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조사도 안하고 두 차례 '무혐의' 처분
'제 식구 감싸기' 논란에 검찰 과거사위원회 지난 4월 재조사 권고
검찰 조사팀이 피해자에 "많은 기대 하지 말라"... "조사팀 교체해야"

[법률방송뉴스]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들이 오늘(9일) 서울 서초동 대검 앞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폭력 진상조사단’ 조사팀 교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도대체 성폭력 피해자는 누구와 싸워야 하는가. 가해자인가, 검찰인가” 라는 게 여성단체들의 주장인데,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왔습니다. 장한지 기자입니다.

[리포트]

“검찰은 진상조사단 당장 교체하라! (교체하라! 교체하라! 교체하라!)”

서울 서초동 대검 정문 앞에 지난 2013년 발생한 김학의 당시 법무차관의 건설업자 별장 성접대 의혹 대검 진상조사단 조사팀 교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검찰은 앞서 관련 동영상 속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이 성폭력 혐의로 고소까지 했지만 ‘증거 불충분’ 등을 사유로 두 차례에 걸쳐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습니다. 

김 전 차관에 대한 피의자 조사도 안하고 ‘혐의 없음’ 처리를 한 데 대해 검찰 ‘제 식구 감싸기’ 비판이 거세게 일었고,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지난 4월 재조사 권고를 내린 바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재조사마저도 ‘눈 가리고 아웅’, 형식적인 시늉에 불과하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주장입니다.

당장 대검과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에 접수한 피해자 의견서마저 대검 진상조사단에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 여성단체들의 주장입니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
“피해자 의견서는 10월 중순이 지난 시점에도 진상조사단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핵심 피의자인 김학의 전 차관은 조사에 불응하고 의혹을 부인하는 진술서를 제출했다고 하죠.”

피해자의 진술은 배척하거나 의심하고, 심지어 일말의 기대를 갖고 조사에 임한 피해자에게 조사팀에서 “기대하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주장입니다.

[‘김학의 성접대 사건’ 피해자]
“도대체 과거사 조사는 왜 하는 것인가요. 저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말라’며 돌려보내는 검사님, ‘가재는 게 편’이라고 전 과거사 첫 조사를 받으면서 알았습니다.”

피해자 의견서 누락 논란에 대해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그 부분은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며 곤혹스러워 했습니다.

진상조사단을 이끌고 있는 대검은 “그것은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에서 컨트롤하고 있다”고, 법무부는 법무부대로 “그것은 진상조사단에서 하는 것”이라며 면피용 핑퐁 게임만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혼선을 정리하고 지금이라도 조사팀을 바꿔 원점에서 철저하게 재조사해야 한다는 것이 피해자 측의 요구입니다. 

[김지은 변호사 / ‘김학의 성접대 사건’ 대리인]
“진실을 바로잡고 잘잘못을 가릴 수만 있다면 재배당과 추가조사를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입니다.”

“저는 이 싸움을 누구랑 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다. 숨을 쉴 수가 없다”는 것이 ‘피해자’ 김씨의 호소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응답을 못 받은 피해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탄원서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진상조사단까지 꾸려진 지금 재조사가 속히 이뤄지고 진상이 규명될지 주목됩니다.

법률방송 장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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