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전 직원 "채용 청탁자 통과 위해 점수 조작"
"청탁자 워낙 많아 애초 계획보다 수십명씩 더 채용"
"권성동·염동열 엄히 처벌해야"... 탄원서 재판부 제출

[법률방송뉴스] 오늘(17일) 서울중앙지법에 열린 강원랜드 채용비리 혐의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 속행 공판에서 “인사청탁자 명단에서 권성동·염동열 의원 등의 이름을 보았다”는 전직 인사팀 직원의 진술이 나왔습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피해자 등은 같은 시간 권성동·염동열 의원을 엄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재판부에 제출했습니다.   

장한지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인사팀장이 따로 채용 청탁자들의 명단을 만든 것은 사실이고, 당시 그 명단 중에 국회의원이 있는 것을 봤다"

직권남용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권성동 의원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강원랜드 전 인사팀 직원 A씨의 오늘 법정 증언 내용입니다. 

"인사팀장에게 청탁한 의원 중 기억나는 사람이 있냐"는 검찰 질문에 A씨는 "강원도에 계신 분들"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이에 재판장이 "이름을 말해보라"고 묻자 A씨는 "염동열, 권성동, 이이재 세 분"이라고 이름을 댔습니다.

A씨는 그러면서 2012년 1차 채용과 2013년 2차 채용에서 채용청탁을 받은 이들을 통과시키기 위해 점수 조작 등의 작업을 직접 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청탁자가 워낙 많아 애초 계획보다 수십명씩 더 뽑았다는 게 A씨의 증언입니다.

권성동 의원과 염동열 의원은 각각 지역구 지인 자녀 등 11명과 39명의 채용을 부정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A씨는 "2차 채용 당시에는 계속 청탁이 들어오다 보니 자기소개서 점수를 조작하는 시뮬레이션을 12차에 걸쳐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그러면서 "산수도 안 되는 사람이 들어와 문제가 되기도 했고, 이런 직원을 뽑아도 되냐는 항의도 있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누가 봐도 부당한 결정이었고, 실제로 여러 번 의견을 제시했으나 묵살 당했다", "절대로 인사팀에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다"는 것이 A씨의 진술입니다. 

같은 시간 법원 앞에서는 강원랜드 채용비리 피해자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권성동·염동열 의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최시은 우리미래 정책국장]
"청년들을 가장 절망케 하는 것은 오래 걸리는 취업 준비 기간이나 취업 준비 비용이 아니라 바로 채용비리입니다. 수많은 청년들에게 대한민국이 공정한 나라라는 것, 정의로운 나라라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권성동·염동열 의원을 강력하게 처벌해 주십시오."

나아가 이들은 정치권에 대해선 강원랜드 채용비리와 수사외압 논란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와 부정 청탁자 처벌 강화 법률 개정 등도 아울러 주문했습니다.

[정민영 변호사 /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운영위원]
"필기시험 결과를 반영하면 청탁대상자들을 뽑을 수가 없으니까 이 다해놓은 필기시험을 아예 반영하지 않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강원랜드의 경우에는 애초에 사실 채용이 진행됐다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위법한 점들이 너무 많다 보니까..."

탄원서를 받은 재판부가 채용비리와 얽힌 청년들의 탄식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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