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잡스 꿈꿨는데, 현실은 사이비 종교집단 같았다"... IT업계 갑질·폭행 피해사례 '폭로'
"한국의 잡스 꿈꿨는데, 현실은 사이비 종교집단 같았다"... IT업계 갑질·폭행 피해사례 '폭로'
  • 김태현 기자
  • 승인 2018.11.13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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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곳곳에 ‘양진호들’ 도사리고 있다”
"셔츠 색상 잘못 입었다고 골프채로 맞아"
"자아비판 시키고, 채식주의자에 육식 강요"

[법률방송뉴스]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등을 소유한 양진호 회장의 폭행 동영상을 보면서, 폭행 자체도 충격이지만 누구 하나 말리지 않는 것이 더 기괴하고 엽기적으로 느껴졌는데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요.

관련해서 오늘(13일) 국회에서 'IT 노동자 폭행 및 직장 갑질 피해 사례 보고‘가 열렸는데요.

저런 황당하기까지 한 폭력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그 단초를 보여주는 충격적인 증언들이 쏟아졌다고 합니다.

김태현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웹하드 황제’ 양진호 회장의 전 직원 폭행 동영상입니다. 

온 힘을 다해 직원 뺨을 계속 후려갈기는데도 누구 하나 말리는 직원들이 없습니다.

바로 뒤에서 동료였던 사람이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는데도 고개를 모니터에 박고 ‘일’만 합니다. 

큼직한 사무실이 쥐죽은 듯 고요하고, 들리는 것은 양 회장의 고성뿐입니다.

[양진호 회장]
“똑바로 해! 큰소리로!”
“죄송합니다”

관련해서 오늘 국회에선 IT 업계에 만연한 폭력과 갑질을 고발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동영상이 드러나서 그렇지, IT 업계 곳곳에 ‘양진호들’이 암초처럼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증언입니다.

"셔츠 색상을 잘못 입고 출근했다고 골프채로 맞았다"

"개인적인 물품을 소유할 수 없게 했는데 사비로 미니 선풍기를 샀다는 이유로 맞았다"

"한 팀원이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는 이유로 다른 동료에게 이 팀원의 뺨을 주먹으로 치라고 시키고, 약하게 때리면 다시 시키기도 했다"  

이쯤 되면 말 그대로 ‘엽기 폭행’입니다.

[양도수 / 롯데하이마트 사내폭행 피해자]
"정말 왜 본인들이 멀쩡한 상태에 성실하게 근무하는 사람한테 욕하고 멱살잡고 끌고 다니고 저희 집 근처에 나타나서 배회를 해왔는지 저는 정말 이해를 할 수가 없고요 그러면서"

위계와 권력을 남용한 갑질도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갑질엔 업무 종료 후 자아비판을 강요하거나, 채식주의자에게 육식을 강요하는, 상식적으론 이해할 수 없는 일도 즐비합니다.

이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직원까지 있을 정도로 폭행과 갑질은 가혹하고 엽기적이었습니다. 

[장향미 / 에스티유니타스 과로자살 고 장민순씨 유족]
“이런 비인간적인 근무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직장 괴롭힘이 있었습니다. ‘과로자살’은 삶을 끝내고 싶은 게 아니고, 일이 주는 고통을 끝내고 싶은...”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며 들어왔지만 현실은 한 번 잘못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사이비 종교’ 같았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입니다. 

[안종철 / 한국오라클 노조위원장]
“일상적인 욕설 회의, 차별적인 매출처 분배를 통한 해고 압박, 팀원 전체 사직서 제출 후 특정제품 매출 강요, 관련 업계에서 일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까 여기 사인하고 나가라, 협박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실제 민주당 이철희 의원의 ‘IT업계 노동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지난 1년 내 자살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봤다’고 응답했을 정도로 IT업계 노동환경은 ‘열악’ 그 자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철희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금부터라도 현장의 절박한 절규의 목소리에 정부와 정치권이 대응할 수 있고 효과적인 제도적 개선책 만들 수 있는데 저도 좀 힘을 보태겠고요."

‘양진호 엽기 폭행’ 사건으로 드러난, 화려함 뒤에 가려졌던 IT업계의 민낯.

피해자들의 용기있는 증언이 IT업계에 만연한 폭행과 갑질 실태를 개선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김태현입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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