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필용 사건' 박정기 전 한전 사장 "강제전역 무효" 판결 받아... 국가폭력 소멸시효의 쟁점
'윤필용 사건' 박정기 전 한전 사장 "강제전역 무효" 판결 받아... 국가폭력 소멸시효의 쟁점
  • 장한지 기자
  • 승인 2018.11.05 2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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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최대의 권력 스캔들 '윤필용 사건'
법원 "구타와 협박에 의한 강제 전역" 인정
국가 상대 민사소송, 소멸시효 기산점 '논란'

[법률방송뉴스=유재광 앵커] 오늘(5일) 'LAW 인사이드'는 박정희 정권 시절 '윤필용 사건'과 국가폭력 배상시효 얘기 해보겠습니다. 장한지 기자 나와 있습니다.

윤필용 사건이 뭔지 간략히 설명해주시죠.

[장한지 기자] 네, 유신체제가 시작된 1973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수도경비사령관 윤필용 소장이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과의 술자리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해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는 말을 했다가 쿠데타 모의 혐의로 군부 내 '윤필용 라인'이 무더기 처벌받은 사건이 윤필용 사건인데요.

당시 윤필용 사령관은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이등병으로 강등돼 옥살이를 하다가 1975년 형 집행정지로 석방됐는데요. 당시 사건에 연루된 군인 10명이 구속기소 되고 30명 이상이 군복을 벗었습니다.

[앵커] 오늘 관련 재판 선고가 났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기자] 네, 당시 제772포대장으로 근무하다 윤필용 사건에 연루돼 강제 전역 당한 박정기 전 중령이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전역 처분 무효확인 소송 1심 판결이 나왔는데요. 올해 83세 박정기 전 중령은 한국전력공사 사장을 지낸 바 있습니다.

법원은 구타와 협박에 의한 강제 전역이 인정된다며 박 전 중령의 손을 들어줘 전역 처분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박 전 중령은 월남 파병 당시 윤필용 소장과 인연을 맺었는데, 윤필용 사건 당시 윤 소장에 대한 조사가 진행될 때 보안 대원에 의해 서빙고 분실로 압송돼, 욕설과 구타, 협박을 받고 예편서를 썼다는 것이 박 전 중령의 주장입니다.

"예편서 작성을 거부하자 조사관이 특실이라 불리는 방으로 데려갔고, 옆방에서 나는 비명소리를 듣고 공포감에 결국 예편서를 쓰게 됐다"는 것이 박 전 중령의 진술입니다.

다른 증인들 역시 같은 취지로 증언했고, 이에 재판부는 폭행이나 협박 없이 박 전 중령이 당시 달리 전역할 이유가 없었다며 전역 무효 처분은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앵커] 전역 처분 무효 판결이 내려지면 원고에게 어떤 이익이 있는 건가요.

[기자] 전역 처분이 무효라는 판결이 확정되면 박 전 중령은 국방부로부터 정상적인 군 복무를 했을 경우에 대한 밀린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관련해서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국방부 관계자]
"전역 처분이 된 이후 날짜 있잖아요. 그 때부터 그 사람이 그 당시에 중령으로 알고 있어요. 중령으로 이제 군복무를 할 수 있는 최대 기간까지 고려를 해서 다 지급을 해준다..."

국방부 관계자는 당시 중령 월급, 최대 군 복무기간을 합해 금액을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는 어떻게 되나요.

[기자] 만약에 이와 별도로 박 전 중령이 국가의 가혹 행위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를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소멸시효 쟁점이 걸려있는데요.

최근 윤필용 사건으로 강제 전역을 당한 황진기 전 육군 대령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는데,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한 바 있습니다.

"당시 수사관들이 적법 절차를 지키지 않았고 고문과 폭행, 협박을 자행하는 등 고의로 불법행위를 했다"며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수사관들의 불법행위는 1973년에 있었는데 소송은 올해 3월에야 제기했다"며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민법상 손해배상 청구권은 손해가 발생한 날부터 10년, 피해자가 손해를 안 날부터 3년 이내에 유효합니다.

[앵커] 군사정권 시절 국가에 당한 폭력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건 현실적으로 힘든 거 아닌가요.

[기자] 네, 이 때문에 우리 법원이 국가폭력에 의한 범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손해배상 청구 소멸시효를 너무 좁게 해석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조승현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죠.

[조승현 / 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소송을 제기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고 봐요. 그게 일반적인·세계적인 학설의 기본 원칙이에요. 오늘 박정기 씨처럼 ‘그 처분이 무효’라는 사실이 확정되면 그 다음에 손해배상 청구권이 생기잖아요. 그럼 이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이 되는 것이죠.”

[앵커] 국가 폭력 손해배상 소송같은 경우는 우리 법원이 조금 소멸시효를 전향적으로 인정해줬으면 좋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장한지 기자 hanji-jang@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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