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법률방송뉴스] 국내 10대 건설사 가운데 올 상반기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포스코건설이 정부의 집중점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전관리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8월 현장의 안전을 관리 감독하는 안전관리자의 정규직 비율이 18%에 불과했던 포스코건설에 고용노동부가 올 연말까지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리라고 요청했지만, 2019년을 한 달 남겨둔 현재 40% 정도만을 달성했을 뿐이다.

특히 포스코건설은 기존 정규직 안전관리자 고용 외에도 신규 직원을 채용하거나 다른 직종의 직원을 안전관리자로 전환시키는 등의 정규직 충원 방안을 강구하고 있어 안전 불감증이 여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안전관리자 직종의 특성상 무경력이나 비정규직 신분으로는 본사에 비용 문제를 제기하거나 현장 노동자들을 관리하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안전관리자는 건설안전기사·산업안전기사 등 안전 전문 자격증을 갖고 대규모 공사현장의 안전관리를 담당해야한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과 관계자는 30일 “올 연말까지 포스코건설에 정규직 안전관리자 고용 비율을 50%까지 달성할 수 있겠냐고 문의했더니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하면 가능할 것 같다는 답변을 전해왔다”며 “어차피 5월에 포스코건설 신규 대학 졸업자 신규채용도 있고 기존 다른 분야 경력직원들의 직종을 안전관리자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추가 참사를 막기 위해서는 안전관리자의 전문성과 경험 등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단순한 숫자 늘리기로 정규직 비율을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이어 8명의 사망사고를 내 10대 건설사 전체의 42%를 기록했다.

이에 노동부는 지난 8월 이례적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포스코건설사명을 공개하며 특별 현장감독에 나섰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20일까지 포스코건설 본사 및 소속 현장 24개소를 대상으로 특별감독을 실시한 결과, 안전관리자 정규직 비율은 315명 중 56명으로 18%에 불과했으며 협력업체 지원프로그램 미흡 및 위험성평가도 형식적으로 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2일 이영훈 사장이 공식적으로 포스코건설 수장으로 취임하는 당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공사장에서 추락사고로 4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1월 인천의 한 공사현장에서는 거푸집 해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1명이 추락해 사망했고 3월에는 송도 센토피아, 부산 산성터널 현장 등에서도 사고가 발생해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5월에는 충난 서산에서 용접부위 절단 작업 중 작업발판이 벌어져 1명이 추락 사망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의 현장감독과 계도에도 불구하고 지난 15일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에 위치한 ‘평촌 어바인퍼스트’ 건설현장에서 50대 근로자 최모씨가 작업 중인 레미콘믹스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또 발생해 극약처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포스코건설 측은 당시 현장에 신호수 3명이 있었다고 했지만, CCTV 확인 결과 현장에는 신호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관리불감증' 논란에 대해 포스코 건설 측은 “현재 안전관리자 정규직 비율은 40%까지 달성한 상태로 연말까지 50%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정규직 전환 안전관리자는 총 40명으로 추가 고용은 기존 비정규직 직원을 전환할지 신규채용을 할지 논의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렇듯 연이은 참사가 이어지자 포스코건설 수장인 이영훈 사장과 포스코그룹 총수인 최정우 회장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그룹 내 '기회재무통'으로 꼽히는 이영훈 사장은 지난 3월 포스코켐텍 사장에서 포스코건설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사장은 취임 후 “안전사고는 우연이 아니라 필연의 산물”이라며 “1%의 실수는 100% 실패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임직원 모두 지행합일의 정신으로 안전경영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그룹 내 재부와 기획 관련 파트에서만 일해 온 이영훈 사장의 이력이 거친 건설현장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올해 7월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며 계열사의 건설부문 중복업무를 포스코건설로 일원화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이에 어깨가 무거워진 이영훈 사장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위해 서두르다 정작 중요한 안전관리는 건너뛴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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