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신영선·김경수... 그들은 왜 약속한듯 유해용을 변호인으로 선임했을까
안태근·신영선·김경수... 그들은 왜 약속한듯 유해용을 변호인으로 선임했을까
  • 김정래 기자
  • 승인 2018.10.16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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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농단 문건 유출' 혐의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법조계 "거물들일수록 전관 출신 선임... 전관예우 비리 확산시켜"
지난해 '징계 신청' 전관 변호사만 27명... 뿌리깊은 한국사회 병폐

[법률방송뉴스] ‘서지현 검사 성추행’ 논란 안태근 전 검사장, '취업 비리' 신영선 전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드루킹 댓글조작 관여' 의혹 김경수 경남지사.

그리고 ‘사법농단 대법원 문건 무단 유출·파손’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별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이 네 사람이 유 전 수석연구관을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요.  

그 함의는 무엇일까요. 

김정래 기자의 ‘심층 리포트’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0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나온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의 표정은 웃는 듯 떨떠름한 듯 복잡 미묘해 보였습니다.  

[유해용 /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사법농단 수사 이후로 첫 영장 청구인데 전직 법관으로서 한 말씀 해주시죠)
"법정에서 모든 것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공무상비밀누설, 직권남용,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절도,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이 받는 혐의들입니다.

법원은 그러나 이례적으로, 각각의 혐의에 대해 일일이 기각 사유를 밝히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통상 한두 문장에 그치는 것과는 달리 3천600자에 달하는 장문의 영장 기각 사유.

요약하면 ‘죄가 되지 않는다’ 입니다. 

앞서 법원은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한 3차례 압수수색영장도 같은 취지로 모두 기각한 바 있습니다.  

그 사이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은 대법원에서 들고 나온 수만 건의 자료를 모두 파기했습니다.

[남승한 / 법률사무소 바로 대표변호사]
"'죄가 되지 않는다'는 기각 사유는 처음 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범죄 혐의 소명이 안됐다' 이런 것은 봤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 이렇게까지 기각 사유를 들어 기각하는 것은 아주 특이한..."     

검찰에겐 구속해야 할 피의자에 불과한 유 전 수석재판연구관이지만 변호사 업계에서 유해용 변호사의 위치나 평판은 좀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어제 열린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한 직권남용 등 혐의 5차 공판에 유해용 변호사는 안 전 검사장의 변호인으로 출석해 안 전 검사장을 위해 변호했습니다. 

‘취업 비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영선 전 공정위 부위원장도 변호인으로 유해용 변호사를 선임했습니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살아있는 권력’ 김경수 경남지사도 논란이 일자 지금은 사임하긴 했지만, 드루킹 특검 관련 유해용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찾았습니다.

세간의 이목이 집중된 재판, 당대의 실력자였던 혹은 실력자인 거물들이 약속이나 한 듯 유해용 변호사를 변호인으로 선임한 겁니다. 

이는 유해용 변호사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출신이라는 점에 기인한 바가 크다는 것이 법조계의 평가입니다.   

[강신업 변호사 / 법무법인 하나]
“대법원 전 수석재판연구관을 선호하는 이유는 먼저 대법원의 판례와 경향, 판결의 흐름, 뭐 이런 것들을 잘 알고 있다고 봐야 되고요. 또 나아가서는 인적 교류, 인맥 이런 것들도 있기 때문에...”

유해용 변호사는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 법원 내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았습니다. 

사법농단 파문이 불거진 올 2월 법원을 나와 개업한, ‘사법농단 피의자’니 뭐니 이러니저러니 해도, 말 그대로 따끈따끈한 ‘전관’으로 평가받고 있는 겁니다. 

[한상희 /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그런 식으로 자기가 급하다고 해서 전관예우를 받는 사람을 선임하고, 오히려 전관예우를 그 뭡니까 확신시켜 주고 있는 거잖아요 이거는...”

실제 유해용 변호사는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심사를 앞두곤 “죄가 되지 않는다”는 셀프 구명 메일을 법관들에 보냈고 법원은 “죄가 되지 않는다”며 영장을 기각했습니다.   

대법원 재직 당시 대법원에 접수된 숙명여대와 자산공사 사이 73억원짜리 변상금 소송을 개업 후에 맡아 숙명여대에 최종 승소 판결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 유해용 변호사는 그의 후임인 김현석 수석재판연구관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 해명을 듣기 위해 법률방송은 유해용 변호사와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유 변호사의 입장을 들을 순 없었습니다.

[유해용 변호사 관계자]
“아예 인터뷰 안 하시거든요. 계속 기자분들 전화 주시는데 저희는 인터뷰 안 하기로 했어요”   

이런 가운데 법무부 법조윤리협의회가 변협에 지난해 ‘수임제한 위반’ 등 징계를 신청한 ‘전관변호사’들은 모두
27명. 

2016년 5명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한 수치입니다.

[김현 / 대한변협 회장]
"전관 변호사가 일정기간 변호사 개업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국회의원들과 상의해서 준비할 생각입니다"

소수의 고위 법관 출신 전관이 사건 수임에서 막대한 이익을 누리고 있는 전관예우는 법조계를 포함한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박힌 병폐입니다.

고위 전관 윤리의식 제고 및 제도 개선이 절실합니다. 

법률방송 김정래입니다.

 

김정래 기자 junglae-kim@lawtv.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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