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우 법률사무소 다오 변호사
안진우 법률사무소 다오 변호사

최근 뉴스나 포털을 통해 디지털포렌식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할 수 있다.

실종 대학생을 수사하는데 사용되기도 하고, 정치권에는 디지털포렌식을 위한 휴대폰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포렌식은 법의학 용어로 범죄에 대한 증거를 확정하기위한 과학적 수사를 일컫는 말이다. 최근에는 디지털 기기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범죄 증거 확보가 중요해져 `디지털 포렌식'이란 용어로 확대됐다.

디지털포렌식은 통화기록, 이메일 접속기록 등 각종 디지털 데이터의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확보하는 수사기법을 말한다.

현대인들은 생활 속에서 디지털 기기와 항상 접해 있어 개인에 대한 상당한 범위의 기록을 디지털 정보로 남기고 있고, 이러한 행적을 숨기기 위해 은폐·삭제한 자료도 디지털 기술을 통해 복원이 가능해지면서 디지털포렌식은 범죄수사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개소 10주년을 맞은 대검찰청 국가디지털포렌식센터(NDFC:National Digital Forensic Center)는 정밀 분석 장비를 통해 마약·유전자·위조문서·영상 등의 증거물 감정·감식을 통해 사건 해결을 돕고 있다.

헌정 사상 초유 '비선실세 국정농단' 사건의 결정적 증거가 됐던 태블릿 PC의 삭제된 문서를 복원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NDFC였다.

디지털포렌식 조사를 통해 완벽히 삭제된 디지털 데이터라고 하더라도 그 흔적은 남아있기 때문에 복구를 할 수가 있다.

디지털포렌식에 관한 리걸테크가 법률 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이유는 최근 중요한 정보들은 디지털화 되어 저장되기 때문이다. 이미지, 동영상, 음성 파일 등의 자료는 기업 내 서버, 클라우드 저장소나 개인용 PC, 스마트폰, 태블릿 PC와 같은 여러 디바이스에 보관되고 있다.

그 가운데 기업에서 이메일은 비즈니스 기록으로서 이메일 데이터가 매년 25~30%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기업 소송의 75% 이상에서 이메일 데이터를 중요 증거로 활용하고 있다.

이메일 뿐만 아니라 채팅 솔루션도 중요한 디지털 증거가 된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통해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와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채팅 솔루션에 꾸준히 노출되고 있는 시대에서 모든 사람은 자신의 행동 흔적을 디지털 데이터로 남기고 있다.

한 정치인이 “사고를 치면 인생 기록이 다 들어 있는 전화기를 빼앗기면 안 된다”고 한 발언에 관심이 쏠리는 것처럼 휴대전화에서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하는 디지털포렌식(forensic)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하나의 예로 2011년 발생한 부산 대학교수 아내 살인사건에서 범행 입증의 가장 핵심적인 증거가 된 것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었다. 교수는 아내를 살해하고 그 시신을 유기한 직후 자신의 휴대전화를 바꾸고 카카오톡 계정을 탈퇴하였으며 카카오톡 본사를 찾아가 자신과 내연녀의 사체 유기 및 범행 직후 행동요령 등에 관한 대화 내용을 삭제해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경찰 수사과정에서 그 대화 내용을 복구하여 사건의 전모가 밝혀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의 대화 내용을 카카오톡이 보관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논란이 있었고 이후 카카오톡 측에서는 사용자의 대화 내용을 서버에 저장하지 않는 것으로 서비스 방침을 변경하였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증거로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 스스로 대화 내용을 확보·저장할 필요가 있게 되었고 삭제된 대화내용에 대하여는 휴대전화 등의 디바이스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조사를 통해 이를 복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정이 되었다.

증거는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에도 남는다. 지금까지 인터넷을 연결하여 활용하는 기기는 PC나 스마트폰, 태플릿 PC 등의 IT 관련 디바이스였지만 IoT의 시대에는 세탁기, 에어컨, 조명 등의 가전제품에서부터 GPS 기능이 있는 무선기기와 CCTV, 공장의 작업용 로봇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을 통해 제어하는 것이 가능하다. IoT 기술이 적용된 가전제품이나 작업용 로봇에는 모두 원격조종에 의한 작동 데이터, 센서 반응에 의한 작동 데이터 등의 이력이 남게 되고 이러한 정보들은 기기에 연결된 인터넷을 통해 기록된다. 이와 같이 IoT의 편의성과 효율성에 상응하여 이용자의 모든 행동 이력이 남게 됨에 따라 IoT는 증거 자료의 보고가 되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된 기기에 저장되는 정보는 수많은 파편으로 분산되어 있으나, IoT를 통해 수집·저장된 데이터 이력은 하나의 온전한 데이터로 결합되어 의미있는 증거로써 기능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중요한 증거가 삭제·유실된 경우에도 IoT를 통해 저장된 데이터 파편 중 남아있는 데이터 흔적에 대하여 디지털포렌식 조사를 거쳐 온전한 증거를 복구해낼 수 있게 되어 증거 자료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써 방대한 양의 정보를 쏟아내는 IoT와 온전한 정보의 수집·관리를 위한 디지털포렌식 기술의 결합은 당연하게 여겨진다.

리걸테크의 디지털포렌식은 일상생활 속에 범람하고 있는 디지털 정보속에서 우리가 궁금해 하는 진실만을 알려주는데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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