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 창립 10주년 기념식 개최
생체정보 분석, 컴퓨터·휴대폰 등 디지털 수사 개척
프로포폴 사망사건, 조희팔 사기사건 등 해결 '공로'
문무일 총장 "4차 산업혁명 시대, 과학수사 선도해야"
[법률방송뉴스]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 범죄 수사에 적용되는 과학적 증거 수집 및 분석 기법을 가리키는 말인데요. ‘컴퓨터 법과학’(computer forensic science)이라고도 하죠.
21세기 들어 세계 각국은 디지털 포렌식을 과학적 범죄 수사의 표준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국내에서 디지털 포렌식이 본격 도입된 것은 2008년 10월 대검찰청에 디지털포렌식센터가 문을 연 것이 계기로 꼽히는데요.
이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가 오늘(31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정순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5년 발생한 경남 창원시 무학산 등산객 살인사건.
그해 10월 무학산에서 51세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6개월 동안 연인원 8천여명을 동원해 현장감식을 하고 피해자 유류물 163점을 국과수에서 감정했지만,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동선이 수상했던 약초꾼 A씨를 용의자로 지목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는 피해자 장갑 5곳에서 DNA를 채취, 대구구치소에 수감돼 있던 정모씨의 DNA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자칫 억울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릴 수 있었던 상황에서 디지털포렌식센터의 과학수사 덕에 해답을 찾은 것입니다.
국내에서 ‘과학수사’라고 하면 국과수를 먼저 떠올리지만, 올해 창립 10주년이 된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의 활약은 덜 알려진 편입니다.
오늘 대검찰청에서는 디지털포렌식센터 개관 1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습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기념식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증거의 수집·분석에 대한 새로운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며 "디지털포렌식센터 구성원 모두가 과학수사를 선도하는 세계적 전문가로 한 단계 도약해 달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포렌식센터는 문서감정·심리분석 등 법과학 분석, DNA 등 생체정보 분석, 컴퓨터·휴대전화 복원 등 디지털수사 지원, 사이버범죄 수사 지원 등의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대검 과학수사부 산하 5개 부서 155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습니다.
'프로포폴 과다투여 사망 환자 시신유기 사건'의 CCTV 복원, '조희팔 사기사건'의 범죄수익 업체 서버 복원, 미국 FBI와 공조한 '암호화폐 리플 피싱사기단 적발사건' 등이 미궁에 빠질 뻔했다가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의해 해결된 대표적인 사건들입니다.
이인수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장은 “기술변화 속도는 너무 빠른데, 국내에 기초연구도 부족하고 전문인력은 많지 않다”며 “산·학·연·관 사이에 디지털 포렌식 관련 생태계가 형성돼 전문가들이 연구한 결과가 수사 현장에서 쓰이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포렌식의 발전과 한편으로, 최근에는 거기 대항하는 ‘안티 포렌식’ 기술들이 앞다퉈 개발돼 또다른 난제를 던져주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적 범죄수사의 중요성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법률방송 정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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