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왜냐하면 폭행이나 불륜 등이 없었음이 분명하고, 기타 혼인파탄을 입증할 객관적 증거가 없는 이상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 B씨의 주장만으로 이 사건의 이혼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본 것입니다.

이 사건의 항소심을 맡게 된 저는 1심 재판에서도 제출하지 못한 객관적 증거를 이제와 찾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대신 1심과 같이 이혼청구를 기각하여 법률상 혼인을 지속하도록 하는 것이 아내 B씨에게 얼마나 가혹한 일인가를 항소심 재판부에 설명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우선 아내 B씨가 혼인기간 중 우울증과 자살충동 등으로 정신과치료 받은 내역을 정리하여 제출하였습니다.

아울러 남편 A씨와 아내 B씨가 이혼소송에 앞서 협의이혼을 하려 한 사실을 확인하여 재판부에 남편 A씨가 이혼을 거부하는 것은 혼인을 지속할 의사가 있다기보다는 단지 아내 B씨에게 재산분할을 해주기 싫기 때문이라는 점을 설명하였습니다.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어떠하였을 까요.

항소심 재판부는 ‘아내 B씨가 이혼을 강하게 원하고 있고, 남편 A씨 역시 협의이혼을 하려고 한 점 등에 비추어 혼인관계 파탄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1심과 달리 이혼을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따라 남편 A씨로 하여금 아내 B씨에게 혼인기간 중 취득한 재산의 50%를 지급하라고 판결하였습니다.

이번 주제의 '성격차이로 인한 황혼이혼' 키포인트는 20년 이상 혼인관계를 유지하다가 ‘성격차이’를 이유로 이혼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재판부에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그 혼인생활의 계속을 강제하는 것이 일방 배우자에게 참을 수 없는 고통이 되는 경우’라는 점을 설득하여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병원에서 치료받은 내역이나 상담기관에서 상담한 내역 등 객관적 증거를 사전에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상 '성격차이로 인한 황혼이혼'에 관해 말씀드렸습니다.

지금까지 '법률정보 쇼' 주창훈 변호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창훈 변호사 webmaster@lt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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