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한성 전 법원행정처장 이미 비공개 소환조사
박병대 "정당한 지시" "기억 안 나" 혐의 부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 관련 진술 나올지 '주목'

[법률방송뉴스] 사법행정권 남용 재판거래 혐의를 받는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이 오늘(20일) 이틀째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았습니다.

검찰은 이번 금요일엔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을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합니다. 

이제 정말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만 남겨둔 모양새입니다. 이 소식은 정순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연이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소환됐습니다.  

어제 오전 9시반쯤 검찰에 나온 박 전 대법관은 14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자정 무렵 귀가한 뒤, 오늘 오전 다시 검찰에 불려나온 겁니다.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박 전 대법관은 일제 강제징용 손배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처분 행정소송, 옛 통진당 의원들 지위 확인 소송 등 여러 건의 재판거래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또 헌재 파견 법관을 통해 재판관들 평의 내용 등을 빼낸 혐의, 양 전 대법원장 정책에 비판적인 판사 사찰 지시 등의 혐의도 함께 받고 있습니다.

어제 조사에서 박 전 대법관은 이런 여러 의혹들에 대해 “정당한 지시였다”거나 “생각이 안 난다”는 식으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혐의 내용이 방대한데다 ‘최고의 법률 전문가’인 박 전 대법관이 답변 하나하나에 굉장히 신중한 태도로 임하면서 검찰 조사 진척도 상당히 더딘 상황입니다. 

혐의 입증을 위해 검찰도 그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조사하고 진술을 받아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한두 차례 박 전 대법관을 더 불러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 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검찰은 앞서 지난 7일엔 차한성 전 대법관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했고, 9일에는 국정원 댓글 사건 상고심 주심을 맡았던 민일영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오는 23일엔 역시 양승태 사법부에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고영한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의 최종 종착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조사를 앞둔 검찰이 전직 대법관들 조사를 통해 양 전 대법원장의 지시나 개입 정황이 담긴 진술을 받아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정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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