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권양숙이에요"... 사기꾼에 속아 거액 송금 윤장현, '공천헌금' 선거법 위반 처벌할 수 있나
"나 권양숙이에요"... 사기꾼에 속아 거액 송금 윤장현, '공천헌금' 선거법 위반 처벌할 수 있나
  • 김정래 기자
  • 승인 2018.12.10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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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양숙 여사 사칭' 사기꾼에 속아 사기꾼 자녀들 취업까지 알선
윤장현 전 광주시장, 선거법 위반·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검찰 소환
“6·13 지방선거 공천 바라고 금품 줬어도 ‘원시적 불능’” 견해도

[법률방송뉴스] 사기꾼에게 속아 대통령 영부인인줄 알고 거액을 송금하고 취업청탁까지 들어줬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꾼에 속은 윤장현 전 광주시장 얘기인데요.

애초 공천에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사기꾼에 거액을 제공한 것을 공천헌금으로 봐서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있을까요.

심층 리포트,  김정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애초 사기사건 피해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해 검찰에 나온 윤장현 전 광주시장의 표정은 많이 착잡하고 갑갑해 보였습니다.

[윤장현 / 전 광주광역시장]
“지혜롭지 못한 판단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서 매우 송구합니다.” 

사건은 윤 전 시장이 광주시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12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윤 전 시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이름으로 된 문자 한 통을 받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혼외 자식들이 광주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 5억원을 빌려달라”는 충격적인 내용입니다.

이에 윤 전 시장은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 모아 모두 4억 5천만원을 송금합니다. 

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자식이라는 27살 남성을 광주시 산하기관 임시직으로, 30대 여성은 광주 한 사립중학교 기간제 교사로 취업까지 시켜줍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49살 김모씨에 속아 벌어진 한 편의 사기극이었습니다.

취업을 알선해준 남성과 여성은 노 전 대통령의 혼외자식이 아닌 김씨의 자녀들이었습니다. 

희대의 사기극 사건에 대해 윤 전 시장은 지난 5일 “노 전 대통령 혼외자 이야기를 듣는 순간 부들부들 떨렸다. 온 몸이 얼어붙었다”

“인간 노무현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누구와도 이 사안에 대한 상의를 하지 않았다. 바보 같은 행동을 했다”는 입장을 밝힙니다.  
  
윤 전 시장 말대로 희대의 사기극에 놀아난 ‘바보 같은’ 피해자로 끝나나 했던 사건은 ‘공천 헌금’ 얘기가 나오며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윤 전 시장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시장 공천을 받기 위해 권양숙 여사를 사칭한 사기꾼에 거액을 송금했다는 것입니다.   

사건은 반전돼 윤 전 시장은 사기 피해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로 전락합니다.  

일단 윤 전 시장은 ‘애초 공천 얘기가 나왔다면 속아서 돈을 송금하지도 않았을 거’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윤장현 / 전 광주광역시장]
"처음부터 만약에 공천을 두고 그런 일들이 제안이 되고 이뤄졌다면 당연히 의심을 하고 그런 일들이 이뤄지지 않았을 거고..."

법조계에선 일단 ‘공천 헌금’ 상납 성립 가능성에 회의적인 의견이 많습니다.   

[강신업 변호사 / 법무법인 하나]
"지금까지 드러난 걸 보면, 그 당시에 이 사기범이 가사 돈을 받는다 하더라도 공천을 줄 수 있는 그런 지위에 있지 않았고...“ 

설령 윤 전 시장이 공천을 바라고 돈을 건넸어도 이른바 ‘원시적 불능’이라고 해서 ‘공천 헌금’이라는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노영희 변호사 / 법무법인 천일]
"‘원시적 불능’이라는 법률용어가 있는데 그것은 실제 무슨 일을 하려고 했어도 그것 자체가 아예 불가능한 걸 말하는 거예요 처음부터. 사기꾼이 실제 공천과 관련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가 없잖아요 원래. 그러니까 윤장현 시장의 의사가 그렇다 하더라도, 그러면 그것은 원시적으로 불능 사건이에요."

공직선거법상 제113조 ‘기부행위 제한’도 돈을 받은 사기꾼 김씨가 윤 전 시장 선거구와 별 연고가 없다는 점, 제135조 선거운동과 관련한 금품 제공, 제230조 매수 조항 등도 김씨가 선거운동원이나 후보자가 아니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적용하기 애매한 측면이 많습니다. 

지난 6·13 지방선거 공직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오는 13일 목요일로 만료됩니다.

윤장현 전 시장을 조사한 검찰이 윤 전 시장을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수 있을지, 기소한다면 어떤 법리로 어떤 혐의들을 적용할지 검찰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김정래 기자 junglae-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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