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난장판' 지하철 공사〉 ①강남대로에서 또 벌어진 지하철 공사판
국내최다 유동인구 '강남대로' 또 파뒤집어... 9호선 공사 끝난 게 언제인데
당연하다는 듯 수십개월씩 공기 연장... 시민들 "대체 언제 끝나" 자포자기
"세계 10대 도시? 지하철 공사 어떻게 하길래... 익숙하다고 당연한 일 아냐"

[법률방송뉴스] 수십년째 서울 여기저기 어딘가에서는 반드시 벌어지고 있는 지하철 공사판. 이로 인한 교통 체증 등 이런저런 불편.

너무 익숙해져서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세계 10대 도시라는 서울 도심에서, 50여년동안 시민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공사판이 쉬지않고 벌어지는 현상이 과연 당연한 것일까요.

저희 법률방송은 오늘부터 지하철 공사 관련 보도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먼저 하염없이 늘어지는 지하철 공사 실태를 고발합니다. 법률방송 ‘LAW 투데이 현장기획’이현무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 한복판 강남대로. 서울 강북과 강남을 잇는, 국내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다는 도로입니다. 주변에는 상업시설과 업무시설은 물론, 아파트 등 주택단지가 빽빽하게 형성돼 있습니다.

오늘 오전 서울 강남역 부근입니다.

신호가 파란불로 바뀌었는데도 차들은 꼼짝을 못합니다.

인근의 또 다른 도로. 택시 한 대가 그나마 슬슬 주행하는가 싶더니, 달리던 도로가 갑자기 사라져버려 오도가도 못 하고 꼼짝없이 일단 멈춰섭니다.

버스중앙차로는 지하철 공사판이 됐고, 달리다 공사장을 만난 버스들이 꼬리를 물고 중앙선을 넘어가는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합니다.

[노윤주 (25) / 서울 잠원동]
“매일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거든요. 그런데 버스전용차선이 있어도 좀 혼잡하다 보니까 차가 많이 밀릴 때가 많고, (공사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

[이정구 (62) / 택시기사]
“버스들도 중앙 차선에서 벗어나서 다니니까는 차선이 2차선뿐이 못 가는 거예요. 출퇴근 시간에는 이용을 못해요, 우리는 이쪽으로는. 차가 워낙 밀리고 그러니까...”

뱅뱅사거리에서 신사역까지 3km정도 되는 도로에 이런 지하철 공사장만 모두 7곳.

이쯤 되면 도로인지 공사판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입니다.

2~3km를 가는데 수십분씩 걸리는 것은 기본, 잘못 들어왔다간 심한 경우 1시간 가까이 걸리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지하철 공사 시작과 함께 서울의 ‘교통 요지’라는 강남대로는 ‘교통 지옥’이 된 지 오래입니다.

[최수정 (25) / 서울 삼성동]
“버스정류장도 계속 옮기고 해서 불편하기도 하고, 되게 (공사를) 한 지 오래된 것 같은데 언제 끝나나...”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하철 공사. 그러려니 하고 자포자기인 시민들도 많습니다.

[박현섭 (49) / 배달기사]
“저희는 공사하면 불편하죠. 오토바이 타니까, 철판이 미끄럽잖아요. 미끄러지는 건 둘째 치고 갑자기 이제 차선이 변경돼요. 그냥 밀리는 길. 늘 위험한 길...”

서울 강남 신사역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도로 한가운데를 막고 지하철 공사가 한창입니다.

신분당선 3단계 공사는 강남역에서 용산역을 잇는 민자사업입니다.

지난해 5월 착공해 2022년 1월 완공 예정입니다. 강남대로에서 무려 4년 9개월이나 또 공사를 벌이겠다는 겁니다.

그마저 계획대로 이뤄질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서울 지하철 공사, 착공만 했다하면 무슨 관행처럼 늘어지는 공사 기간 때문입니다.

실제 서울 강남에서 분당 정자를 잇는 1단계 사업의 경우 애초 2005년 7월 착공해서, 완공 예정이 2009년 12월이었지만 2011년 10월에야 완공됐습니다. 22개월이나 더 공사 기간이 늘어진 겁니다.

정자부터 수원 호매실을 연결하는 2단계 사업은 2019년까지 완료 예정이었지만, 착공조차 하지 않은 구간도 많아 예정 기한 내 완공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관할 수원시에는 관련 민원이 쏟아지고 있고, 지난달 30일엔 국토교통부 앞에서 조속한 착공 및 완공을 촉구하는 집회까지 열리기도 했습니다.  

[수원시청 관계자]
“저희가 기재부, 국토부에 계속 요청을 하고 있죠. 착공이, 사업이 될 수 있도록, 승인될 수 있도록. 주민들하고 똑같은 입장이에요...”

시민들은 이렇게 극심한 혼잡과 불편을 겪고 있지만 관할 당국과 기관들은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합니다.

[한국철도시설공단 관계자]
“허가 주체가 해당 지하철하고 경찰청에서 허가를 내십니다. 서울시 조례에 따라서 교통소통 대책심의를 하게 돼 있더라고요. 심의 통해서 승인 받았고...”

[서울시 관계자]
“노선 자체도 국토부나 저희 노선계획과에서 총괄을 하시고요. 공사 자체는 민자 사업자에서 하되 도로 점용에 대한 허가는 관할 구청에서...”

사업 시행사인 새서울철도 측은 어찌됐든 관련 심의를 받아서 승인을 받은 사안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새서울철도 관계자]
"2016년에 서울시 교통 심의를 일단 받았고요. 심의 유의 사항들을 다시 보완해서 11월에 최종 승인을 맡은 사안입니다. 문제가 없도록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지하철 1호선이 개통된 것이 1974년. 올해로 45년이 됐습니다,

"서울에 살면서 몇 번 이사를 다닌 사람이라면 서울지하철이 생긴 이후 45년 동안 이사 가는 곳마다 지하철 공사장의 철판을 밟고 다녔고, 아마 세상 떠날 때까지 밟고 다녀야 할 것 같다"고 말하는 분도 이번 취재에서 만났습니다. 

이렇게 서울은 오늘도 기약 없이 지하철 공사판을 벌이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너무나 익숙해서 그러려니 하고 있는 지하철 공사 교통 불편.

과연 이런 불편이 장래의 교통 편익을 위해 감내해야 될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일까요.

시민들의 불편은 나 몰라라 하는 지하철 공사, 서울은 오늘도 공사 중입니다.

법률방송 이현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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