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문제”... 택시업계, 분신 택시기사 분향소 천막농성 돌입
"오는 20일 택시로 '국회 포위 투쟁' 선포 등 투쟁 수위 높일 것"
"법제도 정비 뒤 서비스 도입했어야...정부가 혼선 키워" 지적도

[법률방송뉴스] 다음카카오의 이른바 ‘카풀 서비스’에 대해 50대 택시기사가 국회 앞에서 몸에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택시 업계가 극단적으로 반발하고 있습니다. 

택시 업계는 오늘(12일) 국회 앞에서 숨진 최모씨의 분향소를 겸한 천막농성장을 설치하고 총력투쟁을 선포했습니다.  

오는 20일에는 택시로 국회를 포위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는 등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태세입니다 

뭐가 문제인지, 해결책은 없는지 짚어봤습니다. 

김정래 기자의 심층 리포트입니다.

[리포트]

찬바람 부는 여의도 국회 앞에 지난 10일 분신 사망한 50대 택시기사 최모씨의 추모 분향소가 설치됐습니다. 

분향소를 찾은 택시기사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듯 분향을 하며 흐느껴 울기도 합니다. 

분향소를 겸한 천막농성장을 설치한 택시업계는 다음카카오와 정부에 대한 총력투쟁을 선포했습니다.  

투쟁엔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전국단위 택시 단체들이 사실상 모두 동참했습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의 등장이 업계 입장에서는 생존이 걸린 그만큼 절박하다는 반증입니다. 

[강신표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너무나 안타깝고 고귀한 생명이 이 카카오 때문에 분신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죠. 하루 속히 빨리 이 재벌 친화정책을 철폐하고...“

논란은 다음카카오가 지난 7일 전격적으로 카풀 시범 서비스를 실시하면서 촉발됐습니다. 

카카오 카풀서비스는 카카오에 등록된 차량 운전자의 차량을 카카오 플랫폼을 이용해 운전자와 이용객이 공유하고 일정한 요금을 받는 서비스입니다.  

본질적으로는 택시를 부르는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데 요금은 택시보다 더 쌉니다. 

카카오는 오는 17일 이 카풀 서비스를 정식 출시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택시 업계가 극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겁니다.   

극단적인 분신 저항에 카카오측은 17일 정식 출시는 취소하고 정부와 국회, 택시업계 등과 해결방안을 모색해 보겠다며 일단 한발 물러섰습니다.

그럼에도 택시 업계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논의고 뭐고, 카카오 카풀 서비스는 현행법을 위반한 불법 서비스라는 것이 택시업계의 입장입니다.  

[김태황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
“승객을 수송하려고하면 정부에서 유상운송 요금을 신고하고 허가를 득한 후에 미터기를 장착하고 그에 따른 정상적인 요금을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풀 요금은 카카오에서 무슨 근거로 요금을 책정하여...”

일단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81조는 '사업용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의 유상 제공, 임대, 알선 등을 모두 금지한다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는 유상 운송이 가능한 예외 조항으로 두고 있습니다.

츨퇴근 시간 교통 혼잡 해소와 이른바 ‘공유경제’ 차원의 예외 조항입니다.

문제는 출퇴근 시간을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할지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겁니다.  

[신현호 변호사 / 법률사무소 해울]
"이제 출퇴근 시간이라는 게 굉장히 자의적이에요. 우리 현 정부도 출퇴근 시간을 9시부터 6시까지 확정하지 마라, 자율적으로 정해라, 이게 현 정부의 기조거든요" 

그나마 장사가 되는 자정을 전후한 시간에도 카풀 서비스를 불러놓고 ‘나는 지금 퇴근한다’고 하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냐는 지적입니다.  

나아가 어떤 차가 카풀 서비스인줄 알고 단속할 수 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부가 ‘혁신경제’를 한다며 법제도도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너무 섣부르게 정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강신업 변호사 / 법무법인 하나]
“정부가 경제성장의 방법 중 하나로써 IT업계의 어떤 혁신경제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다음 카카오에서는 택시 업계와 마찰이 있을 것을 알면서도 현행법의 미비점을 파고들어서 전격적으로...”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는데 관할 국토교통부는 대안을 마련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합니다. 

[국토부 관계자] 
“지금 국회랑 뭐 당정청 회의가 오늘 아침에도 있었고요. 예, 지금 대안 마련하려고 지금 계속 논의 중에 있습니다”

다음카카오의 카풀서비스가 상업 경제의 부작용을 해결할 새로운 산업일까요. 아니면 공유경제의 탈을 쓴 약탈경제일까요.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도 국회와 국토부는 관련 법규의 모호함으로 뚜렷한 중재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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